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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움 즐거움 Jul 01. 2024

나는 네가 있어 정말 감자해

감자 구출 대작전

몇 주 전, 학교 화단을 지나가다가 감자꽃이 핀 광경을 마주하였다. 소박한 하얀 감자꽃 옆으로 봄철에 6학년 아이들이 만든 이름표가 보인다.

'소금 찍은 삶. 감' 삶은 감자를 줄여서 삶감 한 것이로군. 감자튀김을 감. 튀라고 하는 것처럼 말이지. 이 아이는 뜨거울 때 호호 불어 소금 콕 찍어 먹는 감자의 맛을 아는 어린이 일 듯하다. 인스턴트 음식 대신 이런 슬로푸드를 접하는 것 자체가 소중하고 귀한 일인 것을 알기에 괜스레 이 아이 부모님께 감사한 마음이 든다.

누가 몰래 캐갈까봐 자신이 심은 감자를 '독감자'라고 이름 붙인 어린이. 난 이 팻말의 주인공을 아주 잘 알기에 센스 넘치는 이 문구가 더 생생하게 다가왔다. 언제나 재미있는 생각을 잘 하는 센스넘치는 여학생이다.

아니 이건 또 뭐야. 감자 얼굴 너무 귀엽잖아. 동그란 감자 얼굴 그림까지 사랑스러운 팻말. '감자 여기에 잠들다...' 그래서 너희들이 그래서 이날 너희들이 화단에 있는 감자들 다 수확했잖니. 껌껌한 흙 속에서 나를 좀 꺼내줘요 하는 감자 구출 작전 무사히 수행한 걸 나는 알지.

달디단 밤감자. 이건 올 상반기 최고의 히트곡 비비의 노래 밤양갱을 차용한 것임이 분명하다. 아, 마지막 팻말을 보기 전까지는 이게 제일 맘에 들었는데 글쎄, 최고의 작품을 발견한거다.

나는 네가 있어 정말 '감자'해. 흑, 이거다. 이게 진짜 최고임. 오늘의 베스트 오브 베스트다. 감자를 주제로 한 카피라이트 쓰기 대회가 있다면 나는 이 작품을 뽑았을거다. 사랑스런 작품 덕분에 행복을 선물받은 감사한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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