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국내 뉴스와 신문에 사우디 아라비아의 메카(Mecca)에서 거행된 하지 순례(Hajj Pilgrimage)가 소개되었고 순례객들 중 1,301명이 섭씨 50도가 넘는 고온을 견디지 못하고 사망을 했다고 전해졌습니다. 왜 전세계의 무슬림들은 이렇게 뜨거운 날씨인데도 불구하고 순례를 하는 것일까요? 지금부터 하지 순례의 기원과 역사, 무슬림에게 하지 순례는 어떤 의미 인지, 또 사회적·경제적 의미는 어떤지 알아보겠습니다.
하지(/h ɑːd ʒ/; 아랍어: حَجّ, Hadjj, Haj 또는 Haji라고도 함)는 이슬람교도들에게 가장 신성한 성지 도시인 사우디 아라비아의 메카로 향하는 매년 열리는 이슬람 성지순례다. 하지는 순례 여행을 수행할 수 있는 신체적 능력, 집을 비우는 동안 가족을 부양할 만한 재정적 능력이 있는 어떠한 성인이라도 그가 이슬람교도라면 일생에 적어도 반드시 한 번은 수행해야 하는 이슬람교도들의 종교적 의무 중 하나다.
<카바 신전에서 기도 중인 무슬림 순례자들> 자료출처: www.egyptindependent.com
하지는 이슬람 용어로 사우디 아라비아의 신성한 성지인 메카(Mecca)에 위치한 "알라(Allah)의 집"인 카바(Kaaba)를 순례하는 것이다. 하지 순례는 샤하다(Shahadah, 알라 이외에는 신이 없다고 믿는 신앙고백), 살라트(salat, 기도), 자카트(zakat, 자선), 사웜(sawm, 라마단 기간 동안 금식)과 함께 이슬람의 다섯 가지 기둥 중 하나다. 하지는 이슬람의 형제애가 과시되고 동료 이슬람교도들과의 연대와 신(알라)에 대한 복종이 이루어졌을 때 매년 행해지는 종교의식이다. 하지라는 단어는 "카바에 대한 성지순례"를 의미하는데, 이는 이슬람교도(무슬림)들이 그들의 모든 세속적인 죄들을 씻어내기 위해 경건하게 행하는 긴 순례여행이며, 이것은 사후에 행하는 외부적인 행위와 선의의 내부적인 행위를 모두 의미한다. 순례의 의식은 이슬람력(Hijri Calendar)의 마지막 달인 두 알히자(Dhu al-Hijjah)의 8일부터 12일 또는 13일까지 5일에서 6일에 걸쳐 행해진다. 이슬람력은 음력이고 이슬람력의 해가 그레고리력보다 1년 기준으로 약 11일 짧기 때문에 하지의 그레고리력 날짜는 해마다 바뀐다. AD 2023년(1444 AH), 두 알히자는 6월 19일부터 7월 18일까지다.
하지는 서기 7세기부터 이슬람의 예언자 무함마드의 삶과 연관되어 있지만, 이슬람 문헌에 언급된 메카 순례 의식은 아브라함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하지 기간 동안, 순례자들은 수백만 명의 이슬람교도들의 순례행렬에 합류하고, 그들은 동시에 하지 주간 동안 메카에 모이고 이슬람 이전의 일련의 의식(무함마드에 의해 변형되고 정형화됨)을 수행한다. 각각의 사람들은 꿰매지 않은 흰 옷 한 벌 (이흐람, Ihram)을 입고, 카바 (육면체 상자 모양의 건물과 이슬람교도들을 위한 기도 방향) 주변을 시계 반대 방향으로 7번 걸으며, 카바의 구석 벽에 놓인 검은 돌에 입을 맞추고, 사파(Safa)와 마르와(Marwah)의 언덕 사이를 7번씩 왔다 갔다 한 다음, 잠잠(Zamzam) 우물에서 샘물을 마시고, 아라파트(Arafat) 산의 평원으로 가서 하룻밤을 밤샘한 다음, 무즈달리파(Muzdalifa) 평원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악마에게 돌팔매질을 한다는 상징적 의미가 담긴 세 개의 기둥에 돌 던지기를 한다. 소를 제물로 바친 후 순례자들은 남자의 경우 머리를 깎거나 다듬고, 여성의 경우 머리카락의 끝을 다듬어야 한다. 이드 알 아드하(Eid al-Adha)의 4일간의 세계적인 축제의 기념식은 그 후에 진행된다.
무슬림들은 또한 일년 중 다른 시기에 움라 (Umrah)(아랍어로 عُمرَة), 또는 메카로의 "소순례"를 수행할 수도 있다. 그러나 움라로 하지순례를 대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이슬람교도들은 만약 그들이 할 수 있는 방법이나 수단이 있다면, 그들 인생의 어떤 다른 시점에 반드시 하지를 수행해야 할 의무는 여전히 남아있다.
2000년부터 2019년 사이의 공식 발표된 통계에 따르면, 한 해 평균 참석자 수는 약 227만 명이며, 이 중 약156만 명이 사우디 아라비아 밖에서 오고 약 70만 명이 현지인이다. 2012년은 약 320만 명으로 가장 많은 참석자 수를 기록했다. 2020년 6월, 하지를 전면 취소하지는 않지만, 사우디 아라비아 정부는 전 세계적인 COVID-19 대유행으로 인해 사우디 아라비아에 거주하는 "매우 제한된 수의" 순례자만 환영한다고 발표했다. 2021년에도 유사한 제한이 적용되었지만, 여성은 신뢰할 수 있는 그룹에 갈 경우 남성 보호자(mahram, 마흐람) 없이 참석할 수 있었다. (주: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여성은 마흐람의 승락이 없으면 여행을 갈 수 없고, 신분증이나 여권도 만들지 못하며, 선거를 위해 투표장에도 가지 못합니다. 그러나 현재는 정부가 강력하게 계몽과 단속을 하면서 여성 혼자 여권을 만들거나 여행을 갈 수 있으며 형식적인 것이긴 하지만 선거에 참여도 합니다.)
