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적인 J와 즉흥적인 P의 베트남 여행(5)

탄손누트 국제공항에서 우왕좌왕

by 슈히

드디어, 탄손누트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USIM을 판매하는 상인들이 많았다.

"USIM 살 거야?"

"아뇨. 필요 없어요. 인터넷 정보 검색은 귀남 오빠가 하면 되니까요."

게다가 아직 베트남 화폐가 수중에 없으므로, 어차피 살 수도 없었다.

"아까 비행기에서 USIM을 바닥에 떨어뜨렸는데, 아무리 찾아도 없는 거야! 그러니까, 내가 말했잖아. 공항에서 차분히 교체하자고."

"...... 그래요. 어쩔 수 없죠."

그는 변명만 늘어놓을 뿐, 사과는 없었다. 따질 마음은 없어서, 잠자코 듣기만 했다.

탄손누트 공항의 입국 심사는 자동 수속이 아니었다. 공항 직원들이 수속대에 두 명씩 앉아 있었고, 입국자들이 바글바글했다. 귀남 오빠의 뒤에 따라 섰다. 대기자들의 줄이 매우 길었고, 직원들의 업무 속도는 더뎠다.

한참 시간이 흘렀다. 에어컨의 냉기는 전혀 느낄 수 없었다. 더운 나머지, 화장실에서 빨리 여름옷으로 갈아입고 싶었다. 그러나, 화장실에 갔다가 인파를 헤치며 되돌아올 재간이 없었다. 괜히 모험을 시도했다가, 국제 미아가 될까 봐 걱정스러웠다. 게다가 다랑이 없는 현재, 믿고 의지할 상대는 오직 귀남 오빠뿐이었다.

별안간, 옆줄이 소란스러웠다. 어린이 1명이 바닥에 쓰러져 통증을 호소했다. 부모는 적잖이 당황했다. 3명의 자녀들 중, 아픈 아이는 가장 어려 보였다. 공항 직원이 신속히 다가와 부모에게 몇 마디 건넸고, 가족들은 우선적으로 입국할 수 있었다. 그 모습을 지켜본 귀남 오빠가 말했다.

"슈히야, 너도 아픈 척 해. 네 연기력을 보여줘! 우리도 입국 시간 좀 앞당기자."

그의 엉뚱한 제안에 기가 막혀서,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네? 그게 무슨 소리예요! 오빠가 어디 한번 해봐요."

긴 기다림 끝에 드디어 우리 차례가 왔고, 무사히 입국대를 통과했다. 위탁 수하물부터 찾았다. 공용 짐을 넣은 대형 캐리어는 분명 7번 칸에서 찾는 걸로 알고 있는데, 귀남 오빠가 자꾸 아니라고 했다.

"7번 아니고, 8번일걸? 내기할래?"

"내기는 무슨 내기예요! 7번 맞다니까요?"

대형 캐리어는 7번 칸에서 찾았다.

"이것 봐요! 내 말이 맞죠?"

그러자, 그는 엉뚱하게 대꾸했다.

"슈히가 정확히 알고 있는지, 시험한 거야."

"......"

짐도 찾았으니, 부리나케 화장실로 달려가 시원한 하복으로 갈아입었다. 운동화를 벗고, 샌들을 신었다. 화장실에서 나오자, 귀남 오빠는 의자에 앉아 USIM을 설치하는 중이었다.

"다 됐다! 공항에서 나가기 전에, 환전부터 하자. 그다음에 택시 타고, 호텔로 이동할 거야."

귀남 오빠가 일어나 앞장섰다. 그런데, 그가 떠난 자리에 소형 선풍기 한 대가 놓여 있었다. 혹시나 싶어서, 말했다.

"저 선풍기는 누구 거예요? 오빠 거 아니에요?"

"응? 아, 맞다! 내 거야. 하마터면, 두고 갈 뻔했네."

환전소에서 환전해 본 적도 없고, 공항 어디에 환전소가 있는지도 몰랐다. 귀남 오빠가 어떻게 하는지 가만히 지켜봤다.

"Exchange?(환전?)"

완벽한 문장의 대화는 아니었으나, 영어로 단순한 소통은 가능해 보였다. 직원들이 손짓했고, 가까이에서 환전소를 발견했다. 환전 직원이 계산기를 두들기더니, 액수를 제시했다. 귀남 오빠도 역시 계산기를 유심히 보더니, 작은 목소리라 읊조렸다.

"좀 비싼데? 일단, 조금만 바꾸자. 이따 또 다른 곳에도 가보게."

"네, 그럼 저도 일부만요. 환율이 어떻게 돼요?"

"동에서 0을 하나 빼고, 반으로 나눠. 예를 들면, 10,000동은 500원꼴인 셈이지."

"고작 500원? 참 저렴하네요! 환율이 낮구나."

다랑으로부터 받은 봉투에서 달러를 꺼내 동으로 환전했다. 나중에 인터넷에 베트남 화폐에 대해 검색하니, 베트남에는 지폐만 존재하고, 동전은 소멸된 지 오래전이라고 한다.

이제, 출구 하나만 지나면 드디어 호치민에 입성하는 순간이었다. 유리문 너머로 군중의 무리가 보였다. 귀남 오빠가 손을 들어 대중에게 인사했다.

"다들 모여 계셨군요. 이렇게 환영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악, 뭐 하는 거예요! 손 빨리 내려요!"

그의 장난기 가득한 돌발 행동에 다소 창피했지만, 웃으며 출구를 나섰다. (다음 화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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