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마라이팅

by 하루에


우리 집에는 (거의) 항상 고구마가 있다.


[어느 날]

나: 엄마~! 뭐 먹을 거 있어?

엄마: 고구마 먹어~

나: 고구마 말고 맛있는 거~!

엄마: 난 고구마가 제일 맛있더라~!


[다른 날]

나: (냉장고를 열면서 혼잣말) 뭐 먹을 거 있나...?

엄마: 고구마 먹어~

나: 어제 먹었잖아...

엄마: 오늘 또 먹어도 얼~~~마나 맛있는데~!

나: 맛있긴 한데.. 엄만 맨날 고구마 먹으래...ㅜㅜ



이미지_ 모두 유튜브 @KBS Entertain


[또 다른 날]

나: 다녀왔습니다!

(현관문을 열자마자 고구마 찌는 냄새가 집 안에 그득하다.)

엄마: 고구마 쪄놨어~

나: 또?????

(솔직히 달큰하고 고소한 고구마 냄새가 좋긴 하네)

엄마: 어제 거 다 먹었잖아~ 그리고 고구마를 나보다 맛있게 찌는 사람 있으면 나와보라 그래~






[또 다른 어느 날]

밥을 먹고 좀 부족한 듯해서 식탁 위에 있던 고구마 하나를 집어 들었다.


엄마: 우리 딸이 밥 먹고 나서 고구마를 다 먹네~^^

(아주 해맑게 좋아하심)

나: 달달하니 맛은 있네...

(왜 들키고 싶지 않은 모습을 들킨 느낌이지?;;)

[내 생일 즈음]

얼마 전 내 생일에 엄마가 용돈을 꽤 많이 주셨다.
용돈도 두둑이 받았으니 평소에 엄마와 함께 꼭 가고 싶었던 H 호텔의 고급 레스토랑에 가서 기분을 내고 싶었다. 평소라면 비싼 곳은 무조건 싫다고 하셨을 텐데 내 생일을 핑계 삼아 꼭 가고 싶다고 했더니 엄마는 ‘마지못해' 그러자 하셨다.

(보소, 딸이 엄마를 좋은데 한 번 모시고 가려는데 이렇게 사정을 해야 하냐고요..?!!)


그런데...

예약하려고 레스토랑에 전화를 하니 이번 달 예약이 이미 꽉 찼다고 했다. ㅜㅜ

아쉬운 마음에 차선책을 찾으려 고민하고 있는데 엄마가 말씀하셨다.

엄마: 추운데 집에서 고구마나 먹자~^^

나: 엄마아~~~!!!



고구마 먹어~


집에서 엄마가 나에게 제일 많이 하시는 말 중 하나다.

이 정도면 '고구마라이팅' 아닌가유?!





#고구마라이팅

#엄마는고구마가그렇게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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