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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술사가 나리 Feb 27. 2023

이시스와 오시리스 이야기

고대 이집트 신화, 동심으로 읽기

    아주 아주 먼 옛날, 세상이 처음 만들어졌을 때, 지구는 온통 물로 뒤덮여 있었어요. 어느 날, 커다란 알 한 개가 물 위로 떠올랐어요. 그 알이 깨지면서, 라 (Ra)가 태어났어요. 라 (Ra)는 아무것도 안 하고 물 위에 둥둥 떠다니는 것이 싫었어요. 그래서 하늘로 흘러들어 가서 태양이 되었어요.


     태양이 된 라 (Ra)는 물을 다 말려서 땅을 만들었어요. 라는 혼자 있는 것이 외로워서 부인을 만들고, 이름을 너트라고 지어주었어요. 라는 그 후로도 많은 신들을 만들어서 그들이 자녀를 많이 낳도록 했어요. 요즘도 그렇지만, 옛날에도 자식을 많이 갖는 것은 축복된 일이었으니까요. 곧, 정말 많은 남자, 여자 신들이 생겨났어요. 라는 그들의 아버지, 할아버지, 혹은 증조할아버지가 되었답니다.


    모든 아이들이 사랑스러웠지만, 라가 유독 예뻐하는 아이가 있었는데, 그 아이는 라의 장손인 오시리스였어요. 오시리스 (Osiris)에게는 세트 (Set)라는 남동생이 있었어요. 라는 오시리스를 가장 사랑한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오시리스를 이집트의 첫 번째 파라오 (pharaoh)로 만들었어요. 그 후, 오시리스는 사랑하는 여자 이시스 (Isis)와 결혼해서, 아들 호루스 (Horus)를 낳고 매우 행복하게 살고 있었어요.



    세트 (Set)는 매우 질투심이 많아서, 자신이 아닌 오시리스가 왕이 된 것에 화가 났어요. 화가 난 세트는 간교한 계략을 세워 그의 형 오시리스를 죽이고, 시신을 여러 조각으로 잘라서 모두 나일강에 던져버렸어요. 세트는 아무도 모를 거라고 생각했지만, 소문은 금방 퍼져서 오시리스의 부인 왕비 이시스가 이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마법을 부릴 줄 알았던 이시스는 새로 변신하여 사랑하는 남편의 몸을 모두 찾아냈어요. 찾아낸 남편의 몸을 좋은 친구였던 아누비스 신에게 가지고 가자, 아누비스는 다시 오시리스의 몸을 완전하게 맞춰 주었어요. 하지만, 오시리스를 다시 살릴 수는 없었어요.


    위대한 태양신 라 (Ra)는 이 소식을 듣고, 매우 화가 났어요. 라는 오시리스에게 새로운 일을 시켰어요. 오시리스를 죽은 사람들의 왕으로 만들었어요. 죽은 사람들을 다스리는 일은 정말 중요한 일이었어요. 오시리스는 자신이 죽은 채로, 죽은 자들을 다스리는 왕이 되었어요. 사실, 죽은 사람만이 죽은 사람들의 세상에 들어갈 수 있으니까요.


    어린 호루스 왕자는 자기 삼촌 세트가 아버지 오시리스를 죽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비록 아직 어린 소년이었지만, 세트와 싸워 그를 이겨서 세트는 죽음을 맞이하게 되었어요.


    이시스는 친구 아누비스와 아들 호루스, 그리고 할아버지 라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어요. 하지만, 사랑하는 오시리스와 다시는 함께 살 수 없었어요. 오시리스는 죽어서 죽은 사람들의 왕이 되었고, 자신은 살아서 산 사람들의 땅에 살고 있었기 때문이죠.


     그때부터, 아니 오늘날 까지도, 일 년에 한 번 이시스는 나일강 강둑으로 찾아가 사랑하는 남편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남편을 기억하고, 사랑하는 남편을 떠올리면 그녀의 눈에서는 눈물이 흘렀어요. 이 때문에 매년 나일강은 한 번씩 홍수가 나게 되었어요. 나일강이 넘치는 것은 이시스가 울고 있기 때문이에요. 이 중요한 이야기를 잊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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