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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승띵 Mar 28. 2024

디자이너는 왜 자꾸 이직하는가

마이너스의 손을 가진 디자이너

 나는 6년 차 디자이너다. 다양한 디자인 분야에서도 '웹디자인'을 선택해 나름 한 우물만 파는 중이다. 첫 시작은 UIUX 디자이너로 시작했지만, 현재는 광고대행사에서 글로벌 콘텐츠 디자인을 하고 있다.


 6년 동안 이직을 4번이나 했으니, 한 회사를 거의 1년 반 만에 갈아탔다는 소리다. '갈아탄다'는 어감이 좋지 않으니 환승이별로 해야겠다. 무튼 지금까지 다녔던 회사들은 대기업 고객사를 보유한 웹에이전시였다. 취준생들이 대기업을 가고 싶어 하는 것처럼, 디자이너도 포트폴리오에 대기업 프로젝트를 넣고 싶어 한다. 그런 이유로 '포트폴리오에 대기업 프로젝트를 써먹을 수 있는가 없는가'만 따져 이력서를 넣었고 대부분 운 좋게 이직을 했다.


 그런데 1년 정도 지나면 업무에 권태가 왔다. 쉽게 말해 "맨날 하던 거 말고 다른 거 하고 싶어요"다. 그럴 때마다 팀 이동을 하자니 티오 문제도 있고, 차라리 이직을 해서 연봉도 올리고 하면 일석이조 아닌가? 란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지금까지 이직을 해왔다. 하지만 새 회사에서 맡은 프로젝트마다 예측 못한 상황들이 자꾸 발생했다.


첫 번째 이직. H&B 드럭스토어 브랜드 디자인을 담당했었는데 고객사 실적 부진으로 브랜드가 사라졌다.

두 번째 이직. 온라인 면세점 디자인을 하던 시절 코로나가 터져 업무량이 확 줄었다.

세 번째 이직. 10년가량 함께해 온 고객사와 계약이 종료됐다. 회사를 먹여 살리는 고객사였기에 타격이 컸다.


이 정도면 나 마이너스의 손인가?


 저런 상황에서도 다행히 포트폴리오에 써먹을 작업물은 챙겼다. 대기업 프로젝트만큼 이직할 때 요긴한 게 없긴 하다니까? 하하.


 다시금 생각해 보니 내가 디자인을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경력 쌓을 수 있었던 원동력은 '이직'을 자주 했기 때문이다. 계속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예상치 못했던 상황 속에서 안정을 찾으려 했던 노력들. 이런 것들이 지금의 디자이너 승띵을 만들었다. 그렇게 나는, 네 번째 회사를 '잘' 다니고 있다.


 네 번째 회사요? 음... 1년 반은 다녀봐야죠. (찡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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