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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창호 Aug 09. 2023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반찬 해줄게요."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가 있다는 건 아니다.

요즘 내게 "밥 잘 챙기라"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

누군가와 함께 밥을 먹는다는 건 대단한 일이다.

밥상 앞에 마주 앉으면, 그 사람이 보인다.

좋아하는 반찬, 먹는 습관은 그 사람을 드러낸다.

그래서 "같이 밥 먹자"는 엄청난 일이다.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는 없지만,

요즘 내게 반찬 해준다는 사람은 늘고 있다.

얼마 전부터 반찬 해주는 사람이 생겼다.

그 사람은 먼저 달걀 장조림을 해줬다.

그 사람이 해준 삶은 달걀 장조림

그 사람이 해준 반찬은 나도 만들 줄 안다.

장조림은 달걀을 삶고 까서 간장에 조린다.

소시지는 칼집을 내서 야채와 볶다, 스크램블과 섞는다.

매운 고추를 썰어 기름에 먼저 넣고 어묵을 마저 볶는다.

나는 비엔나소시지, 사각어묵 같은 걸 날로 먹는다.

그걸 본 그 사람이 소시지볶음, 어묵볶음을 해줬다.

귀찮아서 날로 먹는 게 아니라, 생맥주 같은 느낌이랄까.

그 사람이 해준 반찬에는 '정성' 한 숟갈이 담겼다.

달걀 스크램블을 곁들인 소시지볶음
매운 고추를 썰어 넣은 어묵볶음

그 사람은 반찬 잘해주는 동네 형이다.

바보형 그런 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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