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마주해야 하는 상처

김수현은 자신을 받아들이고 나서부터, 모든 상황이 ‘마법’같이 좋아진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성인이 된 그녀는 앞으로 조심하고 살아간다면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지 않다. 하지만, 질병으로 인한 통증은 지속되고 있다. 이것은 사회생활을 하는 그녀를 육체적으로, 심리적으로 힘들게 만든 다고 한다. 학교를 졸업하고 나서는 내    몸의 상처를 내    머릿속에서 잊게 해줄    만큼    몰입할 만한 것을 찾지 못했다. 그리고 통증이 심해지고 나서는 매일 매일 나의 질병만 생각났 다. 계속되는 그 시간이 너무 고통스러웠고, 살아가야 할 이유가 없는 것 같았다. 나는어릴 때부터 약을 많이 먹었고, 약 기운이 돌고 있는 내 몸의 상태를 좋아하지 않는 다. 그래서 또 다른 약을 먹고 싶지 않았다. 내 상태는 누가 봐도 너무 심각해졌다. 나는 내가 가진 우울증이 약을 먹고 뚝딱    해결될    만큼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연구참여자가 상처와 마주하는 노력은 자신이 가진 질병의 이름에 대해 알고 공부하는 것부터 시작하여, 장애와 관련해서 글을 쓰는 지적인 활동에까지 이르고 있다. 그리고 현재는 질병, 장애, 통증을 가지고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그녀는 수술적 치료와 같은 과학적으 로 몸을 통제하려는 범위를 넘어서, 대체의학으로 자신의 마음과 몸을 치유하며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주위 사람들에게 권유받은 심리적 상담에는 양가적인 입장을 보이며, 누군가에게는 필요하 다고 생각하지만, 자신에게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 그것은 그녀가 사회와 의료 안에서 살아가면서 경험한 비장애인들이 가지고 있는 장애에 관한 몰이해와 의료진들이 가지고 있는 인간에 대한 무 지에 두려움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다음은 그녀가 일기장에 적어둔 몇 개의 메모이다.


언니가 미국에서 전화했다.

그리고 상담받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유명한 의사를 소개해 주었다.

가고 싶지 않은 마음과 혹시나 하는 마음이 든다.

행복하게만 자라온   그런   사람들이

감히 내   삶의 무게를 이해나 할 수 있을까?

나는 왠지 모르게 너무   슬퍼서 한동안   집에만 있었다.

아빠가 편지를 써주셨다.

사랑하는 딸   수현에게

부자에다가 창작능력까지 갖추고 있어서

궤테는 찬란한 삶의 연속같이 보였으나,

정작 자신은 행복의 순간을 다 모은다 해도

5분이 채   못 되었다고 말하였다.

하는 일에 만족하고 매사에 기쁨을 느끼도록 노력해 보아라.

즐거워   흐뭇해하는 행복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아빠가

작가의 이전글 고통스럽게 숨겨야 하는 것 2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