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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움 즐거움 Jul 11. 2024

인류애 충전의 날

러블리를 사람으로 표현한다면 바로 이 사람

전근 가신 쌤으로부터 문자가 왔다. 교과실로 작은 간식을 보내 주신다는 것이다. 혹시나 1층 교무실로 잘못 배송될 수도 있으니 유의하라는 문자였다. 오마나 이게 무슨 일이야, 학기말 지친 몸과 마음이 몽글몽글 해지는 순간이다. 쌤, 진짜 천사십니다. 날개 어디 간 거예요.

그리하여 간식 택배 앞으로 예전의 용사들이 다시 모였다. 천사선생님이 우리를 위해 배송시켜 준 달달구리는 과연 무엇일까? 두근두근 가슴을 부여잡고 개봉 박두. 아니 이것은, 바로바로 사과파이! 사실 이건 작년에 쌤이 우리에게 하나씩 맛보라고 선물했던 추억의 디저트였다. 오웅, 우리들이 좋아라 했었던 그 기억을 떠올리시곤 깜짝 선물을 하신 거다. 보고 싶은 우리 쌤, 이 따뜻한 마음 어떻게 보답하나요. 히잉, 눈물광광이다.

한 입 베어무니 달지 않고 진한 사과잼이 사르르 입안을 맴돈다. 흡사 펑리수의 사과 버전인듯한 비주얼과 맛인데 자극적이지 않고 고급진 맛이다. 원어민 쌤도 너무 맛있다며 엄지 척을 외치신다. 역시 맛잘알, 똑똑하고 현명한 우리쌤의 메뉴 선택에는 실패가 없다.

진짜 신기한 인연인 게 쌤이 전근 간 학교가 우리 원어민쌤 베프가 근무하는 학교다. 그래서 더 어제 두 분의 원어민 선생님들끼리 전화하며 우리 쌤의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아니, 이렇게 한국사람 미국사람 가릴 것 없이 모두에게 사랑을 받을 수가 있는 것인가!

러블리라는 단어를 사람으로 형상화시킨다면 우리쌤이 될꺼라는 말, 이건 진짜다. 아, 옆에 앉은 선생님이 단순히 직장동료가 아니라 마음을 나누고 기쁨과 슬픔을 모두 공유하는 흔치 않은 그런 사이가 될 수 있다는게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다.

나의 사랑하는 선생님, 오늘 우리가 먹은 건 단순한 빵이 아니었어요. 쌤 덕분에 행복을 가득 선물 받았답니다. 지친 하루에 상큼한 에너지를 가져다 준 우리 쌤, 제가 작년에 교과실에서 근무하며 제일 좋았던 건 바로 마카롱 같은 우리 선생님을 알게 된 것이었답니다. 인류애 충전은 먼 곳에 있는게 아니었다. 어서 우리 쌤께 전화를 하여 감사 인사를 전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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