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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성철 Sep 10. 2022

투자 앞두고 서비스를 스스로 종료한 스타트업이 있다?

| 시리즈 소개
Free Chapter of [ Team ] 시리즈는 팀의 문화, 인사이트 등을 모먼트스튜디오만의 방식으로 자유롭게 전달합니다. “존중-표현-확장” 세 가지 키워드에 주목해주세요.
어쩌면 이 글의 끝에서는 우리의 가능성이 확장될지도 몰라요.


고대하던 투자를 앞두고 직접 상을 엎었습니다! 스타트업이 투자를 스스로 걷어찼다니 어이없는 상황 아닌가요? 투자받으러 뛰어다니기도 벅찬 일인데 말이에요. 네 근데 그게 바로 저희예요! 사실 걷어찼다는 표현은 과장을 위한 것이고, ‘거기서 잠시만 기다려주시면 안 될까요’가 보다 사실에 가까운 표현입니다. 그렇다면 모먼트스튜디오는 왜 그랬을까요. CEO 아이언의 입을 빌려 팀 이야기를 시작해 보겠습니다.


Chapter. 1 | respect 우리는 [ 우리의 물음을 ] 존중합니다   

인터뷰에 앞서 짧게 배경에 대해 소개드릴게요. 모먼트스튜디오는 <세시간전>이라는 여행 콘텐츠 커머스 플랫폼을 운영했어요. 아마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에서 저희 채널을 이미 만나셨을 수도 있어요! 주로 여행 정보 콘텐츠를 제작해왔습니다. 하지만 인사이트가 잘 터지고, 기대해 주시는 분들이 생겼음에도 왠지 확신이 들지 않았던 거 같아요. 왜냐면 ‘이 방향이 진정 우리가 추구했던 가치와 맞는 건가?’에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없었기 때문이에요. 늘 우리만의 색을 가진 서비스를 만들자고 했으면서 결국 똑같은 걸 하고 있더라고요. 해소되지 않는 갈증을 겪고 있었죠. 그리고 마침내 똑똑… 누군가 문을 두드렸어요.

<세시간전 여행자 컨퍼런스> 중 모먼트스튜디오 팀과 연사들의 모습

???: ”안녕하세요. 전 여러분의 마음에서 나왔어요. 좋은 말씀 전하러 왔습니다.” 모먼트스튜디오: “좋은…말씀이요?” ???: “허허…딱 한 번만 말할게요 잘 들어요. 지금 방향을 트셔야 합니다…!”

그렇게 모먼트스튜디오는 새로운 국면을 맞았습니다. 좋은 말씀(?) 덕분에 과감한 도전을 할 수 있었죠. 그 자세한 이야기를 지금 아이언에게 물어볼게요.   

      질문       Q: 투자를 포기하면서까지 회사 방향을 바꾸신 이유가 무엇인가요? 

 A: 그동안 <세시간전>을 운영하며 ‘우리가 차별성을 갖고 있는가?’라는 의문이 계속 들었습니다. 무엇이 차별성을 갖춘 서비스로 만들 것인지 끊임없이 고민했어요. 같은 고민을 하던 CTO인 이바가 이런 이야기를 했어요. 남들이 다 하는 큐레이션 콘텐츠나 시즌성, 정보성 콘텐츠가 아니라 우리만의 여행 이야기로 관점을 바꾸자. 이 말이 나온 이후 몇 날 며칠을 내부적으로 치열하게 토론을 하게 되었고, 그 결과 <세시간전> 서비스를 중단하고 <프레첼>이란 신규 서비스를 시작하기로 하였습니다.  


      ‘이게 맞나?’ 싶을 때 덮어두고 일단 달리는 게 아니라 멈춰서 생각해 보는 것. 그게 모먼트스튜디오가 계속 성장하는 이유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물론 아직 아기…지만 이렇게 끊임없이 물음을 던짐으로써 자이언트 슈퍼 베이비로 성장해나가고 있다 믿어 의심치 않아요.  


Chapter. 2 | express 그렇기에 [ 불가능해 보이는 생각도 ] 표현해요   

      그럼 이쯤에서 이런 생각이 들 거 같아요. ‘근데 말이 좋아 차별화지 그게 쉽나요?’ 맞아요. 사실 이 부분이 정말 머리 아프죠. 그래서 일단 잘하는 것부터 공략하기로 했어요. 우리 팀의 강점을 살펴보니 콘텐츠 제작 능력, 그리고 제각기 다른 취향을 가지고 있어 다채로운 관점을 지녔다는 것이었어요. 자 그럼 이 강점을 활용해 어떤 콘텐츠를 제작하였을까요?  

