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조사와 포지셔닝이란?
시장조사란 간단히 말해 사람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아내기 위한 조사입니다. 시장의 규모, 대표 고객층, 트렌드, 경쟁사, 경쟁사의 점유율 등과 같은 정량적인 수치가 포함되며, 초기 시장조사일수록 가장 중요한 것은 시장규모입니다. 시장의 규모와 고객의 특징을 정량적 지표를 통해 파악했다면 사용자 조사가 필요합니다. 사용자 조사란 사람들에게 유용한 것은 무엇인지 알아내기 위한 조사입니다. 사람들이 실제 프로덕트를 어떤 방식으로 사용하는지, 사람들이 불편해하는 지점은 무엇이고 그를 해결하기 위해 어떻게 행동하는지 실질적으로 고객의 일상 속에서 프로덕트가 어떤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등 시장조사에 비해 정성적인 데이터가 포함됩니다.
시장조사와 사용자조사를 모두 완료했다면, 시장의 경쟁자들이 놓치고 있는 부분은 무엇인지와 고객이 해결하지 못한 문제는 무엇인지, 그 부분을 우리 프로덕트의 강점을 통해 해결할 수 있는지 등을 고려해 전략을 수립하게 됩니다. 프로덕트 측면에서 보았을 때 해당 프로덕트만이 가지고 있는 차별점, 즉 고객에게 어필할 셀링 포인트를 USP, Unique Selling Proposition(혹은 UVP, Unique Value Proposition)라고 합니다. 이 USP를 고객에게 전달하기 위해 고객이 프로덕트를 어떤 상황에서 어떤 이미지로 떠올리는지에 대해 고려하게 되는데요, 고객에게 어떤 이미지를 심어줄 것인지에 대한 전략을 포지셔닝이라고 합니다.
정리하자면,
고객에게 전달할 제품의 차별점(셀링포인트)를 USP라 하고
이 USP를 전달하는 과정에서 고객의 마음에 어떤 이미지를 심어줄 것인지에 대한 전략이 포지셔닝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오늘 포스팅에서는 지난 포스팅에 이어 만약 이마트 앱을 담당하는 신입 PM으로서 시장 분석을 통해 제품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면 어떻게 리서치를 할 것인지에 대해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22년 2월 기준 대형마트 3사 매출(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이 편의점 3사(CU, GS25, 세븐일레븐)보다 적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자료에 따르면 '21년 기준 유통업체 매출에서 이커머스의 매출은 전년 대비 1.8%p 상승한 48.3%를 기록했습니다. 소비의 절반이 온라인에서 이뤄지는 것이죠. 오프라인 리테일은 업태를 불문하고 이커머스와의 경쟁 국면을 맞이했습니다. 디지털 앱을 통해 고객과의 접점을 만들어 오프라인 매장으로 소비자의 발걸음을 돌리는 것이 사활이 걸린 전략이 된 이유입니다.
이어 오프라인 유통업체의 업태별 매출 동향을 살펴보면, 백화점 매출과 편의점 매출은 증가했으나, 대형마트의 매출이 감소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COVID-19로 위축되었던 소비심리 회복으로 백화점의 매출이 증가하고 근거리 소량구매 선호에 따라 편의점의 매출 역시 증가한 반면 다중이용시설 기피, 점포 감소 수 등의 영향으로 대형마트의 매출이 감소한 것입니다.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로 대표되는 국내 대형마트가 동일 업태간의 경쟁이 아닌 이커머스, 편의점과 경쟁해야 할 처지에 놓였습니다. 그러나 앞선 포스팅에서도 언급했듯, 오프라인 매장으로 고객의 발걸음을 돌리기 위해서는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아야 하는데, 고객 데이터를 쌓을 방법, 온오프라인을 망라하여 고객의 구매경험을 설계할 솔루션이 필요했던 것이죠. 그리고 그것이 바로 이마트앱입니다.
