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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영운 Sep 01. 2023

1인칭 주인공 시점

이 글은 소설이다.

Stable Diffusion으로 직접 생성한 이미지, 20230901


특이한 제목에 이끌려 이 글을 읽게 되었을지 모르겠습니다.


이 글은 내가 최근 느끼는 심경을 1인칭 주인공 시점 소설로 작성한 것입니다.

에세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실제보다 더 과장되거나 축소된 면이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이 글은 누구에게 내놔도 부끄러운 글입니다. 제 생각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작성했고 나중에 다시 읽어볼 법 하기에 게시했습니다. 이 글의 대상 독자는 오로지 나 자신인 셈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글을 계속 읽겠다면 그 또한 저에게는 기쁜 일일 것입니다.




아무래도 이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완전히 좆된 건가 싶다가도 다시 생각해 보니 그 정도로 곤란한 상황은 아니다. 한바탕 울음을 터뜨리고 후련해지고 싶은데 눈물이 쉽게 나오지도 않고, 한편으로는 그런 식으로 해방감을 느껴봐야 문제 해결에 도움이 안 된다는 것도 이미 알고 있다. 문제 해결, 문제 해결...


문제는 내 삶이 전혀 행복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게 배부른 고민일 수 있다. 사지가 불편한 것도 아니고, 빚더미에 깔린 것도 아니며, 파괴적인 가족 관계에 묶여있는 것도 아니다. 탈모가 있는 것도 아니고 하는 일에서도 제법 괜찮은 대우를 받고 있고 엄청난 미남은 아니지만 적당히 봐줄 만한 얼굴이라고 생각한다. 특출 나게 뛰어난 인생은 아니었지만 적당히 평균 정도의 삶, 혹은 그보다 조금 위쪽의 삶을 살아온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삶은 행복하지가 않다. 이전에도 같은 심정을 토로한 글을 썼는데, 누군가는 사지가 불편하고, 빚더미에 깔려있고, 파괴적인 가족 관계에 묶여 나보다 훨씬 더 큰 고통을 받고 있겠지만 그 사실이 내 공허감을 채워주지는 않는다.


매일 일을 시작하는 시점부터 퇴근하는 순간까지 내 인생이 불타고 있다는 감각이 든다. 그렇다고 퇴근 이후에 건설적인 활동을 하는 것도 아니다. 원하는 게 없기 때문에. 미뤄둔 숙제를 마감 기한이 되어서야 한 번에 마주한 느낌이다. 그동안 내가 뭘 원하는지, 뭘 하고 싶은지 충분히 생각하지 않은 채 적당히 남들이 가는 길을 따라온 삶이었고 그러다 보니 지금 와서 미뤄둔 고민들이 동시에 찾아온 느낌이다. 당장 주어진 업무, 과제를 해치우기에 바빴고 한 번도 내가 어떤 때에 행복해지는지,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진지하게 고민해 본 적이 없으니 당연한 일이겠지.


이 우울감이 왜 지금 들이닥쳤는지를 생각해 봤다. 다른 이야기를 하지만 영화나 드라마를 많이 볼수록 다음 장면을 예상할 수 있기 마련이다. 영화의 첫 10분만, 드라마의 첫 회만 보고도 전체 내용이 대충 어떻게 흘러갈지, 적어도 재미가 있을지 없을지 정도는 거의 정확하게 예상할 수 있다. 삶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그동안 여러 회사와 함께 일하는 과정에서 '언젠가는 행복해지겠지'라는 식으로 행복을 유예하며 살아왔는데 미뤄온 행복이 어느 날 찾아오는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지금 새로 시작한 일을 계속한다고 언젠자 행복이 찾아오는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고 확신할 수 있다.


그러면 이 문제, 내가 행복하지 않은 근본 원인은 무엇인가?


나는 내가 창의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글 쓰는 걸 좋아하고, 다른 사람을 도와주는 것을 좋아한다. 그런데 내 삶에서 실제로 행하는 활동들은 전혀 딴판인 것이다. 스스로 생각하는 정체성과 행동의 괴리. 이 괴리가 문제이다. (관련된 짧은 글을 이미 디스콰이엇에 공유한 바 있다. https://dis.qa/wybO3l


오히려 좋다는 생각이 든다. 현재 상황이 적당히 불만스러웠다면 천천히 말라죽어가는 인생을 살았을지도 모른다. 지금 상황이 견딜 수 없이 불만스럽고 고통스럽기 때문에 내 삶을 근본부터 재점검하고 새로운 삶의 방식을 모색할 수 있게 되었다. 나는 좀 더 창의적인 일을 하고 싶다. 가볍게 취미로 글을 써왔는데, 좀 더 진지하게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 외에도 AI 이미지와 관련된 비즈니스를 시도할 수도 있겠다. 다른 건 다 모르겠고 일단 좀 며칠 쉬고 싶다. 그리고 동남아의 허름한 에어비엔비 숙소로 향해 마저 생각을 정리해 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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