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보육
월급없는 직업 (지난글)
5살까지 가정 보육해야지! 하는 생각은 1년 더 늘어 6살까지 첫 아이를 온전히 집에서 키우게 되었다. 그 사이 첫째가 4살 때 둘째가 태어났고, 둘째도 역시 가정보육을 선택했다.
나 어릴 적에만 해도 7살에 유치원에 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으나, 요즘 시대에는 조금 구닥다리 또는 너무 유난 떠는 엄마로 보일 수 있다.
나는 유난스러운 엄마도, 구닥다리 엄마도 아니다.
그냥 나와 아이가 서로 이야기 나누며 결정한 일이다.
큰 이유 없다. 아이를 더 잘 돌보기 위한 것도 아니고, 불안해서 기관에 안 보낸 것도 아니다.
가장 적절한 타이밍에 기관에 보내야겠다고 생각했을 뿐이다.
그렇게 내 육아에는
두 아이 8년 가정보육이라는 기록이 남았다.
첫째 혼자 4년 + 둘째와 함께 2년 + 둘째 혼자 2년 = 총 8년
누구는 지독하다는 말도 건네곤 했다.
그 사이 많은 시행착오와 인내로 왠만한 육아는 능숙해졌다.
엄마력 100%라고 자랑하고 싶다.
다 큰 애와 동생을 데리고 한낮에 돌아다니면 종종 질문을 받는다.
아이고 아파서 오늘 유치원에 못 갔구나.
유치원 안 가고 오늘 뭐하니?
얘 몇 살이에요?
대부분 아이들이 그 시간에는 어린이집, 유치원에서 놀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런 질문들을 종종 받는다. 어르신 들은 어린아이가 손주 같고 해서 관심을 많이 갖기도 한다.
여느 날과 같이
아침 먹고, 집에서 좀 놀다 보면 아이들은 밖에 놀러 나가자고 한다.
여기저기~ 자유롭게 놀러 다니는 날을 매일 반복했다.
점심 즈음 집으로 돌아오는 그날, 길에서 어떤 할머니를 만났다.
나에게 말을 건넸다.
"할머니: 아이고, 애가 아픈가? 오늘 유치원 안 갔나 보네~~"
"첫째: 아이가 나 보다 먼저 대답한다. 저 유치원 안 다녀요."
"할머니: 어머어머~ 다 큰애가 유치원에 왜 안가?"
"나: 네에~ 그렇게 되었네요."
쯧쯧쯧, 요즘은 나라에서 돈도 다 보태주던데... 딱해라~
아무 말 없이, 아이들과 집으로 향했다.
나는 졸지에 돈이 없어서 유치원을 못 보내는 엄마가 되었다.
-가정보육 이야기는 계속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