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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y movie color Jun 04. 2021

영화 <양들의 침묵>에 대한 나의 생각과 감정/리뷰

양들은 왜 침묵하였는가?

<양들의 침묵>에 대한 나의 생각과 감정/리뷰

서스펜스란 이런 것이다.


영화 <양들의 침묵>은 1991년 작품으로 그 당시 아카데미 상을 휩쓸어버린 작품이다. 아카데미 그랜드슬램을 달성하였는데, 여기서 그랜드슬램은 남우주연상, 여우주연상, 감독상, 작품상, 각생상을 한 번에 수상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그랜드슬램을 한 작품은 3 작품뿐이다. 그중 <양들의 침묵>이 있는 것이다. 조디 포스터가 여우주연상을 수상하고 안소니 홉킨스가 남우주연상을 수상하였는데, 여기서 놀라운 점은 안소니 홉킨스는 영화에서 단 15~16분 정도밖에 등장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객에게 기억남을 완벽한 배역 소화력을 보여주었다. 마치 안소니 홉킨스이 '한니발 렉터' 그 자체인 거 마냥. 그의 연기력과 조디 포스터의 연기력으로 인해 관객을 더욱 영화에 몰입할 수 있었고, 그 당시에는 신선했던 반전 있는 교차편집과 1인칭 시점으로 관객으로 하여금 서스펜스를 느끼게 해 주었다. 특히 '렉터'박사와 '스탈링'의 대화 장면은 점점 클로즈업되는 샷을 통해 관객들이 묘한 긴장감을 느끼면서 몰입하게 된다. 그 외에도 많은 메타포가 있는 영화라 영화를 보면서 해석을 하는 재미까지 있는 영화이다.


<양들의 침묵> 포스터, 가운데 해골 모양 털 박각시가 눈에 띈다.

영화 <양들의 침묵> 줄거리


영화는 '클라리스 스탈링'이 개인 훈련을 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스탈링은 FBI 교육과정을 받고 있는 수습생이다. 그녀는 훈련 도중 '잭 크로포드'가 자신을 찾는다는 이야기를 듣고 훈련을 멈추고 그를 찾아간다. 그는 스탈링한테 수감 중인 '한니발 렉터' 연쇄살인범을 만나 미제 사건인 '버팔로 빌 살인사건'에 대해 정보를 얻어오라고 한다. 그리고 그에게 현혹되서는 안 된다는 충고를 하는 크로포드.


스탈링은 바로 '칠턴' 박사가 소장인 볼티모어 정신 이상 수감소로 향한다. 거기서도 식인종 한니발에 대해 경고하는 칠턴 박사. 수감 중에도 방심한 간호사를 죽인 한니발. 살인 당시에도 맥박수는 85가 안 넘었다고 한다. 긴장한 채로 한니발을 만나러 가는 스탈링. 그는 복도 끝 유리방에 있다. 가는 도중 수감자 '믹스'는 스탈링에게 '조개 냄새가 나'다고 말한다. 그를 무시한 채 끝방에 도착한 스탈링. 한니발이 기다리고 있다. 그는 소문과 달리 점잖게 스탈링을 대한다. 한니발은 믹스가 야유를 하던데 뭐라고 그랬냐고 스탈링에게 묻는다. 스탈링은 있는 그대로 '조개 냄새가 나'라고 대답한다. 한니발은 자신은 냄새가 안 난다고 하면서 유리벽 구멍을 향해 냄새를 맡는다. 그는 스탈링의 체취와 생김새, 억양을 통해 스탈링을 분석한다.


한니발은 스탈링이 처음에 자신과의 신뢰관계 만들어가는 모습이 마음에 들어 호의적인 태도를 보이지만, 급하게 버팔로 빌의 문제를 도와달라는 스탈링의 제스처에 실망하여 스탈링 돌려보낸다. 돌아가는 중 옆방 믹스가 자위를 한 후 던진 정액을 맞은 스탈링. 그런 스탈링에게 다시 돌아와 달라고 하고, 믹스 대신 사과를 한다. 그는 스탈링에게 기회를 주기로 하고 자신의 과거 환자였던 미스 모펫을 찾아가라는 말과 함께 '유어셀프'를 잘 들여다보라고 한다. 스탈링 수감소에 나온 후 눈물이 흐르면서 자신의 차를 보며 과거 아빠와의 추억을 회상한다.


