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일어나야 하는 부담감 때문에잠이 들기전에 알람을 다시설정했다. 다행스럽게도 잠은 쉽게 들었고 막상 잠들고 눈을 뜨니까알람이 울리기 한 시간 전이었다. 억지로 세수하고 책상에 앉아서 글을 쓰려고 마음을 다졌다. 연재하는 글을 쓸지 아니면 지난 여행을 되새기며 밀린 연재 글을 쓸지 고민하다가 막연하게 드는 생각과 감정을 남기기로 했다.
생각해 보니 일기를 멈춘 지 한 달 이상 지났다. 기록하는 습관을 들여서 글쓰기에 보태자며 한 때 꾸준하게 썼는데,바쁜일핑계로느슨해졌고어느새 한 달이나 멈춘 것을 보면천생 게으르고 나태한 본성은 숨길 수 없는 듯하다. 주변에는 하루에도 몇 편씩 글을 쓰고 각자 틀에 맞춰서 성실하게 살아가던데, 나는 여전히 그러하지 못한다.
성실하게 매일을 사는 사람들을 쫓으려고 노력했지만, 매번 흐트러진 자신을 발견한다. 루틴은 무너지고 다짐이나 결심은 무뎌지며변질된 상황을 목도한다. 그나마다행인 점은 흐트러진 자신을발견한다는 것이다. 그러곤 다시 시작하려는 의지까지 스멀스멀 올라온다. 덕분에 너부러진 육신을 일으켜 책상에 앉히고 새롭게 해야 할 일을 고민한다. 자기반성을하고 다시 시작하기 위한 연결고리까지 여러 개 걸어두는 것을 보면 감성보다는 이성을 우선하는가 보다.
며칠 또는 몇 시간 동안 새로운 다짐과 시스템을 구축하면 다시 눕지 못하도록 드러누웠던 자리도정리한다.그러곤 걸어야 할 방향을 바라본다. 숨을 크게 한 번 들여 마시고 난 뒤 오른발이건 왼발이건 상관없이 새롭게 가야 할 방향으로 발을 뻗는다. 몇 걸음 걷지 않고멈추거나 발목이 아파서 다시 주저앉을지도 모르지만, 어찌 되었건 간에 가던 길을 따라 천천히 걷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