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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r 예담 Feb 16. 2022

정신과에 가기로 결심하기까지

보통 사람들이 언제 정신과나 심리상담을 찾는지 아시나요? 정말 힘들어서 견디기 힘들  찾습니다. 어떤 병이든 증세가 악화되기 전에 병원을 찾아야 하는  모두가 알고 있는데,  상태가 심각해지고 나서야 전문가를 찾을까요?


감기, 장염, 골절 등 대부분은 병은 자신이 조금 문제가 있다는 걸 눈치챌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마음의 병은 눈치채기 힘듭니다. 그래서 뒤늦게 약을 먹고 상담을 받는 것이죠.


그래서 사람들은 마음의 병이 갑작스럽게 생겼다고 생각하고, 평소에는 아무렇지 않았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눈치를 채지 못한 것뿐입니다. 왜 눈치를 채지 못할까요?



마음에 금이 가는 과정


친구나 애인이 나에게 상처를 줬던 말, 직장 상사의 불쾌한 행동, 부모님의 화, 사소한 것부터 큰 것까지 모두 우리의 마음에 균열을 냅니다.


균열이 났을 때 이를 알아차리고 조치를 취했으면 괜찮았겠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이를 무시하거나 자신만의 방식(술, 담배, 폭식, 쇼핑 등)으로 넘어갑니다. 사실 조치를 취하는 방법은 간단한데 말이죠.


감정을 표현하는 겁니다. 친구에게 속상했던 일을 털어놓고, 일기에 오늘 있었던 일을 적는 것 모두가 감정을 표현하는 일입니다. 그렇다면 이런 의문이 드실 겁니다.


"고작 감정을 표현하지 않는 게 우울증이나 공황장애 같은 일을 만든다고?"


맞습니다. 힘든 감정들이 해소되지 않고 계속 쌓이면 큰 화를 만듭니다. 감정을 표현하지 않았을 땐 크게 4가지 문제점이 생깁니다.


1. 나에게 일어나는 어려움을 구분하기 힘듭니다.

예시. 직장에서 모욕적인 말을 자주 듣는데도 이것이 얼마나 비합리하고 부도덕적인 일인지 모릅니다. 이런 일을 당했을 때 자신이 어떤 감정인지 표현을 하지 못해서 사건의 경중조차 모르는 것이죠.


2. 나의 생각을 전달하는 일에 어려움을 느낍니다.

예시. 위와 비슷하게 부당한 일을 당해도 이것이 얼마나 나에게 부당한지 표현을 못합니다. 수치스럽고 화나는 등의 감정을 표현해야 하는데, 이를 못하니 단편적인 생각 밖에 전달하지 못합니다.


3. 타인의 마음에 공감하기 힘듭니다.

예시. 마음에 공감하는 건 감성의 영역입니다. 상대방이 어떤 기분을 느꼈는지 이해할 수 없기 때문에 대화에 문제가 생깁니다.


4. 나의 감정에 둔감해집니다.

예시. 1,2,3번의 전제 조건이 됩니다. 자신의 감정에 둔감하기 때문에 일상 생활에서 내리는 판단에 문제를 겪습니다. 판단은 이성과 감성을 동시에 쓰기 때문입니다.


결론은, 자신이 느꼈던 힘든 감정을 제대로 해소하지 못해서 큰 화를 불렀다고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감정에 이름 붙이기


감정을 표현하려면 당연히 감정을 언어로 바꿀 수 있어야 합니다. 감정에 이름을 붙여 표현하는 것을 심리학 용어로 정서의 명명화(Mood Labeling)이라고 합니다.


한 연구에서 정서적 명명화가 낮은 대학생들은 낮은 자존감과 신경질적인 성향을 보였고, 자신의 기분만을 중요하게 여겼으며 기분에 압도당하기도 했습니다. 반면에 정서적 명명화가 높은 대학생들은 적극적으로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었습니다.


'감정 일기'를 통해 이를 연습할 수 있습니다. 감정 일기는 시중에 많은 양식이 있을 정도로 이젠 보편화되었습니다. 큰 틀은 다음과 같습니다.


- 사건: 힘든 감정을 유발한 사건을 적습니다.

예시. 직장 상사에게 "생긴 것도 별로면 일이라도 잘해"라는 말을 들었다.


- 생각: 사건이 생겼을 당시에 했던 생각 혹은 상상을 적습니다.

예시. 나는 진짜 일을 못하는 걸까? 저 사람은 왜 나한테만 못된 말을 하지?


- 감정: 생각과 함께 느꼈던 감정을 적습니다.

예시. 다른 직원들도 있었기에 수치스러웠다. 그리고 직상 상사에게 분노를 느꼈다. 나만 안 좋은 말을 듣는 것 같은 열등감도 느꼈다.


- 행동: 사건이 발생했을 때 자신이 했던 반응 혹은 대응을 적습니다.

예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계속 모니터를 응시했다.


- 결과: 사건의 최종 결말을 적습니다.

예시: 직장 상사는 그 말을 한 후 자리로 갔고, 나는 퇴사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계속 들면서 일에 집중하지 못했다.


감정 일기를 써보시면 감정이 후련해지는 경험을 하실 수 있습니다. 묵혀있었던 감정을 꺼내는 것이기 때문이죠.


힘든 순간이 있을 때마다 감정을 표현하는 것은 '예방'의 개념과 가깝습니다. 그러니 용기 내어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더 나아가 누군가에게 털어놓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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