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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코더곰쌤 Nov 14. 2024

나에게 필요한 건 공감력이 아니라 둔감력

공감은 60퍼센트만 사용하자

배려의 아이콘, 그게 나였다. 집에서는 가족들에게 학교에서는 학생들, 동료들, 심지어 학부모에게 맞추고 살았다. 그러다 내가 없어졌다. 생각도 느낌도 감정도.

좋게 말해서 배려지 툭 까놓고 말하면 눈치를 보고 산거다. HSP 하이 센서티브 펄슨, 작은 일에도 과하게 예민한 사람 딱 나잖아. 그런 나의 성격을 거북이 등껍질처럼 여기고 살았다. 이게 나 자신을 짓누르는 돌덩이인걸 자각도 못했다. 그런데 이걸 인지하게 된 사건이 있다. 리코더 레슨 중 교수님와 빠른 2중주 곡을 하는 중이었다.


"제 파트를 계속 기다리시느라 박자가 늦으세요. 저 배려해주지 마시고 선생님 페이스를 그대로 가져가세요."


아이고, 하다못해 리코더 부는것에까지 내 성격이 그대로 나오다니. 레쓴 받은지 2년째라 내 성격을 너무 잘 아시는 우리 쌤 내게 한 마디를 덧붙이신다.


"남들에게 그만 착하셔도 되어요. 우리 스스로를 돌봅시다."


공감도 지나치면 나를 해치고 소진시킨다는 말을 금과옥조로 삼아야지. 내가 할 수 있는 공감력의 60프로만 발휘하라고 그토록 배우지 않았는가! 어쩌면 둔감력을 키우는 게 빠를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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