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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삼삼한 수의사 Mar 20. 2024

[수의사가 보는 동물 캐릭터] 산리오 한교동






 선생님들 안녕하세요, 삼삼한 수의사입니다. 얼마 전에 화이트데이였는데요. 사탕 받으셨나요? 혹은 선물해 주셨나요? 그런데 어떤 구독자분께서 화이트데이 때 어떤 캐릭터의 생일이라고 분석해달라고 하셨습니다. 바로 산리오 한교동인데요. 한교동은 포유류가 득세하고 있는 산리오에서 몇 안 되는, 어쩌면 유일한 반어류 캐릭터인데요. 생일은 3월 14일로 공교롭게도 물고기자리에다가 화이트데이더군요. 중국에서 태어난 반어인 캐릭터로 로맨티스트면서도 정의로우나 외로움을 많이 타는 성격을 가졌다고 합니다. 비록 한교동의 생일인 화이트데이는 지났지만 한교동의 생일에 제 글을 선물로 주고자 합니다. 과연 한교동은 어떤 특징을 가졌을까요?





3월 14일은 한교동의 생일.. 메모...









한교동은 큰입배스일 것이다.








 한교동이 어떤 어류인지 저도 정말 궁금했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눈을 씻고 찾아봐도 어떤 어류를 모티브로 했는지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근거 없이 단순히 외형만 보고 추측해야만 했습니다. 한교동은 몸통의 직경과 거의 비슷할 정도로 엄청나게 큰 입을 가졌습니다. 지느러미가 있으며 수염은 없습니다. 큰 입을 가진 물고기는 많은데 그중에서 메기도 있죠. 다만 메기는 수염이 있기 때문에 제외해도 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일본에 서식하면서 큰 입을 가진 물고기를 탐색하다가 한국에도 있는 큰입배스가 있더군요. 큰입배스 역시 엄청나게 큰 입을 가지고 있어서 한교동과 매우 잘 어울리며, 한교동은 어쩌면 큰입배스가 아닐까 추측합니다.



 큰입배스는 몸길이 30-60cm에 무게는 크면 4kg인데 플로리다배스의 경우는 70cm에 10kg까지 성장할 정도로 편차가 큽니다. 이름처럼 몸에 비해 입이 굉장히 크며 이 큰 입으로 먹이를 삼키는 것이 특징입니다. 본래 북아메리카가 원산지나 레저와 식용으로 여러 나라에 보급되었는데 특유의 번식력과 환경 적응력 때문에 현재는 세계 여러 곳에서 생태계 교란종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한국에도 쉽게 찾을 수 있으며 일본에도 존재하는데 일본에는 보다 큰 큰입배스가 서식하고 있으며 일본에서는 73cm에 10kg가 넘는 거대한 큰입배스가 잡혀 세계 신기록에 기록된 바 있습니다.





이거 보면 거의 기절할 듯




한교동 = 큰입배스





한교동은 폐호흡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교동의 만화를 보면 물속에서 일어나는 에피소드는 거의 없고 육지에서만 에피소드가 일어나더군요. 대부분의 물고기는 아가미 호흡을 하기 때문에 아가미에 물이 들어가지 않으면 물고기는 호흡을 하지 못해 죽습니다. 그런데 한교동을 옆에서 보면 아가미로 의심되는 부분은 없습니다. 그래서 한교동은 아가미 호흡을 하지 않는 것으로 보이며 해서도 안됩니다. 그 외에 호흡하는 방법으로는 피부 호흡과 폐 호흡이 있는데요. 피부 호흡을 통해 기체 교환을 하는 동물은 사람을 포함하여 굉장히 많으나 피부 호흡을 대부분으로 하는 동물은 대표적으로는 양서류가 있습니다. 다만 피부 호흡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선 적당량의 수분과 습도가 필요한데요. 한교동은 습도와는 관계없이 육지에서 잘 활동하는 것으로 보아 피부호흡의 비중은 적고 우리 사람처럼 폐호흡을 위주로 기체교환을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한교동, 아가미 없음, 폐호흡 함.









한교동의 먹성은 본래 포식성이 강해서다.





 앞서 큰입배스는 생태계 교란종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큰입배스는 환경 적응력이 뛰어나고 번식력이 뛰어나 개체 수가 빠르게 늘어나는 것에 더해 엄청난 식성을 가지고 있어서 이것저것 다 먹는다고 합니다. 작은 물고기는 물론 수서곤충, 갑각류, 개구리, 심지어 작은 쥐나 물뱀도 잡아먹는다고 하네요. 큰입배스는 새우를 굉장히 좋아한다고 하며 고립된 저수지에 큰입배스가 풀리기라도 한다면 새우는 거의 절멸 상태에 이를 정도라고 하네요.  워낙 먹성이 좋다 보니 큰입배스는 다른 물고기들에 비해 미끼에 더 잘 낚이는 편이라고 합니다. 한교동은 냉라멘, 새우, 전골요리를 좋아한다고 하는데요. 한교동이 새우를 좋아하는 걸 보니 정말로 큰입배스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한교동의 엄청난 먹성은 큰입배스의 식성 때문이 아닐까요?





새우와 전골을 좋아하는 한교동. 이는 큰입배스의 식성 때문일지도






한교동은 먹을 때 음식을 흘리고 먹을 수도 있다.








 큰입배스는 상어처럼 이빨이 발달되어 있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위턱에는 사포처럼 작은 이빨들이 촘촘하게 있고 뒤쪽에도 어금니처럼 이빨이 있습니다. 위턱에 존재하는 작은 이빨로 먹이를 고정하고 뒤에 있는 이빨을 통해서 먹이를 부드럽게 만들어 준다고 합니다. 





큰입배스 이빨




 단서가 부족하기는 하지만 한교동은 이러한 이빨이 잘 보이지 않습니다. 만약 한교동이 이빨이 없는 것이 맞다면 먹이를 고정할 수 없으니 먹이를 먹을 때 종종 먹이를 놓치는 일이 발생할 것 같습니다. 먹이를 놓치면 먹이가 달아날 수 있으니 한교동은 어쩔 수 없이 먹이를 삼키는 습관이 필요하겠군요. 다만 어떤 애니메이션에서는 이빨이 고르게 있는 모습도 보여서 확실한 이야기는 아닐 것 같습니다.





이빨이 발달되어 있지 않아서 밥을 흘리면서 먹을 수도 있다.




마치며





 지금까지 한교동에 대해 분석하였습니다. 한교동은 큰입배스일 것이며 아가미 호흡이 아닌 폐호흡을 하며 포식성이 강하여 이것저것 잘 먹는 것으로 보이며 음식을 흘리고 먹을 수도 있다는 것이 제 결론이었습니다. 한때 큰입배스는 한국의 생태계를 위협할 치명적인 외래종으로 여겨졌으나 현재는 조금씩 안정되고 있다고 합니다. (물론 지금도 위협적인 외래종이지만) 그나마 다행이라고 할까요? 그런데 인간에 의한 큰입배스 도입 때문에 멸종한 종도 있다고 하네요. 바로 과테말라의 아티틀란논병아리라고 합니다. 아티틀란논병아리는 과테말라의 아티틀란 호수에서만 서식한 조류인데요. 큰입배스가 도입되면서 아티틀란논병아리와 생존 경쟁이 일어났고 결국 그 경쟁에서 밀려난 개체들이 인간에 의해 서식지마저 파괴되자 결국 1989년에 멸종에 이르렀습니다. 인간에 의한 잘못된 생태계 도입이 한 종을 멸종에 이르게 할 수 있으니 잘못된 어류 방사는 정말로 조심해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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