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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년 역사의 인도 아쇼크 레일랜드

by Pavittra

인도 상업차량 2위,


인도 상업차량 시장에서 아쇼크 레일랜드를 모르는 사람은 없다. 최근 2025년 4분기 실적 발표에서 순이익이 38% 증가한 1,246억 루피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 분기 실적을 달성한 이 회사는, 인도에서 타타 모터스에 이어 2번째로 큰 상업차량 제조사이자, 세계에서 3번째로 큰 버스 제조업체로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여전히 생소한 이름일 것이다.


75년 역사의 거대한 여정

아쇼크 레일랜드의 역사는 194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인도 독립 직후, 펀자브 출신의 독립운동가였던 라군단 사란(Raghunandan Saran)이 네루 총리의 권유로 설립한 회사가 바로 아쇼크 모터스였다. 회사명은 창립자의 아들 아쇼크(Ashok)의 이름을 따서 지어졌다. 초기에는 영국 오스틴 자동차와 제휴하여 승용차 조립을 시작했지만, 창립자 사란은 인도 시장의 진짜 잠재력이 개인용 승용차가 아닌 트럭과 버스 같은 상업차량에 있다는 것을 빠르게 깨달았다. 1950년 회사는 영국 레일랜드와 7년간의 협약을 체결하여 레일랜드 트럭의 수입, 조립, 제조에 대한 독점권을 획득했다. 1955년 브리티시 레일랜드가 40% 지분을 인수하면서 회사명이 아쇼크 레일랜드로 변경되었다. 1967년에는 인도 최초의 더블데커 버스인 타이탄을 출시하며 버스 제조업에 본격 진출했다.


힌두자 그룹의 플래그십

현재 아쇼크 레일랜드를 소유하고 있는 힌두자 그룹의 인수는 1987년에 이루어졌다. 비거주 인도인(NRI) 기업집단인 힌두자 그룹이 로버 그룹의 지분을 인수하고 이탈리아 피아트 그룹의 이베코를 파트너로 영입하면서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 2007년 힌두자 그룹은 이베코의 지분까지 매입하여 현재 51%의 지배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딜립 힌두자의 아들인 디라즈 힌두자가 현재 회장을 맡고 있으며, 이 회사는 힌두자 그룹의 플래그십 기업이다.


최근 실적과 성장 동력

2025년 회계연도 4분기 실적은 그야말로 압도적이었다. 연결 기준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2.4% 증가한 1,130억 루피를 기록했으며, 매출은 8.5% 증가한 14,696억 루피에 달했다. 전체 회계연도 기준으로는 순이익이 24.8% 증가한 3,101억 루피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EBITDA 마진이 15.04%까지 확대되었다는 점인데, 이는 회사가 추진해온 프리미엄화 전략이 성공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런 우수한 실적을 바탕으로 이사회는 1:1 보너스 주식 발행을 승인했다. 2011년 이후 14년 만의 보너스 주식 발행으로, 주주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다. 또한 회계연도 중 두 차례에 걸쳐 총 6.25루피의 배당금을 지급했다.


방위산업과 미래 성장 동력

아쇼크 레일랜드의 또 다른 성장 동력은 방위산업 부문이다. 최근 인도 육군으로부터 700억 루피 규모의 다중 계약을 수주했다고 발표했다. 스탤리온 4x4, 6x6 트럭, 단축 버스, 이동 시스템 운반 플랫폼 등 다양한 차량을 공급할 예정이다. 회사는 인도 육군 물류 차량의 최대 공급업체로서 아트마니르바르 바라트(자립 인도) 정책에 부합하는 토착 방위 솔루션 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전기차 부문에서도 주목할 만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016년 인도 최초의 토착 전기 버스인 서킷(Circuit)을 출시했으며, 한 번 충전으로 120km 주행이 가능하다. 2025년에는 우타르 프라데시주에 전기 상업차량 제조 공장을 가동할 예정이며, 초기에는 연간 2,500대, 향후 10년 내에는 연간 5,000대까지 생산 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다.


글로벌 네트워크와 기술력

아쇼크 레일랜드는 현재 50개국에 진출해 있으며, 인도 국내 7개, 영국 리즈 1개, UAE 라스 알 카이마 1개 등 총 9개의 제조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52,863개의 접점을 가진 방대한 서비스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주요 고속도로마다 75km마다 서비스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4시간 내 현장 도착, 48시간 내 수리 완료라는 '아쇼크 레일랜드 퀵 리스폰스' 약속을 지키고 있다. 기술 혁신 면에서도 선도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일본 외 지역에서는 최초로 데밍상을 수상한 트럭 및 버스 제조업체이며, 2016년 판트나가르 공장, 2017년 호수르 제2공장이 각각 데밍상을 받았다. 또한 BS-IV 배출 기준을 충족하는 상업차량 엔진에 대한 OBD-II 인증을 받은 인도 최초의 상업차량 제조업체이기도 하다.


향후 전망과 과제

회사는 2026 회계연도에 약 1,000억 루피의 설비투자를 계획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셰누 아가르왈 CEO는 "우리는 현재 4,242억 루피의 순현금 잉여를 보유하고 있어 제품 기술과 애프터서비스에 공격적인 투자를 할 수 있는 더 나은 재정 상황에 있다"고 말했다. 2026년 상업차량 업계 전망에 대해서는 중간 한 자릿수 성장을 예상한다고 밝혔다. 정부의 경제성장 촉진 정책과 인도중앙은행의 금리 인하 정책이 업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아쇼크 레일랜드는 75년의 역사를 가진 인도 상업차량 업계의 거인이다. 최근 실적 호조와 보너스 주식 발행, 방위산업 수주 확대 등은 회사의 견고한 성장 기반을 보여준다. 전기차 전환과 디지털 기술 도입을 통한 미래 준비도 착실히 진행하고 있다. 인도 경제가 지속 성장하는 가운데 물류와 대중교통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어, 아쇼크 레일랜드의 미래는 밝아 보인다. 한국 투자자들에게도 인도 내수 성장과 인프라 확충 테마에 관심이 있다면 주목해볼 만한 기업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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