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삼삼한 수의사 Sep 08. 2024

[수의사가 보는 동물 캐릭터] 산리오 쿠로미





 선생님들 안녕하세요, 삼삼한 수의사입니다. 오늘은 산리오를 대표하는 캐릭터를 하고자 합니다. 산리오 캐릭터 대상 순위를 하면 항상 상위권에 드는 캐릭터이자 오리지널 캐릭터인 마이멜로디의 안티 히어로이자 마이멜로디의 존재감을 어느새 지워버린 캐릭터 쿠로미입니다. 쿠로미는 2005년에 출시되어 '부탁해! 마이멜로디' 라는 애니메이션에서 마이멜로디의 안티 히어로로 등장한 캐릭터인데요. 워낙 인기가 많다 보니 이제는 독자적인 캐릭터로 대우받고 있으며 유독 한국에서 인기가 많은 편이라 한국 한정 2019, 2020, 2022년에는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가 많습니다. 실제로 프로필 사진에 마이멜로디보다는 쿠로미를 해놓는 분이 더 많으실 정도죠. 쿠로미를 지금까지 제가 분석하지 않은 이유는 마이멜로디와의 차이를 어디서 찾아야 할지 몰랐기 때문이죠.



 꽤 오래 쿠로미를 지켜본 결과 마침내 결과를 찾아냈습니다. 과연 쿠로미는 어떤 특징을 가진 동물일까요?




마이멜로디의 안티 히어로 쿠로미, 그러나 마이멜로디보다 더 존재감이 크다.








쿠로미는 블랑드오토일 것이다.







 쿠로미는 토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귀가 긴 걸 보니 사실 토끼로 보는 것이 가장 합리적일 것 같습니다. 또한 쿠로미는 마스카라처럼 속눈썹을 가지고 있습니다. 쿠로미 외형을 볼 때 마스카라처럼 눈 주변에 검은색 털이 있고 온몸이 흰 색인 토끼가 가장 어울릴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이에 부합하는 가장 대표적인 토끼가 드워프 오토인데요. 참고로 드워프 토끼는 왜소 유전자인 dw 발현에 의해 작아졌다고 알려져 있는데요. 그래서 드워프 오토는 성체가 되어도 2kg이 되지 않는 작은 토끼입니다. 그런데 이전에 제가 마이멜로디를 렉스 토끼로 추정한 바 있는데요. 렉스 토끼는 3.5kg 정도까지 나가는 토끼입니다. 쿠로미가 마이멜로디랑 비슷한 덩치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쿠로미가 드워프 오토가 되기에는 크기가 많이 차이가 납니다. 그래서 저는 쿠로미가 블랑드 오토로 보이는데요.



 블랑드 오토는 프랑스에서 만들어진 중간 크기의 집토끼입니다. 특징적으로 눈 주위에 마스카라처럼 보이는 검은색 무늬가 특징입니다. 무게는 3.5-5kg 정도 나가는데 블랑드 오토를 개량시켜 만든 소형의 토끼가 드워프 오토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쿠로미는 렉스 토끼와 비슷하면서도 눈 주변에 마스카라처럼 검은 무늬를 가진 블랑드 오토가 가장 어울립니다.








쿠로미


블랑드오토(Blanc de hotot)







쿠로미는 호흡기 쪽 면역력이 약한 것 같다.






 쿠로미는 보통은 분홍색 코를 가지지만 노란색 코를 가지는 경우도 종종 목격됩니다. 노란색 코를 가진다는 것은 비강(코 안쪽)에 감염이 있어서 노란 콧물이 나온다는 뜻인데요. 이런 노란 코가 쿠로미에게 종종 발견된다는 것은 호흡기 쪽 면역력이 상당히 약한 것으로 보입니다. 즉 심심하면 감기 걸리고 코감기 걸린다는 뜻이죠. 그 외에도 알러지성 비염이 지속되는 경우에도 노란색 콧물이 나타날 수 있으며 건조한 공기나 오염 물질에 노출되어도 코 자체의 염증으로 인해 노란 콧물이 나올 수 있습니다. 쿠로미는 종종 코감기 등으로 인해 노란 콧물이 나와 코 주변에 노랗게 변색이 되어 노란 코를 가지는 것으로 보입니다. 쿠로미는 감기 걸리지 않도록 평소에도 건강관리에 힘쓰는 것이 좋겠네요. 제가 감기약 처방해 드리겠습니다.



