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 이상. 사람뿐만 아니라 사물이나 현상조차 혼자서는 관계라는 말을 이룰 수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물레에 얹어진 반죽이 왼손이나 오른손의 한쪽 손만으로는 이리저리 뒤틀릴 수밖에 없는 것과 같다. 거기에 물레를 굴리는 발까지. 관계는 관계를 맺은 사람들뿐만 아니라 상황이라는 외부 변수까지 합쳐진 결과인 것이다.
그릇을 빚기 위한 흙은 목적에 맞춰 만들어진 모습이 처음 계획했던 것에 가까워진다면 그대로 잘려 구워진다. 하지만 사람들 사이에서 만들어진 반죽은 뚝 떼어져 하나의 모양만을 그대로 가져갈 틈이 없다. 순간순간마다 반죽이 덧대어지기도, 덜어져 나가기도 한다. 왼손과 오른손이 항상 같은 생각을 하진 않으며 발 또한 손들이 원하는 대로만 움직여주지는 않는다.
이러니 반죽이 손들의 마음에 꼭 드는 순간이 올 수 있을까.
같이 반죽의 미래를 그렸던 처음과 함께 만들어가면서 겪었던 상황들, 서로 의견을 나눴던 순간들이 추억으로 남아 물레에 얹어진 흙이 단지 흙으로만 남을 수 없기에. 그만큼 소중한 마음들을 담아 끊임없이 노력하는 것이지 않을까.
그러니 나도, 내 맞은 편의 손도 어느날 갑자기 물레에 함께 만들었던 반죽만 남기고 떠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반죽과 혼자 남은 손은 계속 굴러지는 발의 물레에 의해 이리저리 튀어 만신창이가 될 테니. 정리되더라도 조금씩 흙을 덜어갈 수 있도록 시간을 주길. 그렇게 바란다.
물론, 그렇게 되기 전에 내가 먼저 나를 돌아볼 수 있는 사람이 되도록 항상 노력을 기울여야겠다. 지금의 소중하게 빚은 흙들이 계속해서 물레에서 굴러갈 수 있도록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