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가기로 결정을 했으니, 꾸물될 필요는 없었다. 주재원 조건을 가족동반에서 단신부임으로 전환하기 위해 회사에 연락을 했다. 회사에서는 이렇게 빨리 가족들이 들어가냐며 걱정하였고, 어떤 분은 위로해주기도 하였다. 단기간에 주재원 조건을 바꾸는 것에 대해 회사에서 불편한 내색을 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다행이 그런 부분은 없었다.
코로나 시절이었으나, 한국과 인도간 정기선은 없었다. 전세기를 물어물어 가장 빠른 일정을 찾아 예약했다. 한국에 가기로 하고 비행기표도 예약하였으니, 급한건 마무리가 된거 같았다. 이제 마음 정리와 한국에 가서 잘 살기를 바라길 기도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한국에 가면 장모님도 계시고, 동생 내외도 있으니 훨씬 낫겠다 싶었다.
한국에는 당장 지낼 집이 없어 고민이 많았다. 예전에 살던 집은 전세를 주고 나와서 다시 들어갈 수는 없어 일단 장모님댁에 몇일 신세를 지어야했다. 전세를 다시 구해야 했는데, 문제는 가구나 생활용품, 전자기기였다. 인도에 모든 살림살이를 보내두어서 다시 한국으로 가져와야 했는데 시간이 걸렸다. 그렇다고 모두 다 다시 살수는 없었다. 고민고민하여 엄마집 근처에 도시형 생활주택이라는 조그마한 오피스텔을 월세로 계약했다. 월세는 월세대로 비싼데 방은 방대로 좁은 말그대로 가성비 나오지 않는 집이었다.
그래도 별수 있는가? 힘들지만 당분간은 살아야지. 아내와 아이들은 인도를 떠나 오피스텔에서 다시 월세살이를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