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 돈버는 가전
요즘 가전과 TV시장이 얼어붙고 있다.
그동안 코로나와 인해 얼어붙은 시장 수요를 양적완화를 통해 풀려고 시도했고,
집안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가전의 수요가 글로벌하게 폭발했었다.
이로 인해 인플레이션이 장기간 지속될 조짐이 보이고,
계속해서 물가와 금리는 올라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대부분이 현금을 보유하고자 하고,
급한 지출이 아니면 가급적 구매로 이어지는 경우가 드물어,
그동안 폭발했던 가전과 TV시장은 수요가 급격히 감소했다.
아마 4Q와 내년에도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어,
대기업들은 비상 체계에 돌입하여 운영 중에 있을 정도다.
LG전자의 경우도, 전장은 3Q에 선방하여 흑자 전환했지만,
이노텍의 영업이익을 제외하면, 사실상 역신장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이런 상황들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투자를 아낄 수 없는 상황이고,
다음 세대의 가전을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닫혀진 고객의 수요는 다시 열리기 어려워진다.
고객은 내가 필요할 때 구매하기도 하지만,
자신이 생각하지도 못했던 제품이 나왔을 때 기꺼이 그리고 과감히 투자를 하려고 한다.
예를 들어,
식물재배기나 스타일러 등은 그동안 생활의 패턴과 인식을 바꾸는 좋은 계기가 된 제품이다.
생각만 했던 식물 재배를 집안에서 손쉽게 할 수 있도록 하고,
앱으로 관리하면서 조금 신경을 쓰지 않아도 좋을 형태의 패턴을 만들어 냈다.
드라이를 매번 맡기던 겨울 옷을 먼지를 털거나 냄새를 제거하기만 해도,
좋은 향기가 나는 깨끗한 옷으로 입을 수 있는 스타일러는 생활 자체를 윤택하게 바꾸었다.
앞으로 이런 제품이 나오기 위해서는 Zero Base에서 고객들을 다시 탐구하고,
새로운 생활 방식을 이해하는 것은 물론 이고,
앞으로 다가올 기후 변화, 환경, 개인의 일과 투자 등을 고려한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많은 회사에서 DX, CX라는 조직들을 만들어 연구하고 있지만,
아마 기존에 해왔던 방식을 버리지 못하고 그대로 답습하면서 겉모양만 갖춰나가는 경우가 적지않다.
이제 새로운 접근을 위해 고객의 삶이 어떻게 변하는지,
그리고, 어떤 생각을 갖고 미래를 준비하는지를 보고 가전의 본질을 흐리지 않으면서,
고객에게 새로운 형태의 혜택을 줄 수 있는 양방향 가전이 되어야 할 것이다.
차세대 가전?
그렇다면, 차세대 가전이라고 명명할 수 있는 가전의 모습들은 어떤 모습들일까?
최근에 나온 무드업 냉장고와 UP가전 등이 사실상 차세대 가전을 표방하고 나온 가전이긴 하지만,
기존 가전에서 디자인, 편의성과 사용성을 높여 어필하는 것에 더 집중되어 있다고 보면 될 것 같다.
삼성은 스마트씽스를 생활에 다양하게 적용하는 씬들을 소개하면서, 생활의 변화를 예고했다.
이런 개념이 아닌 차세대 가전은,
아마도 완전히 새로운 개념의 가전을 얘기하는 것 같다.
단순히 서로 연결이 되어 가전끼리 정보를 주고 받고 앱을 통해 알려주는 이런 정도의 수준은,
이제 차세대 가전이라고 얘기할 수 없을 정도로 일반적이다.
사실 매번 강조하는 거지만,
디자인을 바꾼다고 고객이 열광하는 시대는 오래가지 않는 것 같다.
그렇다고 단순히 연결성을 좋게 해서 조금 편리해 졌다고 새로운 가전이 나타났다고 느끼지 않는다.
새롭게 패러다임을 반영한 제품이 아니라면,
당장이라도 그 많았던 브랜드에 대한 로열티는 하루 아침에 바뀌는 것이 지금이다.
앞으로는 점점 더 속도가 더 빨라지는 건 당연한 얘기겠고.
물론 정답이 있어서 이렇게 풀어내는 것은 아니지만,
시대가 원하는 것은 없고, 그 시대에 맞는 제품을 만들어내야 하는 사명이 있기 때문이고,
그래야 사람들은 스스로 지갑을 열 것이기 때문이다.
고객들이 가전을 통해 바라는 점은, 본연의 기능을 제대로 잘 수행해 주고,
내 생활에 도움이 되어 주었으면 하는 것이다.