하지의 현재 형태는 무함마드에 의해 확립되었다. 하지만, 코란에 따르면 하지의 자세한 내용들은 아브라함의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슬람 전통에 따르면 아브라함은 신(알라)으로부터 아내 하자르(Hajar)와 아들 이스마엘(Ishmael)을 고대 메카의 사막에 홀로 남겨두라는 명령을 받았다. 이때 척박하고 매마른 사막 위에서 물을 찾기 위해 하자르는 필사적으로 사파(Safa)와 마르와(Marwah)의 두 언덕 사이를 일곱 번이나 왔다갔다 달리며 헤맸지만 아무 것도 찾지 못했다. 하자르가 절망한 채 이스마엘에게로 돌아와서 거의 포기하고 있었을 때, 그녀는 이스마엘이 발로 땅을 긁고 있는 것을 보았고 그의 발 아래로 분수처럼 물이 솟아나왔다. (주: 이 곳이 잠잠 우물의 기원이라 전해짐) 나중에 아브라함은 (이스마엘의 도움으로 ) 카바(Kaaba)를 짓고 사람들을 그곳으로 초대하여 순례를 하도록 하라는 알라의 명령을 받았다. 코란은 2장 (주: 바까라) 124절–127절과 22장 27–30절에 이러한 사건들을 언급하고 있다. 자마흐샤리(Zamakhshari, 중세시대 1144년 사망)의 해석에 따르면, 아브라함에 의해 카바 신전이 지어졌을 때 대천사 가브리엘이 검은 돌을 그곳에 놓기 위하여 천국에서부터 가져왔다고 전해진다.
‘무지의 시대 (자힐리야-Jahiliyya)’로 알려진 이슬람 이전의 아라비아에서 카바는 이교도의 우상들로 둘러싸이게 되었다. AD 630년, 무함마드는 자신의 추종자들을 이끌고 메디나에서 메카로 가서, 이교도 우상들을 모두 파괴하여 카바를 깨끗하게 한 다음, 카바라는 성소(聖所)를 알라(하나님)께 봉헌했다. AD 632년, 무함마드는 많은 수의 추종자들과 함께 처음이자 마지막 순례를 행했고, 하지의 의식에 대해 그들에게 가르침을 전달했다. 하지 순례가 이슬람의 다섯 기둥 중 하나가 된 것은 바로 이 때부터였다.
중세 시대 동안, 수만 명의 순례자들로 구성된 단체와 카라반들로 구성된 순례단들은 메카로 가기 위해 시리아, 이집트, 이라크의 큰 도시들에 모였다. 특히 맘루크 술탄국(Mamluk Sultanate)과 그 후계자인 오스만(Ottoman) 제국의 등장과 함께 하지 카라반들은 아미르 알 하지(amir al-hajj.)의 지휘를 받는 의사들을 동반한 군대에 의해 보호 및 호위되었다. 이것은 베두인(Bedouin) 강도나 자연적 위험으로부터 카라반을 보호하고 순례자들에게 필요한 물품들과 의료 서비스를 확실히 제공하기 위해 행해졌다. 이븐 주바이어(Ibn Jubayr)와 이븐 바투타(Ibn Battuta)와 같은 이슬람 여행자들은 중세 시대 하지 여행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기록했다. 카라반들은 아랍어로 ‘불을 밝힌 다르브 알하지(darb al-hajj)’로 불리는 잘 건설된 경로를 따라갔다. "순례의 길"은 보통 왕의 고속도로(King's Highway)와 같은 고대 경로를 따른다.
<이븐 바투타> 자료출처: Harîrî Schefer - BNF Ar5847 f.51 - 이븐 바투타 -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wikipedia.org)
(주: 이븐 바투타(아랍어: ابنبطوطة, Ibn Battuta, 1304년 2월 24일 ~ 1368년/1369년)는 중세 아랍의 여행가, 탐험가이자 유명한 여행기(리흘라, Rihla)의 저자이다. 이븐 바투타의 여행기는 당대 거의 대부분 이슬람 국가와 중국, 수마트라에 이르기까지 12만km에 달하는 광범위한 여정을 묘사한 것으로 문화 인류학적 가치가 크다. 자와할랄 네루는 《세계사 편력》에서 이븐 바투타를 역사상 가장 위대한 여행가 가운데 한 명으로 꼽았다. - 위키피디아 사전) == 두바이 여행 시 아부다비 고속도로를 달리다 보면 좌측에 이븐 바투타 쇼핑몰이 있습니다. 내부에는 각 지역별로 테마를 정하여 장식을 해 놓았는데 한 번쯤은 가볼만 합니다.
《참고: 꾸란 제2장 (바까라) 125절: 상기하라. 하나님은 그 집(카바)을 인류의 안식처 및 성역으로 만들었으니 기도를 드리기 위해 아브라함이 멈춘 그곳을 경배의 장소로 택하라. 또한 신전을 도는 사람과 엎드려 경배하는 자들을 위해 나의 집을 정화할 것을 아브라함과 이스마엘에게 명령하였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