스탈링과 한니발 렉터 박사


스탈링은 다시 훈련소로 돌아와 훈련을 하지만, 집중하지 못한다. 한니발이 했던 말을 분석하여 볼티모어 지역의 '유어셀프'라는 물품 보관소가 있었고, 그곳에 미스 모펫의 창고가 있었다. 창고문이 오래되어 들어 올려야 하는데 물품 보관소의 주인은 노년이라서 힘이 없고 그의 운전사는 힘쓰는 일을 싫어한다고 한다. 스털링 혼자 힘으로 창고 문을 들어 올리고 누워서 들어간다. 들어가는 도중에 창고 문에 긁혀 피가 난다. 스탈링 거기서 누군가의 머리가 잘려있는 것을 본다. 발견 후 스탈링은 바로 볼티모어 수감소로 가서 한니발을 만난다. 어두운 유리벽 안에서 스탈링을 기다리고 있던 한니발. 찾아온 스탈링에게 한니발은 버팔로 빌 수사를 돕는다고 말한다. 스탈링은 한니발한테 버팔로가 누군지 알고 있는 것이냐고 묻는다. 하지만 한니발은 '기다리는 자에게 복이 있나니'라는 말과 자신은 기다려 왔는데, 잭과 스탈링은 얼마나 기다릴 수 있는지 묻는다. 그리고 버팔로 빌은 다음 희생자를 찾고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한편 어떤 여성이 차를 타고 자신의 집으로 귀가를 하고 있다. 버팔로 빌은 그 귀가를 하던 여성의 집 앞에서 손이 불편하여 소파를 차에 실지 못하는 척한다. 여성은 그런 그를 보면 돕는다고 말한다. 여성이 차에 올라타 소파를 끝까지 밀어 넣었을 때 빌은 그녀를 덮쳐 기절시킨다. 그는 그녀의 옷 사이즈가 14인 것을 확인하고 옷을 찢어 차 밖으로 버리고 자신의 아지트로 향한다.


훈련을 하고 있던 스탈링은 버팔로 빌의 희생자 시체가 강에 투기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잭과 함께 현장으로 간다. 현장으로 가는 차랑 안에서 스탈링은 버팔로 빌에 대한 프로파일링을 한다. '버팔로 빌은 계속 살인을 할 것이다' 시체가 있는 장의사의 집에 도착한 스탈링과 잭. 거기서 잭은 보안관에게 성범죄 이야기는 여자가 없는 곳에서 이야기를 하자고 하며 스탈링이 없는 방으로 들어간다. 스탈링은 다른 곳으로 자리를 옮기다가 시체가 놓인 관을 보면서 과거 아빠의 장례식을 회상한다. 그 후 희생자의 시체를 조사하던 중 입안에 번데기가 있는 것을 발견한 스탈링. 번데기를 가지고 곤충학자한테 의뢰를 맡긴다. 그 결과 범인 나방 알을 아시아에서 수입하여 사랑으로 키우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상원의원의 딸이 버팔로 빌에게 잡히게 된다. 스탈링은 다시 한니발한테 찾아가 범인을 잡게 도와주면 상원의원이 수감소를 옮겨줄 수 있어 바깥세상을 보여주겠다고 거래를 한다. 하지만 그 거래는 스탈링이 독자적으로 한 거래였다. 그 후 한니발은 진짜 상원의원을 거래를 위해 장소를 옮기고 스탈링은 한니발한테 얻는 정보를 통해 범인을 찾아 나선다. 과연 스탈링은 범인을 잡을 수 있을까?


열심히 수사를 하는 스탈링


'변화'라는 키워드


영화는 내내 '변화'라는 키워드로 이야기가 흘러간다. 이 변화는 세상으로부터 나약했던 과거의 자신으로부터 사회로부터 좀 더 자유로워지는 변신과 같은 것이다. 마치 애벌레가 번데기가 되고 나비가 되어 세상을 향해 훨훨 날아가듯이 말이다. 스탈링은 과거 아버지의 죽음으로 인해 목장으로 이사를 갔다. 거기서 스탈링은 새벽에 들리는 양의 비명 소리에 깨어 양들을 도와주려고 울타리를 열어주었다. 하지만 양들은 도망가지 않았다. 스탈링은 한 마리의 양이라도 살려주기 위해 들고 도망갔지만 얼마 가지 않아 경찰에 붙잡힌다. 그 이후 스탈링은 고아원으로 보내지게 되고 그 후부터 악착같이 노력하여 FBI 수습생까지 오게 된다. 하지만 스탈링은 여전히 사회로부터 나약한 존재로 인식된다. 남자들의 시선. 권력들의 시선. 그런 시선으로부터 대상화되고, 보호받아야 하고 차별받아야 하는 양과 같은 존재이다. 이 영화에서의 양들은 사회로부터 차별받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버팔로 빌도 마찬가지이다. 그는 그녀이고 싶었다. 그는 성전환을 하려고 했지만 사회로부터 거부받게 된다. 그도 어떤 의미로는 양이라고 할 수 있다. 두 사람 모두 양들이었고 변화하려고 한다. 하지만 두 사람의 변화하는 방향은 완전히 틀렸다. 스탈링은 버팔로 빌을 잡아 FBI라는 집단으로부터 인정을 받아 스스로 자랑스러운 존재가 되려고 한다. 반대로 버팔로 빌은 뚱뚱한 여자들을 죽여 그녀들의 가죽으로 옷을 만들어 여성으로서의 몸을 만들어가려고 한다. (스포포함) 결국 스탈링은 버팔로 빌을 잡아냄으로써 그녀는 수습생에서 정식 요원으로 승진하게 된다. 어떻게 보면 스탈링도 결국 버팔로 빌이라는 양을 희생시킴으로써 변화하게 된 것이라고 본다. 마지막 씬에서 한니발이 스탈링에게 '양들의 비명이 멈추었는가?'라는 질문을 한다. 스탈링은 대답을 못한다. 결국 세상에는 희생될 양들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는 메시지라고 생각한다.