이마트앱은 단독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프로덕트가 아니지만, 이마트가 옴니채널로 피봇하고 오프라인 경험을 개선하는 데 가장 중요한 전략이라 볼 수 있습니다. 실제 이마트앱이 리뉴얼된 후 이마트에 내점하는 고객 월 500만 명 중 150만명, 그러니까 약 고객 10명 중 3명은 이마트의 오프라인 매장 이용 시 이마트앱을 활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따라서 조금 복잡하지만 현재 이마트 앱의 경쟁자, 대안재로 홈플러스, 롯데마트를 꼽는 것은 부적합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어쨌거나 경쟁자란 내가 지금 바로 다이다이(?) 떠야 할 상대가 누구냐에 가깝다고 생각하는데, 대형마트 중 이마트의 매출은 압도적일 뿐만 아니라, DT에 있어서 역시 홈플러스와 롯데마트는 이마트앱이라는 전략과 비슷한 프로덕트를 후발주자로 내놓았기 때문에 당장의 비교대상으로는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지금 당장 이마트가 이마트앱 전략을 통해 이겨야 할 상대가 누구인지를 생각해 보았을 때 선정한 기준은 아래와 같습니다.
1. 리테일 시장에서의 파이 경쟁(온라인 vs 오프라인)
2. 오프라인 리테일 중 동일 품목 판매에 대한 고객 유치 경쟁
전자의 경우 경쟁자는 네이버, 쿠팡 등의 이커머스가 될 수 있겠습니다. 후자의 경우 같은 품목을 판매하지만 근거리 소량구매 고객을 통해 매출을 증대시키는 편의점을 꼽을 수 있겠지요.
1. 고객 데이터에서 얻은 인사이트를 활용해 즐겁고 편리한 오프라인 쇼핑 경험을 제공하자
특가 상품 확인하기, 가격 비교하고 찜하기, 영수증 챙기기, 쿠폰 확인하기, 주차 정산하기 등 성가신 과정은 모두 이마트 앱을 통해 모바일로 대체합니다. 모바일 앱을 통해 쌓인 오프라인 매장에서의 고객 행동 데이터와 취향은 오프라인 매장 리뉴얼의 토대가 됩니다. 이마트는 신선매장의 경우 소비자가 오감으로 느낄 수 있는 스토리텔링 매장으로, 와인과 베이커리 등은 식품 전문관으로 리뉴얼하는 등 기존 상품 판매를 위한 진열 공간이던 매장을 소비자가 흥미를 느낄 만한 공간으로 변화시켰습니다. 실제 리뉴얼 매장의 경우 리뉴얼 전 대비 매출이 114%신장했다고 합니다.
2. 온오프라인 쇼핑 경험의 경계를 없애자
이마트 앱의 와인그랩 서비스가 이를 가장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예시입니다. 고객은 이마트 앱을 실행해 와인클럽에 가입하기만 하면 가장 가까운 점포를 선택한 후 와인을 골라 픽업할 수 있습니다. 와인 입문자부터 와인을 즐기는 사람까지 아울러 스스로의 취향을 찾을 수 있도록 앱 내에 와인 취향을 선택할 수 있도록 UI가 구성되어 있고, 해당 매장에 취향에 맞는 와인이 있는지 픽업 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고객은 와인이 해당 점포에 있는지 확인할 필요도, 가격을 비교하러 다닐 필요도, 좋아하는 맛을 묘사해 찾고자 하는 와인이 무엇인지 설명할 필요도 없는 것이죠. 오프라인 점포 수를 확보한 후 당일배송으로 전성기를 맞은 올리브영이 떠오릅니다. 거주지에 인접한 오프라인 매장과 창고형 매장의 수가 많다는 것은 옴니채널로의 피봇에 있어 큰 강점으로 작용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옴니채널로의 성공적인 피봇을 위해 이마트 앱에서는 와인그랩 서비스와 같이 오프라인 매장 방문을 유도하는 흥미로운 서비스가 추가되어야 할 것입니다. 단순 상품 전단과 멤버십 클럽 가입을 넘어 이마트 앱에 게임적 요소를 추가해나갈 예정이라고 하는데, 모바일 앱에서 출석체크나 게임을 통해 모은 포인트를 오프라인 매장에서 사용한다거나, 특정 상품을 구매하기 위해서는 모바일 앱에서 미션을 완수한다거나 하는 형태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더 나아간다면 '장 볼 때 오는 공간'이 아니라 '신기하고 재미있는 게 없을까 구경하고 체험하는 공간, 즐거운 공간'으로 탈바꿈할 수 있도록 오감을 만족시키는 프리미엄 스토어를 만들어 이마트 앱 내의 멤버십 기능과 연결해도 좋을 듯하다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 포스팅 작성에 참고한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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