Frechel 프레첼 로고

      질문 Q: <프레첼>은 어떤 콘텐츠를 다루나요? 

A: 획일화가 아닌 다양성을 다루고자 합니다. 현재 여행 콘텐츠라고 하면 다 비슷해요. 시즌별로 인기 있는 일명 ‘핫플레이스'에 가서 똑같은 포즈로 사진을 찍고, 똑같은 정보를 다룹니다. 이러한 획일성에서 벗어나기 위해 매주 하나의 ‘키워드'를 정하는 방법을 고안했어요. 키워드를 보고 떠오르는 주제를 선정해 콘텐츠를 제작합니다. 예를 들면 ‘향수'라는 키워드가 있으면 ‘장기간 여행 중 느낀 향수(nostalgia)’, ‘향수 공방 데이트는 왜 유행일까?’, ‘향수 공부하러 프랑스 여행 떠난 이야기’ 등 창작자의 시선에 따라 다양한 관점의 콘텐츠가 만들어져요. ’ 홍대 향수 공방 추천 5’가 주제인 콘텐츠와 아예 다른 느낌이죠. 이렇게 차근차근 색깔 있는 창작물을 만들어 우리 고유의 색이 가득 담긴 팔레트를 완성해 가고 싶어요.  


Chapter. 3 | expand 이를 통해 [ 여행의 다양성을 ] 확장하고 싶습니다   

      어디선가 이렇게 질문하시는 거 같아요. “저 그런데…. 접근 방식도 좋고, 열정이 느껴져서 좋아요. 근데 도대체 왜 이렇게까지 하는 거예요?” 모먼트스튜디오가 새롭게 론칭하는 <프레첼>의 목표는 무엇일까요.  


     질문 Q: 왜 이렇게까지 하세요..? A: <프레첼>의 목표는 여행의 관점과 취향을 발견할 수 있는 도구가 되는 거예요. 여행은 생각보다 굉장히 감정적이고, 개인의 취향이 반영되기도 하죠. 또 이를 통해서 사람들과의 관계도 형성하기도 하고요. 그런 여행의 과정을 통해서 사고가 확장되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예를 들면 낯선 여행지에서 새로운 문화권 사람들과 어울리며 개방적인 마인드가 생기고 그로 인해 옷 스타일이나 가치관도 바뀌게 되죠. 저희 팀은 모두 여행을 통해 이런 사고와 태도가 확장되는 경험을 했어요. 저희가 생각했을 때 다른 행위와 비교했을 때 여행만큼 빠르게 사고, 감정 등을 확장하는 장치는 없는 것 같아요.

여행 중에 찍은 모먼트스튜디오 CEO 아이언

그런데 현재의 관광/여행 서비스들은 이런 부분보다는 관리의 용의성이나 기술이라는 이름으로 일률적인 것들을 강조하고 있어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좋아할만한 것만 제공하죠. 그래서 <프레첼>은 이런 일률성에서 벗어나 각자의 감정을 찾고 취향도 발견하며, 비슷한 취향의 사람들과 관계도 형성하고, 궁극적으로 더 넓은 사고의 확장까지 할 수 있도록 돕고 싶어요. 저희가 <프레첼> 콘텐츠를 통해 제시하는 다양한 관점이 각자의 방식으로, 깊이 있게 여행을 즐기는 방법을 찾는데 도움이 되기를 바라요. 그리고 이런 가치에 공함하는 분들이 모여 프레첼만의 유니버스를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덧붙이자면 ‘여행’이란 행위는 존재만으로 위로가 되기도 하지만, 누군가에겐 사치이고 우선순위가 아닐 수도 있어요. 그럼에도 모먼트스튜디오 팀처럼 각자의 방법으로 여행을 음미했을 때 얻는 가치를 아는 분들께 <프레첼>처럼 자유로운 공간을 선물하고 싶어요. 그 어떤 것도 대체할 수 없는 여행의 가치를 함께 공유하고, 발견해나갔으면 좋겠습니다.  

모먼트스튜디오 로고

그토록 바랐던 투자를 (눈물을 머금고) 떠나보냈지만, 우리 팀이 확신을 갖게 되어 기쁜 마음입니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팀이 전달하고자 하는 가치를 가득 담아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어요. 앞으로 <프레첼>이 여러분께 어떤 서비스로 자리 잡을지 기대됩니다. 어서 찾아뵙고 싶네요! 그럼 부디 꼭꼭 씹어 음미하며 즐길 수 있는 서비스가 되기를 바라며, 글 마칩니다.


Frechel, 꼭꼭 씹어 여행을 음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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