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쓰면 안 팔린다고 했다. 그래서 인세가 8%든 10%든 중요하지 않다고 했다. 이 세상 그 어느 누구도 날 돕지 않는다고 했다. 배우자조차도 돕지 않는다 했다. 이거 쓰면 터질 것 같은데 그거 써도 세상은 조용하다고 했다. 에세이는 이름 있는 분들이 혹은 독특한 소재로 또는 필력과 글빨이 장난 아닐 때 쓰는거라고 했다. 이름은 있지만 무명씨에 가까우며 독특한 소재도 없고 솜씨도 턱없다.
브런치는 연습이다. 글쓰는 연습. 쓰다 보면 늘겠지 하는 마음으로 쓴다. 쓰다 보면 쓸만한 얘깃거리 좀 나오겠지 하면서. 그런데 너무 열받는 게 쓰다 보니 더 쓰고 싶고 쓸수록 더 잘 쓰고 싶다. 그런데 그게 잘 안되니 속에서 한번씩 부아가 치민다. 이렇게 끝낼 수는 없을 것 같다. 잔잔바리로 취미삼아 좋아서 쓰고 즐기며 쓰는 그런건 하고 싶지 않다.
"그냥 글 쓰는걸 좋아해요. 그런데 어느날 제 글을 보고 출판사에서 먼저 연락이 왔지 뭐예요."
이런 우연같은 성공이 일어날 만한 이유가 없다. 드라마 같은 스토리를 꿈꿀만큼 주제 파악을 못하지 않는다. 그래서 정성을 다하고 싶다. 기꺼이 수고하고 싶다. 애도 쓰고 노력도 하고 싶다. 싸이코 같이 씨익 웃으면서 피똥을 싸는 광기어린 긍정적 에너지와 끈기로 뭐라도 해내고 싶다. 그래서 생각했지. ㅈㄴ 오래 써야지. 끝까지 써야지.
두번째 글애미와 1년만에 줌으로 만났다. 강의를 듣는 내내 어우, 어우, 어우 했단다. 남편이 왜 그렇게 한숨을 푹푹 쉬었느냐 묻는다.
좌절이 아니다. 진짜가 되어가는 중이다. 나 이제 정말 내부자가 되었나 보다. 글 안에 내가 있다. 그리고 언젠가 내가 글을 품겠지.
사진출처 : 픽사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