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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삼삼한 수의사 Mar 12. 2024

[수의사가 보는 동물 캐릭터] 토끼 미피






 선생님들 안녕하세요, 삼삼한 수의사입니다. 이번에는 토끼 캐릭터 중에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캐릭터를 분석하고자 하는데요. 바로 미피입니다. 솔직히 그림체를 보고 당연히 일본에서 만든 캐릭터겠거니 생각하고 있었는데요. 그런데 의외로 미피는 네덜란드에서 만들어진 캐릭터라고 합니다. 네덜란드 작가인 딕 브루너라는 사람이 만든 아동 그림책 시리즈의 주인공 캐릭터입니다. 본명은 나인체(Nijntje)라고 하는데 konijntje라는 작은 토끼라는 단어에서 따왔다고 하네요. 그런데 다른 나라에서는 미피라고 소개가 되어 있는데 다른 나라에서 발음이 어려울 것 같아서 쉬운 미피로 발음한다고 합니다. 미피는 1955년에 첫 출간했으니 현재 2024년이니 69년이나 된 장수 캐릭터입니다. 미피는 특징적으로 입에 X 표시가 있는 것이 특징인데요. 이와 관련하여 괴담이 있을 정도인데요. 과연 미피는 어떤 특징을 가진 토끼일까요?





미피 괴담 : 미피 입을 벌리면 정말 이럴까?









미피는 눈덧신토끼일 것이다.





 미피는 흰색의 털을 가졌고, 미피가 사는 곳에는 눈도 내리는 것으로 보아 다소 기온이 높지는 않은 곳으로 보이는데요. 그런데 겨울에도 옷 한 벌로도 잘 돌아다니는 것으로 보아 추위에도 강한 것으로 보입니다. 흰색의 털을 가진 토끼는 무수하게 많습니다. 그런데 아주 곳에서도 잘 사는 토끼는 북극토끼, 눈덧신토끼 등으로 조금씩 줄어들 수 있는데요. 다만 북극토끼가 사는 곳은 러시아, 캐나다 북부의 아주 추운 고위도 지역인데 미피가 사는 곳은 그 정도의 추위를 가진 곳은 아니기 때문에 북극토끼는 아닐 것 같습니다. 눈덧신토끼는 미국 북부와 캐나다에서 서식하는데 이정도라면 적당할 것으로 보이네요. 또한 미피 주변에 있는 토끼가 갈색도 보이는데 눈덧신토끼는 계절에 따라서 회갈색을 보이기 때문에 눈덧신토끼가 그나마 비슷할 것으로 보입니다.



 눈덧신토끼는 알래스카를 포함한 미국 북부와 캐나다의 숲이나 늪지에서 서식하고 있으며 몸길이는 50cm에 무게는 1.5kg 정도 나가는 토끼입니다. 여름에는 눈이 많이 없으니 흰색의 털이 생존이 불리하므로 갈색으로 털갈이를 하며 겨울에는 흰색의 털을 가지는 것이 특징입니다. 그리고 겨울에 먹이가 부족할 경우에는 풀 대신에 동족의 사체를 먹기도 한다고 합니다.






미피 입에 있는 X 표는 코와 입이 합쳐진 부분일 것이다.





 미피는 입이 가장 큰 논란인데요. 미피의 입을 벌리면 괴물 같은 입이 있고 식인을 한다는 등의 루머가 있습니다. 물론 눈덧신토끼가 사체를 먹기도 하기 때문에 완전히 틀린 건 아니지만 말이죠. 그러나 미피에 대해서 잘 아시는 분은 이미 X자가 어떤 걸 의미하는지 아실 것 같습니다. 토끼의 코를 보시면 V자 모양으로 되어 있는 걸 보실 수 있고 토끼의 입은 ㅅ 모양으로 되어 있습니다. 작가는 이러한 점을 단순화시켜 X자로 만들어 놨는데요. 그래서 X에서 V는 코의 실루엣이고 ㅅ은 입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다른 토끼들의 경우 * 모양인데 제 생각에는 토끼의 수염을 형상화한 것이 아닐까 추측합니다.





토끼의 코와 입을 주목하시라!





미피가 입을 벌리면 이렇게 될 것이다.





미피는 위장을 위해 옷을 입고 있을 것이다.










