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잘되어서 힘든사람을 돕고싶다
여느 밤처럼 독서실에서 나와 집으로 향하는 길이었다. 버스에서내려 무거운 짐을 들고 집으로 가는 지름길 건너편쯤에서, 어느 수레를 끄는 할머니가 내 앞을 지나간다
구십도로 굽은 몸에 바닥을 보며 쇠로된 빈 수레를 끌고 가시는 모습이
이유없이 눈물이 났다.
왜일까 그 모습이 숭고하고 슬프고 돕고싶은 마음이 들었을까?
짐이없는 빈 수레를 끌고 어둠이 짙은 가로수길 밑으로 할머니가 지나간다.
괜스레 누구랑 부딪칠까 할머니가 가는 길 앞에를 쳐다봤다. 한 무리의 남자들, 젊은것같은데 어떻게 피해주는지 내 지름길에 들어서도 왼편으로 고개를 젖혀 한참을 보다. 우루루 한편으로 몰리는 무리를 얼핏 보고 “잘 지나가셨겠지.” 생각하면서 발걸음을 옮긴다
그냥 그랬다. 이유없이 눈가가 뜨거워졌다
내가 오랜시간 힘든 시기를 겪으며 들었던 생각하나, “나보다 더 어려운사람들을 진심으로 도울거야.”
내가겪은 고민은 취업이었기에 취업후 어려움을 겪는 또래 사람들에게 조언과 정보를 주는게 나의 작지만 해야할 위시리스트였다.
거기에 하나 더 적는다
“배고프고 가난한 사람을 돕는것.”
아프고 힘들고 가난으로 고생하는 사람이 부디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그 빈수레를 끌고 늦은밤 어디론가 가는 할머니가 날 그렇게 만들었다.
오랜고민끝에 정리된 내 힘듦에 대한 대답은 그거였다. 어차피 내가 잘먹고 잘살고 싶어하는것에 뭐그리 힘들다해? 남을 위해 힘든것도 아니면서.
그래서 나에대한 고민으로 힘든 마음은 끝났었다
하나만 적혔던 잘되어야할 이유가 하나 더 늘었다.
“할머니, 제가 잘되어서 꼭 도와드릴게요. 아프지마세요. “
20201114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