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듦

by 가을에 선 봄

아이가 풀어헤친 밥알 알알이 고춧가루 장조림 가닥이 묻었다

군말 없이 그러모아 한 공기 싹 비운 말미에

엄마의 쿰쿰하던 손 끝. 콧구멍과 인중 사이로 온다


엄마 손에선 지린내가 나 킁킁댔던 작은 경멸에도

우악스러운 손가락은 싱크대 음식물 거름망을 헤집어 댔다

오늘 어제 내일도 거름망을 들고 털고 긁는 내 손


왜 하필 삼복더위에 돌아가셨을까

할아버지 상여를 쏘아보던 대낮에

엄마는 숨 넘어갈 듯 울었다


액자에 소리 없이 앉은 엄마의 이마

퀭한 눈 패인 광대를 샅샅이 훑는다

거름망에서 나온 비린 손을 씻고 아이의 옷을 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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