 미피는 흰색의 털을 가지고 있습니다. 눈이 많은 겨울철에는 자신의 몸을 숨겨주지만 눈이 녹고 푸른 풀과 나무가 있는 곳에서는 포식자의 눈에 포착되기 쉽습니다. 그래서 눈덧신토끼는 여름철에는 갈색의 털로 털갈이를 하는 전략을 선택했는데요. 그런데 미피는 여름이던 겨울이던 털색이 똑같습니다. 이는 여름에는 포식자의 눈에 보이기 쉬우니 그만큼 생존에 불리하게 작용하게 될 수도 있죠. 그래서 미피가 선택한 방법은 옷을 입는 것인데요. 주변 환경과 맞춰 옷을 입게 되면 그만큼 위장(Camoflage)에 유리하기 때문에 생존율이 올라갈 수 있죠. 다행히 미피가 사는 곳에 미피를 위협할 만한 포식자는 보이지 않습니다만, 그래도 옷으로 위장을 하면서 약간의 위험 가능성도 대비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흰색은 적의 눈에 띄기 너무 쉬운 색이기 때문에 야생에서의 생존에 불리하다.



겨울철의 눈덧신토끼(좌)와 여름철의 눈덧신토끼(우)






미피네 가족은 소화기관이 굉장히 좋은 것으로 보인다.





 미피의 한 에피소드를 보면 미피 아빠의 생일을 위해 케이크를 준비하려고 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심지어 미피 아빠는 초코 케이크를 좋아하니 초코 케이크를 만들자고 하는 미피 엄마의 섬뜩한 말에 저는 놀라고 말았죠. 미피 아빠가 초코 케이크를 좋아하는 것도 놀라운데, 토끼에게 독이 될 수 있는 초코 케이크를 만들어주는 미피 엄마의 말까지... 섬뜩한 가정입니다. 어쨌거나 그나마 미피 아빠를 살릴(?) 미피의 실수 덕분에 초코 케이크를 만들지는 못하고 바닐라 아이스크림으로 대체하게 되었는데요. 바닐라가 토끼에게 엄청난 영향을 주는지는 정확하지는 않지만 아이스크림은 유제품인데요. 유제품이 토끼에게 초콜릿만큼이나 치명적이지는 않지만 유제품은 토끼에게 구토와 설사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토끼는 유당불내증이 있기 때문이죠. 그런데도 미피네 가족은 아이스크림을 먹고도 상당히 멀쩡했는데요. 어쩌면 유당을 분해하는 능력이 있다거나 아니면 먹은 아이스크림의 양이 적었거나 둘 중 하나일 것 같네요. 미피네 가족은 다른 토끼들과는 달리 유당을 분해할 수 있을 가능성이 있으며 소화기관도 튼튼한 것으로 보이네요. 



 참고로 토끼는 강아지나 고양이와 마찬가지로 초콜릿을 먹게 될 경우 매우 위험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토끼보다도 더 큰 크기를 가진 강아지나 고양이도 초콜릿을 먹으면 위험한데, 토끼는 더더욱 위험하겠죠. 초콜릿에 있는 카페인과 테오브로민이 토끼에게 빈맥, 구토, 설사, 심할 경우 경련 등을 일으킬 수 있으며 간에도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니 미피 아빠는 초코 케이크를 절대로 먹지 말아야겠네요.



미피의 실수로 초코 케이크 대신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먹게 된 미피네 가족, 미피의 실수는 미피의 가족을 살렸다.





마치며




 지금까지 미피에 대해 분석하였습니다. 미피는 눈덧신토끼일 것이며 미피 입에 있는 X 표는 코와 입일 것이며 미피는 위장을 위해서 옷을 입고 있을 것이며 미피네 가족은 유당불내증이 없고 소화기관이 튼튼한 것으로 보입니다. 눈덧신토끼는 현재 지구 온난화로 인해 많은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기온이 올라 이전보다 눈이 덜 내리는데 눈이 덜 내리니 주변 환경의 색깔이 흰색이 아닌 경우가 더 많다는 뜻이죠. 만약 여기에 적응하지 못하고 흰색으로만 되어 있는 눈덧신토끼가 있다면 잡아먹히기 쉽겠죠. 일부 개체는 갈색으로 조금씩 진화하고 있다고 하지만 그만큼 개체 수가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지구온난화를 막는 것은 사실상 어려워졌습니다. 다만 이러한 지구온난화를 늦추고 시간을 벌어야 후손들이 해결할 수 있겠죠. 환경에 대해서 조금씩 인지를 하면 좋을 것 같네요.



지구 온난화가 진행된다면 생존에 가장 유리한 친구는 중간에 갈색 친구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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