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pression
내 의지가 내 것이 아니고 무기력이 온몸을 뒤덮어서
어찌해야 할지 모를 때 다들 기운 차리고
다시 나에게 주어진 것을 하자고 합니다.
그런 다짐은 효과적으로 작용해서
다시 내가 해야 할 일을 하게 해 줍니다.
다만, 그 효과는 아주 잠깐이에요.
내 할 일을 열심히 꾸준히 하고 있는 사람들 중
꽤 많은 비율로 우울증 상태인 경우가 있습니다.
무기력하고 매일 집에만 처박혀있어서
늘 누워있는 경우만 그런 게 아니라
평소에 열심히 살고 사람들 사이에서
잘 웃고 잘 지낸다고 생각하는 이들 중에
우울증 상태인 분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번아웃을 맞게 되는 사람들이 비슷한 경우이죠.
그리고, 그런 분들이 더 위험하고 어려워요.
그동안 눌러왔고 감춰왔던 것들이 한꺼번에 터지면
더 감당하기 어려운 법입니다.
각자가 다 다르기에 여러 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공통적으로 통하는 것은 우선 몸을 챙기는 일입니다.
우울증은 병이기에 의지로 극복하는 것이 아니에요.
주위의 여러 가지 자극과 스트레스 같은 상황을
몸이 견디지 못하고 해소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우리의 몸이 정상적인 상태라면
살면서 받게 되는 수많은 외부의 스트레스는
다 견디고 해소할 수 있습니다.
우울증 상태는 그것을 처리하지 못하는 몸 상태가 되었기에
몸을 챙기는 것으로부터 시작인 것이죠.
물론,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정말 중요합니다.
그렇다고 갑자기 좋은 것들을 막 접하려고 하거나
애쓰는 것은 의미 없어요.
그 상태에선 좋은 것, 나쁜 것 모두 외부의 자극일 뿐입니다.
내 몸이 원하는 것을 알기 위해서는
내 몸의 소리를 잘 들어봐야 합니다.
내 몸이 쉬라고 하는지,
게으름을 피우라고 하는지,
맛있는 것을 먹으라고 하는지,
공기 좋은 숲을 산책하라고 하는지를
귀 기울여야 해요.
각자가 상황이 다 다르기에
절대적인 방법이 있지는 않겠지만,
제 경우에는 걷기가 그 방법이었습니다.
한 시간 이상씩 자연이 있는 숲이나 바닷가를 걸으면
어느 순간 내 몸과 마음이 느껴지게 되더군요.
그렇게 하나씩 알아가는 것입니다.
내가 나를 느끼고 귀 기울일 수 있도록 나의 감각들을 깨우는 연습을 해보았으면 합니다.
그게 내 마음의 근력을 키워주는 것이죠.
그리고 어찌 보면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나를 믿어주는 것입니다.
내가 소중하고 귀한 존재임을 나 스스로 믿어주는 것이에요.
이 모든 이야기는
제가 어디서 듣고 보고 읽은 내용들이
내 머릿속에 저장되고 다시 꺼내어진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오늘도 현실에 최선을 다하고
그 속에서 힘들어하는 많은 분들에게
응원하고자 하는 마음일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