훌쩍거리는 건가?







쿠로미는 앞니가 발달하지 않아 부드러운 것 위주로만 먹는다.





 토끼들은 앞니가 굉장히 중요합니다. 큰 앞니는 토끼가 먹는 건초를 자르고 찢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하죠. 그래서 토끼의 앞니는 평생 자라며 토끼의 앞니가 식습관에 지대한 영향을 끼칩니다. 만약 앞니에 부정교합이 있으면 먹이를 씹을 때 통증이 있어 단단한 음식이나 질긴 음식을 먹으려고 하지 않죠. 그래서 이런 경우는 발치를 해주어야 합니다.



 쿠로미는 다른 토끼들에 비해 앞니가 크지 않습니다. 다른 치아들과 비교하여 앞니와 크기가 비슷하며 다소 치아가 고른 편이죠. 다른 토끼들에 비해 앞니의 기능이 떨어질 것으로 보여 질긴 건초는 잘 먹지 못할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쿠로미는 풀을 먹는 모습보다는 주먹밥과 같은 부드러운 음식 위주로 먹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앞니가 발달하지 못하여 부드러운 음식 위주로 먹는 쿠로미



토끼의 앞니









쿠로미는 간이 굉장히 튼튼하다.






 쿠로미가 좋아하는 음료는 커피라고 하더군요. 토끼가 커피를 먹으면 어떻게 될까요? 강아지나 고양이가 커피를 먹었을 때 나타나는 것과 비슷합니다. 사람이 아메리카노 10잔을 먹었을 때 일어나는 것과 비슷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심장이 빨리 뛰고 식은땀이 흐를 수 있으며 구토나 설사를 할 수 있죠. 심하면 신경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토끼 역시 심장이 빨리 뛰고 설사와 복통을 호소할 수 있습니다. 단 토끼는 구토를 하지 못하기 때문에 구토 증상이 없는데 오히려 이런 점 때문에 카페인이 더 오래 체내에 머무르게 되어 더 안 좋은 결과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물론 경련 증상도 유발할 수 있고요. 그런데 쿠로미는 사람들이 먹을만한 저 커피를 그냥 마십니다. 그것도 꾸준히 먹는 것으로 보이는데 저렇게 커피를 먹고도 별 탈 없는걸 보니 카페인을 분해하는 간의 기능이 매우 튼튼한 것으로 보입니다. 간에는 CYP450이라는 효소가 있는데 이 효소가 카페인을 분해하여 신장으로 배설하게 되며 카페인을 과도하게 장기간 섭취하게 되는 경우에는 간과 신장에 무리를 줄 수 있습니다. 비록 쿠로미가 커피를 먹고도 괜찮은 걸로 보이지만 가급적이면 커피는 끊는 것이 좋겠군요.


독약을 마시는 것과 다름이 없다.








마치며






 지금까지 쿠로미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쿠로미는 블랑드 오토라는 토끼일 것이며 호흡기 쪽의 면역력이 약하여 코감기에 자주 걸리는 것 같고 앞니가 발달하지 않아 부드러운 주먹밥 위주로 먹는 것이며 커피를 마셔도 멀쩡한 것으로 보아 간이 매우 튼튼한 것으로 보입니다. 쿠로미는 마이멜로디를 평소에 질투하고 있지만 진심은 마이멜로디와 친해지고 싶다고 하더군요. 과연 쿠로미는 마이멜로디와 다시 베스트 프렌드가 될 수 있을까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