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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r 예담 Jan 26. 2022

그 기억만 잊을 수 없는 이유

우리는 살아가면서 마음에 수많은 상처를 받습니다. 누군가 나에게 했던 말과 행동이 될 수도 있고, 이별, 해고, 사고처럼 어떠한 상황일 수도 있죠. 그리고 그 상처에서 벗어나 일상을 되찾기 위해 발버둥 칩니다.


발버둥 치는 방법 중 하나가 '무시하기'입니다. 상처받은 일을 완전히 없던 일로 치부하고 살아갑니다. 그렇게 하는 게 편하고 감정 소모도 없기 때문이죠.


계속 무시하다 보면 언젠간 잊힐 거라고 생각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상처를 받았던 순간보다 더 힘든 순간이 오기도 합니다. 우울에 빠지고, 오열하고, 무기력해지고, 그때의 충격이 생생하게 느껴져 일상생활이 힘들어집니다.



진한 색을 가진 기억


사람의 기억이 쉽게 잊히지 않는 이유는 기억과 감정이 복잡하게 얽혀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하는 경험들이 기억으로 남으려면 뇌 속의 '해마'라는 기관을 거쳐야 합니다. 해마는 경험에다 감정을 색칠하는 역할을 하죠.


강렬한 경험이라면 강렬한 감정이 들었을 것이고, 해마는 그 경험에 진한 색을 칠합니다. 그 기억은 아주 오랫동안 머릿속에 남아있습니다.


반대로 밋밋한 경험이라면 밋밋한 감정, 해마는 옅은 색을 칠하고, 기억은 금방 잊히죠. 그러니까 기억이 얼마나 선명한가는 그 당시에 감정이 얼마나 선명했는지에 따라 달라지는 겁니다.


그리고 상처를 받았을 당시의 기억·감정과 유사한 경험을 하게 되면 머리 안에 스파크가 일어나듯이 그때의 일이 생생하게 그려집니다. 즉, 기억을 무시해서 상처를 덮는 행위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죠.



상처와 마주 보기


상처받은 기억이 다시 떠오르는 건 당연하다는 말을 먼저 하고 싶습니다. 기억은 과거의 일이 왜 벌어졌는지를 잊지 않게 해 줌으로써 미래의 비슷한 일이 생기는 것을 피할 수 있게 도와주기 때문입니다.


이것을 알았다면 그때 느꼈던 감정을 계속해서 표현해야 합니다. 그 사람이 그런 말을 했을 때 내 생각이 어땠고 무슨 감정이 들었는지, 글, 그림, 말, 행동 등으로 내뱉어야 합니다.


'감정을 해소하는 게 도움돼요.'라는 단순한 말을 하고 싶은 게 아닙니다. 상처받았던 순간에서 든 생각과 감정을 눈앞에 표현하면, 자신이 얼마나 힘들었는지 알게 됩니다. 그걸 반드시 알아야 하는 게 중점입니다.


사람들은 자신의 상처를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 정도 힘든 건 아무것도 아니야. 남들도 다 이런 시련을 겪는다고.' 이게 아니라 '정말 힘들만했다. 어떻게 참았지?'라고 느껴야 합니다.


그리고 자기 자신을 위로하고 격려해줘야 합니다. 진심으로 스스로를 응원해준다면 상처받은 기억은 서서히 힘을 잃어갈 겁니다. 속에 있는 감정을 밖으로 계속해서 꺼내다 보면 감정의 힘은 약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여태까지 상처를 무시하는 버릇이 있었다면, 이제부턴 상처받은 자신을 포용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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