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랑을 사랑이라, 고 하지 못하는 사람입니다. 한 번도 사랑이라는 감정을 말로 표현한 적이 없는, 어쩌면 참 불행하고 가여운 사람입니다. 말을 못 할 어떠한 이유가 있는 건 아닙니다. 다만, 사랑을 사랑이라 표현하는 게 어렵습니다. 내 고귀한 사랑을 주고 싶어 안달이면서도 말하지 못하는 건, 마치 선물을 예쁘게 포장해 두고도 전하지 못하는 것과 같다랄까요. 그래서 내 마음은 늘 말로 표현되지 못하고 글로써 그 형태를 드러냅니다. 그조차도 내 일기장에 기록되니 상대는 모릅니다. 내가 본인을 좋아하는지도, 어떤 마음으로 좋아하고 있는지도 말입니다.
내내 일기장에만 쓰다가 갑자기 왜 내 마음을 드러내고 싶어졌는지, 그 이유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드러낸다 한들 전하지 못하는 건 똑같습니다. 그가 내 글을 읽을 일도 없을뿐더러 내가 달라진 것도 아니니까요. 그래도 나는, 당신이라는 글감으로 정성스레 쓸 참입니다.말하지 못하니 쓰는 수밖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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