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결혼은 땡! 실패!입니다.

그 사람의 마음에는 내가 없었다.

by 빛나는 윤별경


어릴 때부터 결혼이 하고 싶었다.
"23살 되면 꼭 결혼할 거야"
생각하면서 지냈던 난 당돌한

꼬맹이였다.
23살이 제일 예뻐 보이는

나이 같기도 하고, 결혼에

대한 로망이 있었다.
내부를 어떻게 꾸밀 것이며,

남편과 아이에게 이렇게 해

생활해야지!
상상하면 재미있었다.


언니들과 나이차이가 났던

난 큰언니와 작은언니의 부재로

혼자의 시간이 많았던 내게는

책을 읽거나 미래에 대한

상상을 즐겨하였다.




그와의 첫 만남은 강렬했다.
그는 키도 컸고, 잘 생겼었다.
처음 보자마자 내가 그에게 빠져 버렸다.


회사에서 나는 정직원이었고,
그는 군제대 한지 며칠 지나지 않아
들어온 아르바이트생이었다.
내가 속해있는 부서는 물류관리팀이었기에
아르바이트생들과 일하는 시간이 많았다.

그와 같은 시간대에 근무하는 시간이

많아지게 되면서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고,

호감이 더 생기면서
우리는 연애를 하게 되었다.

뜨겁게 서로를 갈망하고 사랑했다.
모든 것을 그와 함께 했다.
모든 순간이 행복하고 달콤했다.
일 년이 지난 시간.

임신을 하였다는걸 알게 되었다.
그의 누나들은 냉소적이었고,
나의 부모님들이 결혼은 절대

안된다고 반대하셨다.


"아직 번듯한 직장인도 아니고,
그 얼굴로 너를 힘들게 할 일이
분명히 생길 거다."
허락을 받지 못하자,
그도 지쳤는지 나를 설득했다.

"지금 우리 아이 놔주고,

다음에 직장도 다니면서

정식결혼해서

번듯하게 아이 낳고
보란 듯이 잘 살자!"

난 끝까지 낳겠다고 버텼다.
이 아이가 너무나 보고 싶었고,
낳지 않으면 그와도 헤어질 것 같은
예감이 들었기 때문이다.

어느 날

그의 아버님이

꿈을 꾸셨는데
방 중간에 큰 뱀이 똬리 틀고

있어서 놀래서 깨시고는,

이건 분명 태몽꿈이 맞다고

확신하시고 분명히 우리 사이에

일이 있을 것이라고 그 사람에게
물으셨다고 했다.


그는 사실을 이야기를 하게 되었고,
소중한 생명을 함부로 하면 안 된다는
어른의 불같은 명령하에
나는 내가 꿈꾸던 23살이 아닌
27살에 그와 결혼을 하였다.

매번 지긋지긋하게 보던 우리 동네를

벗어나 농촌도 아닌,
결혼으로 도시에 사는 주부가 된 것이다.
환골탈태된 기분이었다.

집안일도, 시아버님과 같이 사는 것도,

아이를 낳아 키우는 것도

모든 게 서툴지만
그가 함께 있고 내가 꿈꾸던

결혼이었기에,

나는 분명히 잘할 거라는 믿음과
그의 사랑을 충분히 느꼈기에
너무나 행복하기만 한 시간들이었다.




아이가 돌 되기 전인 어느 날부터

그는 조금씩 변해가기 시작했다.
혼자 외출시간도 많아지고,

퇴근시간도 늦어졌으며
혼자 여행 갔다 오겠다고

훌쩍 나가서 들어오지 않았고,
돈 씀씀이도 커지고,

외박도 잦아졌다.

느낌이 이상하여 그의 옷을 뒤지게 되고,

그의 차를 뒤지게 되고,
그가 외박하는 날은 밤새도록
그를 기다리게 되었다.
매일 그 생활 반복이 되었다.
분명 다른 여자가 생겼다는 걸
짐작할 수 있었다.

끝이 보이지 않는 그와, 나와,

다른 여자의 숨바꼭질 같기만 했다.
그들은 나를 숨어보면서

비웃고 있는 것만 같았다.
오로지 나만의 사람이었는데,
그와 나의 보이지 않는

또 다른 벽이 생겨 답답했다.

그러다 그의 차 안에서 여자의

편지를 발견한 것이다.

"00(나의 아들 이름)이가 커가듯

내 배속의 아이도 커가는군요.
하지만 우리의 미래를 위해

아이는 지워야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