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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술사가 나리 Jan 16. 2023

고대 이집트인은 왜 미라를 만들었을까?

고대 이집트 미술에 대한 이야기

    고대 이집트 사람들은 사람이 영원히 살 수 있다고 믿었다. 사람이 죽으면 새로운 사후의 삶이 시작되는 것이다. 그들은 땅 위에서 사는 것처럼 무덤 안에서 영원한 생명을 누린다고 생각했기에 죽은 뒤에 영원히 잘 사는 것이 그들의 가장 큰 소원이었다. 이러한 영혼불멸에 대한 관심은 그들의 미술을 '산 자를 위한 미술'이 아닌 '죽은 자들을 위한 미술'로 만들었다.


    고대 이집트 인들은 사람이 죽은 후에 많은 신들이 살고 있는 또 다른 세계로 여행을 다닐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집트 사람들은 모든 사람이 바 (ba)라고 불려지는 영혼과  카 (Ka)라는 눈에 보이지 않는 쌍둥이 같은 존재를 가지고 있다고 믿었다.  바(ba)와 카(ka)는 사람이 죽으면 몸에서 빠져나와 무덤 안에서 살게 된다. 바는 죽은 사람의 살아있는 가족, 친구들과 계속 만날 수 있었다. 카는 죽은 사람의 몸과 또 다른 세계 사이를 왔다 갔다 할 수 있었다.


    사람이 영원히 죽지 않고 살기 위해서는, 바(ba)와 카(ka)가 머무를 공간, 즉, 인간의 몸이 필요하고, 자신의 죽은 몸을 알아보지 못하면 그 몸으로 다시 돌아올 수 없게 된다.이런 이유 때문에 고대 이집트 인들은 사람의 몸을 보존하기 위해 미라를 만들게 되었다. 인간의 바 (ba)는 사람의 머리 모양을 가진 새(bird)로 묘사되며, 낮에는 배를 타고 죽음의 세계를 돌아다니다가 밤에는 미라 안으로 돌아온다.


   미라를 만드는 사람 (embalmer) 들의 기술은 시간이 거듭될수록 발전되었고, 미라는 몇 천년 동안 원래 모습 대로 보존될 수 있었다. 미라를 만드는 과정은 매우 길고, 복잡하고, 비용이 많이 드는 과정이다. 왕과 왕비,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들은 화려한 장례를 치를 수 있었지만, 가난한 사람들은 간단히 장례를 치를 수밖에 없었다. 사실 이것은 모든 시대에 동일하게 일어난 일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고대 이집트 인들은 고양이, 강아지 같은 동물들도 미라로 만들었는데 신들에게 올리는 제물의 의미로 함께 장사되었다.  

 

스무 겹의 층으로 겹겹이 쌓으며 리넨으로 죽은 사람의 몸을 감았다.


    미라를 만드는 데는 약 70일이 걸린다.  왕족이나 귀족의 장례를 위해서 미라를 만드는 사람들은 무덤 근처 작업실에서 미라를 만드는 작업을 했다. 미라를 만들기 위해서는 일단 죽은 사람의 몸에서 내장 기관들을 빼내고, 뇌는 갈고리 같은 것을 사용해서 콧구멍으로 빼낸다. 사람 몸의 왼쪽을 열어서 간, 폐, 위 등의 내장 기관들을 빼내서 캐노피 항아리(canopic jar)에 각각 나눠서 네이트론(natron)이라고 부르는 소금 같은 것과 함께 보관한다. 심장은 빼내지 않고 원래 자리에 보존한다. 고대 이집트 사람들은 뇌는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아서 그냥 빼내서 버렸다. 네이트론을 사용하여 몸에 화학적 처리를 하고, 40일 후에 네이트론 팩을 제거하고 나서 바짝 건조된 몸은 천을 사용하여 스무 겹으로 붕대처럼 감는다. 얼굴 부위에는 초상화가 그려진 마스크로 덮어서 바 (ba)와 카 (ka)가 얼굴을 알아볼 수 있도록 해준다.

 


    완성된 미라는 미라 모양으로 만들어진 채색된 관에 넣어지고, 무덤 아래쪽 관을 넣는 방에 놓인다.

고대 이집트 사람들에게 무덤은 집 보다 더 중요한 장소였다.  죽은 사람의 영혼이 영원히 거할 수 있는 장소였기 때문이다.


    오늘날 현대인들이 무덤을 아름답게 꾸미는 것이 죽은 선조의 덕을 봐서 자신이 잘 되기 위함이라면, 고대 이집트 인들에게 무덤과 미라는 죽음 이후에 이어질 또 다른 영원한 생을 위한 필수불가결한 조건이었을 것이다. 고대 이집트의 미술은 예술을 위한 예술이 아니라, 그들의 삶의 양식에서 자연스럽게 생겨난 예술이었고, 삶의 또 다른 표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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