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연이 Aug 06. 2021

아시아계 미국인들에 대한 리서치는 왜 부족할까?

아시아계 미국인들에 대한 편견의 악순환 고리

그랜트를 쓸 때에나 리포트를 준비할 때 한국계 미국인, 좀 더 넓게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한 리서치 내용이나 데이터를 찾아보는데 어려움이 많다는 생각을 종종 하곤 했어요. 오늘 소개할 기사를 읽어보니 저만의 느낌이 아니었구나 알게 되었어요. 리서치 자료가 부족하고 양질의 데이터를 찾아보는데 제약이 많은 이유가 여러 가지 있을 텐데 그중 하나의 이유는 연구자들 사이에서도 존재하는 아시아계 사람들에 대한 편견 때문이라는 기사를 읽었습니다. 오늘은 이 기사 내용을 요약해볼께요. 결국 만연한 인종 차별주의와 편견, 그리고 돈 문제로 귀결되는 건가 싶은 씁쓸한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아래 링크에서 원문을 읽어보실 수 있어요.

https://www.scientificamerican.com/article/research-on-asian-americans-and-pacific-islanders-is-being-stifled/


연구를 위한 펀딩을 받고 연구 보고서를 퍼블리쉬하는 과정에서 기금을 제공하는 측이나 보고서를 검토하는 사람들은 여러 가지 이유로 보조금 제안이나 논문 출판을 거부하곤 합니다. 그런데 아시아계 미국인 및 퍼시픽 아일랜더, AAPI (Asian Americans and Pacific Islanders) 연구자들은 AAPI에 대한 사회적 불평등을 경시하는 게이트키퍼(gatekeeper) 때문에 추가로 또 하나의 어려움을 겪는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동종 최대의 연구인 Midwest Longitudinal Study of Asian American Families에서 대도시 시카고에 있는 800가구 이상의 아시아계 미국인 가족의 정신 건강 문제를 조사했는데 NIH(National Institutes of Health)가 2014년에 시작된 연구 확장에 대한 보조금 제안을 거부했습니다. 세 명의 평론가들이 아시아인 인종차별이나 아시아인 증오 범죄(Anti-Asian Hate Crime) 상황이 "흑인만큼 나쁘지 않다"라고 논평했다고 해요. 이 연구의 공동 연구원이자 워싱턴 대학의 사회학과 교수인 Takeuchi는 1980년대 후반에 대학원생이었을 때 저명한 사회학 저널에 논문을 투고했던 경험을 이야기합니다. 동료 평론가는 하와이에 있는 8,000명의 AAPI 학생들의 낮은 학업 성취도에 대한 분석이 "정말 매력적"이라고 했지만, 논문 검토자는 "여기에 블랙(Black) 샘플이 있다면 출판을 고려할 수도 있습니다."라는 말을 들었다고 말합니다.  


AAPI에 대한 연구 자금 지원에 극명한 격차를 보여주는 JAMA Network Open의 2019년 연구에 따르면, 1992년에서 2018년 사이의 529개 프로젝트 중 AAPI에 초점을 맞추고 NIH가 자금을 지원하는 임상 연구가 전체 예산의 0.17%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2003년 논문에 따르면 국립 의학 도서관 데이터베이스인 MEDLINE의 1966년부터 2000년까지의 기사 중 단 0.01%만이 AAPI를 언급했습니다. 자금이 없으면 연구 자원이 줄어들어 영향력 있는 학술 연구에서 AAPI를 생략하는 악순환이 발생합니다. 또한 AAPI 문제를 연구하고 싶지만 자금을 지원받고 출판하는 데 더 높은 장벽이 있다는 현실 앞에서 연구자들의 동기부여가 줄어들게 됩니다. 


심지어 연구자들이 AAPI에 대한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더라도 학계 동료 검토자들의 선입견 때문에 또 한 번 어려움에 직면합니다. 뉴욕대 의과대학 조교수인 Stella Yi는 "우리는 연구자로서 차별을 받고 있습니다. 아시아계 미국인은 중요하지 않으며 건강 격차가 없다고 들었습니다."라고 언급했습니다. 데이터가 있더라도 사람들은 여전히 태극권, 간장(간장이 왜 건강한 이미지와 연결되는지 잘 모르겠군요 -.-;;;)과 같은 이미지를 떠올리며 건강한 아시아인에 대한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지 않습니다. 건강 관련 분야 외에도 아시아계 사회학자들은 백인 사회학자들보다 국립보건원(NIH)과 국립과학재단(NSF)을 포함한 정부 기금을 받을 가능성이 74% 낮았습니다. 


