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기서 멈췄다면 좋았을텐데...'
어떻게 하면 형사재판을 잘 받을 수 있을까?
가장 기본은
처음에도 올바르지 않은 방법을 선택해서
형사사건이 발생했는데,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혹을 떼어내려고)
또다시 올바르지 않은 방법을 선택했다가
새로운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새로운 혹을 붙이게 되는 경우가 많다.)
필자가 경험한 새로운 혹을 붙인 사례를 소개한다.
무죄를 주장하기 위해
증인에게 사실과 다르게 유리하게 증언해 달라고 부탁해서 증인이 거짓으로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증언(위증)했다.
피고인에게 유리한 증언이 나올 경우
검사의 집요한 추궁이 시작된다.
검사의 집요한 추궁으로
피고인이 위증을 교사했음이 밝혀졌다.
거짓 증언을 부탁한 피고인에게는 재판받는 범죄 이외에
위증 교사죄라는 새로운 범죄가 추가되었다.
재판받는 범죄를 무죄로 만들려다가
재판받는 범죄 이외에 위증교사죄로도 처벌을 받게 되었다.
피해자의 직원인 피고인이 수천만 원을 횡령해서 재판을 받는 도중에 피해자 명의의 합의서가 재판부에 제출되었다.
그 후 피해자의 처가 재판부에
‘피해자가 사망했고, 피해자는 사망 전에 합의서를 작성한 사실이 없음’을 알렸다.
알고 보니
피고인이 직원일 당시 갖고 있던 피해자의 신분증을 이용해 피해자 명의의 합의서를 위조해서
재판부에 제출한 것이었다.
피고인에게는 횡령죄 이외에
사문서위조 및 동행사죄라는 새로운 죄가 추가되었다.
합의서를 위조해서 집행유예의 선처를 받고자 했던 피고인은, 결국 오랜 기간 동안 수감생활을 해야 했다.
문제가 발생하면,
그 상황에서 도망치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피고인은 술을 마신 상태에서 운전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경찰이 음주단속을 하고 있었다.
피고인은 음주운전이 단속될 것이 두려워 도망쳤다.
경찰관은 도망가는 피고인의 차량을 붙잡고
창문을 두드리며 문을 열 것을 요구했다.
두려운 피고인은 속도를 올리며 도망갔다.
경찰관은 피고인의 차량을 쫓아갔고,
결국 피고인은 차량으로 경찰관을 충격해서
경찰관에게 상해를 가하게 되었다.
음주운전을 한 피고인이 음주단속에 순순히 응했다면
음주운전죄로만 처벌받았을 것이다.
하지만, 음주단속이 무서워 도망을 가다가 경찰관을 차량으로 충격해서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죄가 추가되었다.
음주운전은 사안에 따라 벌금형도 가능하지만,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죄는 징역형이나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되는 중죄이다.
결국 혹을 떼려다 더 무거운 혹을 붙인 꼴이 되었다.
형사재판을 받는 피고인이 합의서를 작성해 달라고 피해자를 찾아갔다.
그런데 피해자는 아직 피고인을 용서하지 못했기에
합의할 마음이 없었다.
피고인은 합의서를 제출해야 유리한 형량을 받을 수 있기에, 시도 때도 없이 피해자를 찾아가고 전화를 하는 방법으로 합의를 요구했다.
결국
피해자는 합의도 해주지 않았고,
피고인이 합의를 위해 자꾸 찾아온다면서
법원에 엄벌 탄원서까지 제출했다.
피해자의 엄벌 탄원서는 형량 가중 사유가 된다.
합의서를 제출하여 감형을 받고 싶었던 피고인은
무리한 합의시도로 인해 오히려 형량이 가중됐다.
혹을 떼려다 새로운 혹을 붙인 피고인들을 변론할 때면,
‘거기서 멈췄다면 좋았을 텐데’
라는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