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배움 즐거움 Jun 27. 2024

아침부터 봉숭아꽃 앞에서 뭐 하세요?

봉숭아 모종을 누가 자꾸 뽑아가서요

학교 화단에 알록달록 예쁜 꽃들이 저마다의 아름다움을 뽐낸다. 작은 모종으로 심었던 봉숭아가 어느새 이렇게나 쑥쑥 자랐다니. 핑크, 자주, 빨강 색깔도 다양하다. 갑자기 봉숭아, 봉선화 어떤 말이 표준어인지 몰라서 찾아봤다. 둘 다 통용된다고 한다. 모두 맞는 말이었네!

올봄, 출근길에 1학년 담임 선생님 한 분께서 봉숭아 모종 주변에 꽃삽을 들고 분주히 흙을 파고 계시는 모습을 보았다. 그래서 아침부터 뭘 그리하고 계시는지 여쭈었다.

글쎄 그 반 아이들이 하나씩 몫몫의 모종을 다 심고 자기 이름을 써서 팻말도 붙여 놓았는데 계속 유독 한 아이의 식물만 없어진다는 것이었다.

아이고, 이를 어쩌나. 그래서 아이가 슬퍼하지 않도록 선생님들이 심어 놓은 여분의 식물을 옮겨 심는 중이라는 말씀에 어웅, 내 마음이 몽글몽글 해졌다.

따뜻하고 세심한 우리 선생님. 아이가 혹시라도 서운해할까 봐 아무도 없는 이른 아침 홀로 운동장에서 봉숭아 모종을 옮기시던 그 모습, 참 고맙고도 감사한 풍경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상처받지 않으면서 나를 지키는 교사의 말기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