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12월쯤이었던가 늘 남편과 나는 아이들이 조금이나마 어릴 때 타운하우스에서 살아보고 싶단 생각이 있던 중 그 생각을 읽기라도 한 듯 남편의 눈길을 사로잡은 한 인스타 광고에 이끌려 일요일 저녁 준비를 하던 중 네 식구는 모델 하우스에 갔고 그 자리에서 바로 덜컥 계약을 해 버렸다.
그러고 보면 집이라는 것은 액수가 크고 삶의 터전이라 고심을 해야 하는 게 맞지만 또 인연이라는 게 있나 보다. 아주 오래된 오늘이 마지막인 이 아파트도 그렇게 남대문시장에서 신발 한 켤레 사듯 금세 결정했던 걸 생각하면 말이다.
지금 집은 1977년에 준공한 아주 오래된 아파트로 집에 들어올 때 정말 터만 남기고 내부를 죄다 뜯어고쳤다. 대공사 인테리어를 하는 것치곤 둘째 임신 중이었던 나는 그렇게 많은 부분을 진두지휘 할 체력이 못돼 남편이 아는 인테리어 사장남 통해 톤키로 진행을 해 아쉬움이 있었다.
내일 입주하게 될 타운하우스는 새로 지어서 입주하는 거라 크게 손댈 데가 없고 아이들 개학일 전에 이사하기 위해 일정도 타이트했지만 다락방까지 4층 주택에 조그마한 테라스가 2개 있다 보니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인테리어에 대한 고민이 많이 필요했다.
운 좋게도 인테리어 지식에 빠삭한 지인이 많이 도와주셔서 가구, 조명, 도배, 패브릭 등등 개별 브랜드를 다 알려주셨고 직접 발로 뛰는, 느리지만 하나씩 나의 취향대로 공간을 채워나가는 것이 얼마나 큰 기쁨인지를 느꼈다.
지난 한 달 정도 여기저기 뛰어다니며 느낀 것은 얼마나 국산 브랜드가 수입 브랜드 못지않게 디자인이 좋아졌는지 커튼의 경우 수입원단보다 국산 원단이 내 눈에는 더 이뻐 보이기도 했다. 그리고 인테리어라는 게 공사 견적이 천차만별이고 일반인이라면 그게 적정 수준인지 파악하기 어려운데 하우스텝이라는 곳은 벽지와 마루가 어울리는지 fitting room이 있고 줄지어선 벽지 중 맘에 드는 걸 고르면 본인 아파트 평수에 맞춰 견적을 그 자리에서 뽑아 카카오톡으로 전송해준다.
수건 한 장에도 브랜드 3~4개가 있어 눈이 휘둥그레졌는데 그중 인테리어에유용했던 엑기스를 꼽자면..
1. 오늘의 집
말이 필요 없는 곳. 벤처캐피털리스트 남편이 보기엔 다른 관점이지만 소비자인 내가 보기엔 인테리어 잡지 보듯 랜선 집들이가 가능하고 비스무리 아이템을 쇼핑 가능하게 해 줌. 단 퀄리티는 복불복으로 리뷰를 꼼꼼히 보고 구입할 것
2. 을지로 3가 조명, 가구거리
식탁의자와 테라스에 둘 테이블 의자 세트를 구매한 곳. 오프라인 공간 특성상 아이템을 매일 변경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어 실제로 보면 어떤 느낌인지 확인 후 조명은 메가룩스 오프라인 매장이 아닌 온라인에서 구입
3. 무브먼트랩
잭슨카멜레온을 포함한 다양한 퍼니처및 F&B 브랜드가 있고 최근 오픈한 한남점, 의왕점을 직접 가봤는데 너무나 멋진 건축물과 내부 공간에 매료되었다. 패브릭 모듈 소파가 눈에 쏙 들어와서 4인용 소파와 세라믹 상판의 식탁 구매 완료. 주문 후 제작으로 6주나 배송이 걸린다고 했는데 미리 주문해서 이사 주에 배송된다고 하니 성공적!
4. 하우스텝
위에서 간단히 언급했지만 인테리어 견적에 적정 수준을 이해할 수 있고 벽지와 마루 옵션을 다양하게 볼 수 있으며 기타 주방, 화장실 내부 공사 컨설팅을 받을 수 있다. 직원들이 매우 친절하며 훈훈(?)하다.
5. 기타
마켓비, 컬렉션비, 서울번드 그리고 무엇보다 없는 게 없는 쿠팡을 통해 자잘한 아이템들을 적절한 가격에 구입
내일 드디어 입주하면 또 급하게 정리하려 하지 말고 찬찬히 정리해 나가며 기록해 나가 보리라 다짐한다. 타운 하운스에서의 삶 두근두근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