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오늘은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하루에 Mar 02. 2024

K-택시기사님의 마지막 외침


친척들이 모인 가족모임을 마치고 집으로 가기 위해 엄마와 택시를 탔다.

친척 어르신들, 사촌들과 연달아 작별인사를 하느라 택시를 미리 부르지 못해서 큰길 가에 정차되어 있던 택시에 승차했다.


요즘은 거의 택시 예약 앱을 이용해서 이렇게 거리에서 택시를 잡아 타는 게 무척 오랜만이었다.

택시를 예약하면 목적지를 미리 입력하므로 택시 기사님과 대화를 나눌 일이 (거의) 없다. 그런데 길에서 택시를 잡으면 최소한 목적지는 말씀드려야 한다.


엄마와 택시에 탑승해서 목적지를 말씀드린 순간부터 기사님의 기운이 심상치 않았다.

‘까불이 스타일이시네…!’

웃긴데 말이 많은 캐릭터. 배우 임현식 님이 떠오른다.


SBS 미우새


엄마와 대화를 하는데 기사님이 물으셨다.

“엄마예요?”

“네”

“언니 아니고요?“

(나 깜짝 놀람) 네…;;;

“어머님이 미인이시네요.”

“아유 멀요~ 말씀 감사합니다.“

(엄마는 좋아하시며 기사님에게 적극 반응해 주셨다.)


“기분 나빠하지 마세요. 따님도 미인이에요. 근데 어머님이 정말 고우시네요.“


엄마랑 대화를 이어나가려는데 세상 명랑하신 까불이 기사님이 계속 끼어드셨다. 워낙 입담이 좋으신 데다 충청도 사투리를 쓰셔서 더 웃긴 거 같았다.


엄마는 기사님의 한마디 한마디에 빵빵 터지셨고, 나는 애써 웃음을 절제했다. 웃으면 기사님이 말을 계속하실까 봐…;;

그리고 엄마를 지그시 꼬집으며 반응하지 마시라고 신호를 보냈다.


기사님은 나도 몰랐던 우리 동네의 맛집을 몇 군데 알려주시며 자세한 리뷰를 들려주셨다. 대화가 끊길라치면 우리에게 이런저런 질문을 하시며 대화인 듯 대화 아닌 강연 같은 대화를 이어가셨다.

질문도 답도 직접 하시는 스타일. ㅋㅋ

와… 어쩜 이렇게 쉴 새 없이 얘길 하시지…;;;


드디어 집 앞에 도착해서 감사하다고 인사를 드리며 내리려는데 기사님이 마지막으로 한마디 하셨다.


따님, 천상의 목소리예요오오오!



(갑자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기사님이 너무 재밌으시네~”

“그렇긴 한데… 엄마 난 이런 캐릭터 부담스럽…..”



#K-택시

#택시예약할걸ㅜ



매거진의 이전글 저 사람도 한잔해보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