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에게 프로젝트_1
楈 나무이름 [서]
煐 빛날 [영]
나는 꽃, 너는 나무
안녕, 서영
내 이름에게 프로젝트 첫 타깃은 너! ㅎㅎ
지금은 네가 심신 미약 상태지만, 언제든 네가 중심 잡기 힘들고 위로가 필요할 때 이 글을 꺼내 읽으며 잠깐 쉼을 갖는 시간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몇 자 적어.
서영아, 넌 너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 같아.
우리가 태어나 자랄 땐 너는 자기주장도 강하고, 네 의견이 너무 쌔서 '서영이가 말하면 너무 상처야. 마음이 아파. 서영 무서워서 뭔 말을 못 하겠어.'란 소리를 들었겠지만 지금에서야 네 시대가 온 것만큼 꼭 맞아.
난 가끔 생각해. 학교 끝나고 돌아오면 엄마가 현관문 앞에 쪽지고 '엄마 4층 나연이네에 있어 거길로 와'라고 적어놓으면 너무 기뻤던 그 시절을. 동네 아이들 모두 모여 집 앞 놀이터에서 놀고 있으면 해가 지기 시작할 때쯤 한 명 두 명 '00아~ 들어와~'라며 부르던 엄마의 목소리를. 체육대회 날이면 돗자리 함께 펴고 이 음식 저 음식 나눠먹으며 행복했던 그 시절을 가끔 떠올려.
그에 반해 어른이 된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은 조금은 각박하다는 생각이 드네.
사람의 온정을 좋아하고, 사람과의 소통이 힘이 되는 내게는 외로워질 수밖에 없는 세상 같아.
그렇지만 아까도 말했듯 넌 지금 이 시대가 네게 참 어울려.
못된 사수 밑에서 온갖 스트레스와 병에 시달리면서도 그렇게 버티고 버텨 2년 동안 근속한 것도 정말 대단하고,
더 좋은 기업을 가겠다며 퇴근 후에도 그 좋아하는 저녁밥 줄여가며 열심히 자격증 공부하는 그 열정도 참 멋져.
늘 게으른 줄 알았던 네가 이렇게 간절히 무언갈 원하고 열정적일 수도 있구나 싶고 기특해.
왜, 가끔 범죄스릴러 프로를 보곤 우리는 서로에게 묻잖아. '내가 만약 살인을 저지르고 숨겨달라고 전화가 오면 어떡할 거야?'라고.
아무 생각도 없이 '당연히 죄 값은 달게 받아야지!' 했던 거 같은데, 지금은 무조건 숨겨주고 싶을 만큼 넌 네게 소중한 사람이야.
세상을 살아가다 보니 날 무조건적으로 믿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살아가는 원동력이 될 때가 점점.. 많아지더라.
난 네가 무슨 짓을 하던, 혹여나 네가 어떤 질타를 받을지라도 무조건 네 편이 되어 줄게.
내 모든 시절을 함께한 서영아.
가끔은 나보다 어린 네가 너무 빨리 이 힘듦을 겪은 건 아닐까 미안한 생각이 들어.
정말 지지고 볶고 머리채도 잡아보고 많이 싸웠지만 이젠,
내가 네게 좀 더 든든한 존재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지치고 힘들 땐 언제든 내 어깨에 기대, 내 품도 내어줄게
많이 사랑해 이쁜이
-내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