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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코더곰쌤 Nov 01. 2024

집에서 송메이커 작품 만들어 왔어요!

매갈로바니아 샌즈

지난 음악 시간에 가락 창작 송메이커 수업을 했다. 아이들은 너무 재미있다며 다음에도 또 하자고 난리다. 근엄한 표정으로 이야기했다.

"봐서~!"

그리고 오늘 음악 시간, 한 아이가 쉬는 시간에 쪼르르 복도로 나와 나를 찾는다.


"쌤, 저 집에서 송메이커 작품 만들어 왔어요!"

교실에서 친구들과 함께 들을 수 있냐면서 내가 허락해 주기를 바라는 눈치다.

"진짜? 와! 제목이 뭐야?"

"매갈로니아 샌즈에요. 언더테일이라는 게임의  주제곡이구요. '

학교에서 배운 다음에 집에 가서 다시 심화 학습을 한 아이가 있다니 얼마나 기특한가! 알겠다고 허락해주니 주섬주섬 필통에서 USB를 꺼내 들고온다.

재생 버튼을 누르자마자 아이들이 순식간에 집중하기 시작한다. 중간 중간 '오~' 하는 환호성이 들린다. 중간에 리드믹한 구간은 노래도 따라 부르고 손뼉을 치며 박자를 맞추는 아이도 있다.


원작자의 얼굴에는 뿌듯함이 가득하다. 아이들은 누가 시키지 않았는데도 열화와 같은 박수를 친다. 교사로 일하면서 이렇게 기쁜 순간이 또 어디 있을까? 음악으로 기뻐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바라보는 것은 최고의 기쁨같다.


이 기세를 몰아서 유튜브로 샌즈 리코더 곡들도 함께 들어 보았다. 역시나 남형주 선생님 버전, 리코더쌤 버전 등 다양한 영상이 나온다.

아이들도 자기네가 좋아하는 노래니 숨도 안 쉬고 본다. 한 아이가 묻는다.

"쌤, 왕벌의 비행이 더 어려워요, 아님 이게 더 어려워요?"

음, 나도 안 해 봐서 몰라.

"그럼 제가 쌤 실력이 향상 되시도록 숙제로 내드리겠습니다. 연습해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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