자금과 연구 없이는 건강 불평등과 정신 질환, 빈곤과 범죄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과 관련된 AAPI의 긴급한 사회적 문제가 인식조차 되지 않고, 연구되고 해결되지도 않습니다. Fordham 대학의 심리학과 의장 Tiffany Yip 교수는 “우리는 '아시아인은 잘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들을 연구할 필요가 없습니다'라는 모범적인 소수자 (model minority) 고정관념 때문에 불이익을 경험하거나 목격했습니다."라고 얘기했습니다.

퓨 리서치(Pew Research)에 따르면 미국의 아시아인들이 미국에서 소득 불평등이 가장 큰 인종 집단으로 흑인보다 심각하지만 인식되고 있지 않습니다. 미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인종 그룹인 거의 2천만 AAPI 커뮤니티의 사회적 불평등은 무시됩니다. 저소득층, 영어 의사소통이 어려운 사람들, 이민자, 노인 및 서류 미비자인 AAPI는 특히 사회적 문제에 취약하지만 침묵 속에서 고통받습니다. 연구에서 이들을 무시하면 언론 보도, 정책 및 자선 활동에서 배제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또 다른 문제는 AAPI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하더라도 정보를 세분화하여 분석하지 않고 전체 AAPI 대상으로 통합해버린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집계된 정보는 AAPI 내의 서로 다른 그룹별 격차를 설명하지 못합니다. 취약한 AAPI가 경험하는 혹독한 현실은 고소득 아시아인에 가려져 버립니다. AAPI 데이터를 분해해서 들여다보면 놀라운 결과를 발견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간암 발병률은 비히스패닉 백인 성인에 비해 라오스 남성과 여성에서 각각 7배와 9배 높습니다. 캄보디아, 라오스, 몽족 학생들의 34% 이상이 고등학교를 마치지 못한 반면, 일반 미국 인구의 13%와 비교됩니다. 뉴욕시에서 중국 이민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당뇨병과 당뇨병 전 단계의 발병률이 38%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캘리포니아의 필리핀인은 비만, 고혈압, 당뇨병 또는 천식의 유병률이 더 높았습니다. 같은 연구에 따르면 일본인은 백인보다 비만 또는 과체중일 확률이 40% 더 높습니다. 남아시아인은 일반 미국 인구보다 심장병이나 당뇨병에 걸릴 확률이 4배 더 높습니다.

 

근시안적이고 표면적으로 보이는 자료나 겉으로 잘 드러나는 일부 아시아인들에 인식은 AAPI가 건강과 사회 문제를 경험하지 않는다고 믿고 이러한 문제를 연구하려는 노력을 거부하여 불평등을 가리는 결과를 만듭니다. 아이러니하게도 공중보건, 의학, 사회과학 등 분야의 전문가인 문지기들이 선입견과 편견을 통해 체계적인 인종차별에 기여하고 있는 것입니다. 정부 보고서에 따르면 뉴욕시에서는 아시아계 미국인의 약 22%가 빈곤하게 살고 있습니다. 아시아계 미국인 연맹(Asian American Federation)의 2015 보고서에 따르면 아시아인은 뉴욕 시 인구의 거의 15%를 차지하지만 도시 기반 기관 계약의 1.4%만이 13년 동안 아시아계 미국인 사회 서비스 제공업체에 수여되었습니다. AAIP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전역에서 미국 취업을 위한 재단 자금의 0.20%만이 AAPI 커뮤니티를 위해 지정됩니다. 다시 말해 재단이 수여하는 100달러마다 20센트만 AAPI에 사용됩니다.  


아시아의 격차에 대한 더 놀라운 데이터는 대부분 숨겨져 있고 해결되지 않은 채로 남아 있습니다.


*Note: 위 기사는 opinion and analysis 기사입니다. 원문 내용에서 발췌, 번역했습니다.

** ABOUT THE AUTHOR: Amy Yee is an award-winning journalist whose book Beyond Exile: Tibetan Refugees in India and Beyond is forthcoming from the University of North Carolina Press in Fall 2022. She writes for the New York Times, The Economist, and NPR and is a former Financial Times staff reporter in New York and India. You can learn more about her at amyyeewrites.com and Twitter:@amyyeewrites.


덧. 이 기사를 읽으면서 2020년 봄 코로나 팬대믹이 시작된 시점부터 급증한 아시아 증오 범죄에 대해서 한국계 미국인 배우 John Cho가 LA Tims에 기고한 글이 떠올랐습니다. 많은 아시아계 사람들에게 울림을 주고 화자되었던 글이어서 공유합니다.

https://www.latimes.com/opinion/story/2020-04-22/asian-american-discrimination-john-cho-coronavirus

매거진의 이전글 미국 속의 한국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