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플과 응원, 또 그 사이 어떤 것
처음 유방암 진단을 받았을 때보다 수술 후 병기가 0기에서 1기로 바꼈을 때가 더 고통스러웠다. 수술만 하면 됐던 0기에서 1기로 변경되자 치료 과정이 완전히 달라졌기 때문이다. 내 암은 삼중양성으로 항암치료, 호르몬치료, 표적치료를 모두 해야됐다. 갑작스러운 병기 변화로인해 다잡고 있던 마음엔 대지진이 일어났고, 크나큰 선택에 기로에 섰다.
그리고 나는 결정했다.
의학적 치료 없이 치유해 보겠다고.
사실 두려웠다. 그래서 시작했다. 내 치유 과정을 기록하기로.
유튜브를 시작했다. 뭐 유명 인플루언서가 되어 돈을 벌고 싶다는 마음보단 적어도 5년은 지속할 이 치유 과정을 기록하고 싶었다. 그래야만 내가 뭔가를 하고 있다는 안심이 들것같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악플도 달렸다.
초기이면 할 수 있는 치료도 많은데 왜 의사 말을 듣지 않냐는 말. 수술도 받아놓고 왜 자연치유 한다고 말하냐는 말.
아마 희귀암 혹은 말기 암 환자라면 당연히 치료 방법이 있다는 것만으로 초기 환자인 내가 복에 겨운 소리를 한다고 생각했을지 모른다. 어쩌면 나의 자의적인 선택이 오만하다고 느꼈을 것이다. 나도 이 점이 항상 조심스러웠고, 누군가 상처 받지 않을까 걱정되는 부분이었다.
왜 유튜브를 시작해서 얼굴도 모르는 사람한테 자연치유에 대한 내 결정에 훈수를 들어야 하나 후회되기도 했다.
그러나 자연치유를 한다고 말하자 응원 받는 일들이 훨씬 많았다.
구독자 몇 백명밖에 되지 않는 작디작은 채널이지만 사람들은 내 영상에 응원 댓글을 남겼다.
내 보잘 것없는 영상이 누군가에게는 위로가 혹은 응원이 되었다는 것이 기뻤다.
유튜브와 블로그에 유방암 자연치유 관련한 질문들이 빈번히 온다. 전문가가 아니므로 조언하는 일은 매우 조심스럽고 절대 권유하지 않는다. 단지 비슷한 고민을 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결과를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좀 더 부지런을 떨게 된다.
식단과 운동이 조금씩 해이해질 때마다 내가 좋은 결과가 있어야 많은 사람들이 힘을 얻는다는 걸 기억한다.
왜냐하면 정기검진 결과를 매번 업로드하는데 이 내용을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예전 유퀴즈에 나온 배우 김우빈의 주치의가 했던 말이 떠오른다. 병원에서는 완치된 김우빈의 사진만 올려놔도 환자에겐 큰 희망과 위로가 된다고.
나도 이만큼 건강해져 말하고 싶다. 역시 자연이 답이었다고.
오늘도 산에 간다.
https://youtu.be/goLMJ0foXLU?si=FkrENZW8ByBzeW5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