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짜고짜 지현우 씨 얼굴이 너무 크게 떠서 놀라셨다면 죄송하다는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먼저 전해드리며...
스토리 크리에이터 선정 알림을 발견한 제 모습을 이 이상 적절하게 표현할 수 있는 건 없었기에 부득이하게 화면 가득 넣어봤습니다. 제목 배경에 한 번도 gif 파일을 넣어본 적이 없었었는데 잘 들어가네요! 새로운 브런치 활용법도 함께 알아갑니다. 어우 근데 글 적는 동안 위에서 짤이 계속 움직여서 굉장히 정신이 없네요.
아무튼 제가 (갑자기) 브런치스토리 에세이 분야 크리에이터로 선정되었습니다?
물음표는 실수가 아닙니다. 무척이나 의아합니다.
최근 방송대 학사 일정도 시작한 데다가, 준비하고 있는 데이터 관련 자격증 시험들이 코앞이라 공부에 여념이 없어 연재일도 못 지킬 정도로 글쓰기에 소홀한 감이 있었기에 더욱 놀랄 수밖에요. 제가 한 거라곤 오직 퇴사를 기점으로 전보다는 꾸준히 주에 1~2개 이상씩의 글을 쓴 것뿐이었습니다.
제가 쓴 글인데도 불구하고 다시 읽을 때마다 참 전문성 없다, 아무리 온라인에서만 글을 쓴다지만 이거 어디 가서 작가 지망생이라고도 말하기 어려운 수준이구나 싶어 스토리 크리에이터 역시 생각도 못하고 있었는데 담당자님 대체 어디서 저를 지켜보고 계셨던 건가요?
스토리 크리에이터로 선정되는 조건이 위와 같다고 하여 가져와보았습니다. 슬쩍 보기엔 그나마 활동성이 해당되는 것 같긴 하네요. 두어 달 동안 연재일에 맞춰 꾸준히 글을 쓴 보람이 있습니다.
궁금하니 나머지 조건들도 하나씩 살펴봤습니다.
먼저 전문성, 글마다 설정한 키워드와 연관이 있다고 하네요. 그래서 근래 쓴 글들의 키워드들을 긁어보니까...
저는 '백수', '퇴사'에 대한 전문적인 콘텐츠를 만드는 크리에이터로 인정받은 셈이군요! 그렇게 퇴사하고 싶다, 백수 되고 싶다 노래를 부르더니 그만 분에 넘치는 자격을 얻어버렸습니다.
그다음 영향력은 제게 조금 민망한 단어입니다. 최근 글들로 구독자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지는 않았지만, 새 글이 올라올 때마다 꾸준히 누구보다 빠르게 확인하고 하트를 눌러주시는 구독자 분들이 계신 덕분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사실 브런치에 품앗이 개념(?)이 있다는 걸 아주 얼마 전에 알게 되었는데요. 전 제가 궁금해야 읽고 공감해야 댓글을 달기 때문에 아마도 지금까지 그랬듯 앞으로도 품앗이는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음 그리고 공신력... 은 익명에 기대어 글을 쓰는 겁쟁이이라 프로필에 아무것도 없는데 이건 아마 평가상 배점이 낮은 편인가 보네요(완전 뇌피셜).
아무튼 어떻게 된 영문인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고 어안이 벙벙하지만, 제 브런치 프로필에 요로코롬 귀여운 배지가 하나 생겼습니다.
기대도 하지 않았던 터라 올해 버킷리스트에도 안 넣었는데 넣을 걸 이제 와서 매우 후회가 됩니다. 달성한 리스트에 삭선 긋는 재미가 있는데 말이에요.
오후 공부 하기 전 괜히 미적거리고 싶어서 브런치에 들어왔다가 예상치 못한 선물을 받아 이번 주는 건너뛸 뻔하던 글까지 쓰게 되었네요. 소홀하지 말고 소처럼 계속 꾸준히 글을 쓰라는 담당자님의 당근으로 알고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그럼 저는 놀란 가슴 안고 내일모레 있을 시험 준비를 위해 다시 공부를 시작해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