그녀는 다시 침묵할 수밖에 없었다.


변화라는 키워드에 맞게 영화 속에서 나비를 볼 수 있다. 영화 포스터에서도 탈박각시가 눈에 띈다. 나비는 애벌레에서 번데기로 그리고 아름다운 나비로 변화한다. 그중에서도 번데기는 아름답게 변화하기 전의 상태이다. 버팔로 빌은 희생자들의 목에 번데기를 넣어 놓았다. 이는 희생자들도 변화하기 직전에 상태이지만 결국 변화하지 못했고, 변화하지 못한 상태의 번데기가 목에 걸려있었으므로 침묵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즉 영화 제목처럼 <양들의 침묵>이다.


대타자 소타자


각 인물들은 각기 다른 세상으로부터 변화하려고 한다. 즉 각 소타자마다의 대타자가 있다. 스탈링의 경우에는 과거 아버지의 죽음과 사회로부터의 인정이라는 대타자로부터 벗어나려고 한다. 아버지의 죽음으로 인해 살아가야 할 길이 막막해져 결국 고아원까지 가게 된다. 막막한 삶으로부터 벗어나서 변화하려고 하지만 발버둥 칠수록 사회로부터의 시선으로 벗어날 수 없다. FBI일원으로서 인정을 받으려 하지만 FBI 남자 요원들의 시서관 상사의 성차별적 발언 등 그녀가 이겨내야 할 장애물이 많다. 하지만 스탈링은 그런 환경 속에서도 자신의 끈기와 한니발의 도움으로 범인을 잡으면서 어느 정도 변화한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한니발도 사회 법 시스템이라는 대타자의 소타자이다. 그는 정신과 의사이면서 살인을 하고 사람은 먹는 사람이다. 그에게는 사회 법 시스템이 벗어나고자 하는 대상이다. 그는 바깥이 보이는 창을 원했다. 스탈링이 거짓 거래를 제안했을 때는 그는 바깥세상을 원했다. 이걸 은유적으로 보면 사회로부터 벗어나 자연으로 돌아가고 싶어 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에게는 살인과 식인은 자연스러운 것일 수 있다. 그에게는 사회라는 시스템이 대타자로서 그를 억압하고 있는 존재이다. 그 존재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한니발은 스스로 지능과 행동력으로 벗어나게 된다.(영화를 보면 어떻게 탈출하는지 알 수 있다) 버팔로 빌도 마차 간지로 사회의 성 인식이라는 대타자의 소타자이다. 버팔로 빌도 사회적 성 인식으로부터 벗어나고자 했다. 다만 그 방식이 남을 희생시키면서 벗어나고자 한 것이라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버팔로 빌의 희생자들도 빌이라는 대타자로부터 벗어나고자 하는 소타자였을 것이다. 이처럼 영화는 우리에게 말해주고 있다. 세상에는 자신을 억압하는 대타자로부터 벗어나고자 하는 소타자들이 있다고. 그런 소타자들을 영화를 통해 보여준다. 하지만 결국 그들은 진정으로 벗어날 수 있을까? 그들의 상황을 변화할 수 있을까? 그 물음에는 아직까지 '아니'라는 답변인 것 같다.




끝맺음


영화 전체적으로 복선도 잘 깔리고 그것을 잘 회수해서 재미있게 보았다. 영화 초반 스탈링이 구석을 확인하지 못하고 실전 연습에 임해 임무 실패를 받게 되는데 (약스포) 후반 버팔로 빌의 집에서는 구석구석 확인하는 모습이 나온다. 그만큼 스탈링은 변화할 수 있는 존재로 비추어지게 된다. 그리고 그 당시에는 새롭게 느껴질 교차편집 방식도 나쁘지 않았다. 그리고 조디 포스터의 발음도 좋았다. 연기도 좋다. 무엇보다도 안소니 홉킨스의 한니발 렉터 연기는 관객으로 하여금 영화에 몰입하게 만든다. 영화에 단 15분만 나와도 이렇게 존재감이 클 수 있다는 사실이 놀랐다. 그리고 이 영화가 흥행에 있어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아마 배경음과 클로즈업 기법이라고 생각한다. 스탈링과 한니발의 대화 씬에서의 배경음과 클로즈업 기법은 마치 내가 그 현장에 있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해 주었다. 감독은 관객들이 몰입하게 될 것을 안 것일까? 영화 초반 바니의 대사를 통해 화면 정중앙을 보며 '유리벽 근처에 가지 말라고 들었죠?'라고 경고한다. 아마 그 유리벽은 제4의 벽 스크린인 것 같다. 그리고 스크린 속 세상인 영화 속 세상은 현실일 수도 있겠다 싶다.




왓챠 평점 4.0 / 5.0


몇줄평:

양들이 침묵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마라.

누군가 입안에 번데기를 넣어 놓았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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