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한 나의 응원
가을이 다가왔습니다. 나에게는 아직 가을은 추석을 같이 생각하게 합니다.
풍요롭다~. 이런 말은 그럴 수도 있겠지요. 벌써 14년이 넘어가는 나의 결혼생활에서 아내들이 느끼는 부담스러움 그리고 허무함이 있네요.
작년도 그러하였지만 올해도 코로나와 함께하는 삶 속에서도 시어머니를 뵈러 다녀오고 나면 나의 마음은 구멍이 생깁니다. 날이 더할수록 어린아이 같은 어머니의 모습에 측은함과 부담감을 느낍니다. 혼자되신 지 벌써 30여 년에 가까이 되시고 형제들 중 누구보다도 막내아들이 맏아들의 역할까지 해와서인지 나는 맏며느리인 듯 아닌듯합니다. 남편의 고향에 어머니께 다녀오면 왜 다른 형제들은 안 하는데 모든 짊을 져야 하는지~ 나에겐 모진 말을 잘하는 사람이 어머니에게는 좋은 말만 하는 모습을 보며 복잡한 마음을 느낍니다. 이제 나도 50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었지만 아직도 어린 나의 아이와 나날이 어린아이가 돼가시는 어머니를 보며 왠지 묵직한 슬픔이 밀려왔습니다.
오늘은 더 묵직하고 갈 곳이 없는 나를 느꼈습니다. 그리고 선우 정아님의 도망가자라는 노래를 들었습니다. 그리운 맘이 드네요. 나에게는 정말 친구라고 할 사람이 없네요. 명문이라는 중학교로의 전학부터 나의 혼자인 삶이 시작되었습니다. 더러 친구라고 할 수 있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나에겐 아직 내가 보살펴야 하는 아이와 그리고 남편 그리고 보살핌이 필요하신 시어머니께서 계십니다. 답답한 마음과 슬픔은 떨치기로 했습니다. 이런 생각 또한 하루하루의 생활고에 있는 다른 이들에겐 사치라 하겠지요. 남편은 자신의 짊을 나에게 주려합니다. 말하지 않아도 아는데 집에 있는 게 편한 일로 보이나 봅니다. 코로나는 전업주부에게 전담 육아와 삼시 세 끼의 일을 주었습니다. 새벽 5시 하루를 시작해서 마무리까지 저녁 10시에서 11시가 됩니다. 새벽엔 남편의 도시락을 준비합니다. 살길에 대한 짊을 위해 짬짬이 자격증 공부를 합니다. 출산 전 일했던 일에 자격증이 있지만 낼모레 50이 될 나에게 일이 주어질지 또한 아직은 전업주부의 일이 많기에 아이를 두고 다시 그 길로 갈 자신이 없기도 합니다. 나의 한주와 하루는 퇴근이 거의 없습니다. 물론 이렇게 사는 것조차 호사라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겠지요. 그래서 각자의 무게에 힘들어하면서 살아가는 게 우리네 삶인가 봅니다.
이런 생각에서 헤어 나오려면 노동이 최고의 약이겠지요. 바라던 바다에서의 노래를 들어봅니다. 오랜만에 글을 써보기로 했습니다. 할 일들은 잠시 미루고 오늘은 나에게 힘이 되고 괜찮아~하며 나의 곁에 나 자신이 친구가 되기로 했습니다.
당연해, 내가 너의 곁에 있을게!
아직은 나에게는 보살핌이 필요한 사람들, 나를 사랑해주는 아이가 있습니다. 남편은 같이 하는 사람이고 그 또한 자식으로서 자신의 어머니가 아이처럼 보살핌이 필요하시니 더 애달파하며 상대적으론 저에게 기대고 싶어서 짊을 지워주는 거겠죠. 나는 벌써도 무거운데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