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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민희 Dec 14. 2023

비와 당신

마음속에 머금고 있는 당신이 내린다



#1

오늘은 겨울비가 내립니다. 평소에도 당신 생각이 불쑥 나곤 하는데, 비가 오면 당신은 유독 더 당신 생각이 납니다. 마치 우리 내내-, 함께 있는 것처럼요. 어쩌면 당신은, 내게 비와 같은 사람인 걸까요. 내 마음의 도착지가 당신이 되고부터는, 내리는 비에 마음을 입힙니다.





#2

우리 그냥 지나쳤을 수도 있었을까요. 애초에 모르는 사람처럼 지낼 수도 있었을까요. 아니면 그런 인연인 건데 나 혼자 놓지 못하고 끙끙-, 앓고 있는 걸까요. 말로써 전하지도 못하면서 말이에요.


#3

당신을 향한 내 마음이 하필이면 사랑입니다. 수많은 감정 중 하필이면 사랑입니다. 내리고 나면 끝인 비가 아닌, 처절하게 바닥을 향해 끊임 없이 내리꽂는 비 같은-, 마음으로 당신을 사랑합니다.


#4

마음속 머금고 있는 당신이 비와 함께 주룩주룩-, 내립니다. 이 비와 함께 내 마음속 가득 한 당신을 조금이나마 비워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사랑이 이렇게나 무겁고 촉촉하기만 한 감정은 아닐 텐데, 내게 사랑은 늘 이렇게 무겁기만 합니다. 때로는 그 무게가 버거워 눈물이 차오르기도 하고요. 언제쯤 나는 사랑이 주는 기쁨을 만끽하려나요. 당신을 통해 그 기쁨을 오롯이 느낀다면 또 얼마나 좋을까요.


#5

오늘도 나는 말하지 못해 씁니다.



* 사진: Unsplash의 무료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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