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주 토요일과 일요일, 이틀 내내 남편이 전화를 받지 않았다. 처음에는 발신신호가 가다가 나중에는 전화기가 꺼져있다는 녹음멘트가 들렸고, 나중에는 또다시 발신음이 이어졌다.
나는 하루에도 수십 통씩의 전화를 하며 남편이 전화를 받지 않는, 또는 받지 못하는 이유를 추측했다.
첫째, 금요일 저녁 전화 통화로 나에게 화가 나서 일부러 전화를 받지 않는다.
- 그러기에는 통화 내용이 별 게 없었다. 나는 다른 때와 비슷한 정도로 남편을 타박하고 짜증을 냈을 뿐이다. 특별히 남편의 트리거를 당길 만한 말을 하지는 않았다.
둘째, 죽었는데 아직 아무도 남편을 발견하지 못했다.
- 남편은 토요일 오후에, 숙소 룸메이트가 집에 내려간 틈을 타 죽었다. 그러면 룸메이트가 숙소에 들어오는 일요일 저녁에는 연락이 왔을 텐데 그때도 여전히 연락이 없었다. 다른 곳에서 죽었나? 미리 준비해 두었던 번개탄을 마침내 활용한 것인가?
나는 저번주 주말 내내 두려움과 체념 사이를 끊임없이 방황했다. 남편이 죽었으면 어쩌지 두려워하다가, 어쩔 수 없지, 아이랑 둘이 살아가야지 체념하다가, 남편의 장례식에 나쁘고 무서운 사람들이 와서 난장판을 치면 어떡하지 또 두려워하다가, 장례식 전에 상속포기각서를 써 놓으면 괜찮지 않을까 안심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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