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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장복 Sep 10. 2022

사람들

류장복 27번째 개인전


사람들. 내가 그리는 사람들은.. 그리운, 쉽사리 잊히기 어려운 그리운 사람들이다. '너'에 대한 기억이 작용하지만 엄밀히 '너'를 보는 '나'를 그린다. 그때 거기 여실한 그림 속의 나를 보게 된다... ...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렇겠지만 내 그림의 어느 구석이라도 기억나고말고다. 한 터치마다 기억이 생생하다. 그렇게 그림이 된다. 인물은 내가 되어 있기 십상이다... ...

각기 다른 인물화가 모두 나를 닮아 있을까. 내 눈에 내가 여럿이고 타인의 눈에 나도 여럿이다. 각기 다른 맥락 속에서 그때마다 나는 다르다... ...

가까이 본다. 눈코입이 제각각 살아서 동공을 향해 돌진해온다. 물러나서 본다. 그것들이, 움직거리는 그것들이 뭔가 가리킨다. 오래된 기억 속에서 심해의 먼지 같은 모래가 일듯이 뭔가 일어난다. 붓의 갈피가 잡힌다... ...

살갗을 더듬는다. 주름을 펴서 시각정보를 늘리거나 너머의 본체를 향해 표면을 중첩시킨다. 그림 바깥에서 일어난 사건이 개입하고 엉뚱한 이미지가 이어진다. <해장국집 사람들>에 연이어 <남해의 흐린 바다>가 튀어나온다... ...

해장국집과 남해 사이에 얼마나 많은 사연이 있을까. 나비의 날갯짓이 태풍이 된다지만 일상은 다분히 비인과적이다... ...

의식, 무의식에 부딪치는 세계 혹은 세계의 얼굴을 그때, 그 인물의 표정을 통해 흘낏이나마 엿보고자 한다. 2022.9.2 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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