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참여자는 자신이 가진 손상과 차이에 대한 혐오를 드러내는 미묘한 징후들을 견디면서 살 아왔다. 어린 시절에는 보조기를 입은 그녀를 이상한 모습으로 쳐다보는 사람들의 시선을 견뎌야 했고, 다른 외모로 인한 학교 친구들의 놀림을 받아야만 했다. 이러한 과정에서 그녀는 자신의 ‘정 상적’이지 않은 신체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를 갖게 되었다. 자신의 몸에 대한 수치심은 그녀를 심 리적으로 위축되게 만들었다. 그리고 사람들과의 관계에 적극적이지 못하게 만들었으며, 김수현을 사회적으로 외롭게 만들었다.
나는 가끔 가족들과 함께 일본에 온천여행을 가거나, 괌에 수영하러 간다. 한국에도 좋은 곳이 많지만, 그건 어떤 한 사건 때문이다. 가족들이 모두 리조트에 놀러갔다가, 마사지를 받으러 갔다. 처음으로 내 등을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었다. 마사지해주시는 아주머니는 내 엄마에게 이 아이보다 더 심한 사람도 온다고 말했다. 엄마는 그냥 네 라고 대답하고 지나갔다. 나는 사람들이 보기에도 내 등이 정말 심한가 보다 생각했었 다.
내 가족은 여행을 자주 같이 다닌다. 그러다 보면, 샤워를 같이하기도 하는데, 나는 언니와 여동생에게도 내 등을 보여준 적이 없다. 내가 욕조에 물을 받아놓고 일어나지 않고, 언니는 서서 샤워하곤 한다. 가족들에게는 창피하기보다는, 언니와 동생이 흉측 한 내 등을 보고 너무 깜짝 놀라서 무서워 할 것 같아서이다.
다리 수술과 발목 수술을 하고 나서 나는 그 흉터가 아물어서 희미해질 때까지 그 자리를 제대로 본 적이 없다. 오히려, 아침마다 엄마가 내가 일어나기 전에 흉터가 보이지 않도록, 손수건으로 묶어주거나 큰 반창고를 사서 덮어주었다.
나는 아직까지도 수술한 흉터가 있는 흉한 내 다리, 이상한 모양의 내 발가락, 울퉁 불퉁한 내 등을 보려면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다. 크게 마음을 먹고, 심호흡을 하고, 거 울에 비친 내 등을 보면, 그렇게 심하지 않으네. 라는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준비가 되지 않았을 쳐다보지 않는다. 내 등을 꼭 보지 않아도, 항상 뭐가 나와 있는 듯한 느낌이 계속 든다. 그 느낌은 나를 자꾸 움츠러들게 만든다. 어느 날 그 느낌이 강하게 오면, 갑자기 울적해지고, 아무도 만나고 싶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