그 도움이라는 것이,
경제적인 도움과 정신적인 도움, 육체적인 도움, 문화적인 도움 등이 대표적일 것 같다.
나의 복잡한 머릿 속을 좀 더 깔끔하게 정리해 주고,
힘든 노동을 대신해 줌으로 해서 그 시간에 더 가치있는 일을 하도록 도와준다.
그동안 케어하지 못했던 나를 케어할 수 있게 함으로써 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다.
가전에 새로운 능력을 부여해 다른 경험을 하게 해주는 것도 그 일환이다.
그게 휴식이든, 독서든, 다른 일이 되든 모든 것에 도움이 된다.
지금까지 말한 것들이 기본적인 가전의 본질이다.
그러나, 경제적인 도움은 그저 전기세를 아껴주는,
다시 말해 돈이 나가는 걸 조금 줄여주는 것에 지나지 않았다.
나는 경제적인 도움에 좀 더 포커스를 해보자는 주장을 앞세우곤 했다.
미관상으로도 아름다운 가전이지만, 나의 생활에 직접적인 도움이 되는 가전으로 하여금,
부의 파이프라인 중 하나의 축을 담당하게 한다면 어떨까?
가전을 쓸수록 데이터도 쌓이지만, 제조사 입장에서 사업을 위한 데이터일뿐 고객이 소유하는 데이터는 아니다. 이 데이터를 고객에게 돌려주는 일부터가 고객과 하나의 커뮤니티에 같이 있겠다는 의지이며,
이를 통해 고객과의 구체적인 행동을 추진해 나갈 수 있다.
고객은 내가 만든 데이터가 내 집에서만 나올 수 있는 나만이 만들 수 있는 데이터임을 인지하고,
당당히 데이터를 요구하고, 이 데이터를 필요로 하는 다른 고객들을 위해 데이터를 가공할 수 있도록 제조사에 도움을 요청한다.
가공된 데이터는 다른 사람들과 거래를 하면서 연구실에서 몇번의 실험을 통해 만들어진 데이터보다 실생활에서 다듬어진 데이터로 더 나은 삶을 향한 비상을 시작할 수 있다.
이 데이터는 쌓여진 기간과 환경을 고려하여 값이 책정될 것이고, 개인과 개인이 거래할 수 있도록 중간 검증 단계를 거치는 플랫폼만 제조사나 서비스 플랫폼 회사에서 담당해 주면 된다.
이렇게 된다면, 가전은 단순한 에너지 소비를 통해 고객에게 가치를 제공하는 제품이 아니라,
나의 인생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아낌없이 주는 나무가 됨직하다
그렇다면, 이런 가전을 꼭 소유해야 하는 것일까?
요즘과 같이 빨리 변화하는 세상에 집에 있는 냉장고만 보더라도 벌써 구닥다리같이 느껴지는 집이 있다.
분명 2년 전에 산 냉장고인데 벌써 시대에 한참 뒤쳐지는 느낌이다.
냉장고 본연의 기능에는 충실하지만, 20년전부터 써왔던 냉장고와는 전혀 다르지 않은 느낌이다.
최근에는 냉장고 도어에 LED 패널을 부착한 냉장고나 모든 가전과 연결되어 편리한 제품들이 즐비한데,
꼭 집에 있는 냉장고는 소리가 나고 냄새가 나는 듯한 느낌이 든다.
이제 가전도 세상에 맞춰 바뀌게 될 것이다.
렌탈 가전을 넘어 구독 가전이라는 컨셉으로 진화되고 있다.
이미 렌탈 시장에서는 2000만 계정에 육박하는 고객을 유치하였으나 성장세가 한풀 꺽인 채로 고전하고 있다. 가전시장과 마찬가지로 렌탈용 가전도 이미 포화상태에 수요까지 꺽였으니 말이다.
이런 시장을 돌파하기 위한 차세대 가전의 모습은 어떤 모습일까?
단순히 제품을 빌려쓰고 돈을 내는 형태의 렌탈은 일시불로 구매를 하는가 그렇지 않으면 수십개월을 나눠서 내는가의 차이와 일부 제품을 제외하고 그다지 크게 와닿지 않는 케어링 서비스를 포함하여 제공하고 있다.
COVID19를 겪으면서 직접 방문하여 케어링하는 서비스에는 고객들이 거부감을 많이 내비치고 있는 상황에서 이렇게 케어서비스와 할부 개념의 구매형태만으로는 고객을 사로잡기 힘들 것이다.
고객은 언제든지 내가 원하는 제품을 사용하고 싶고, 언제든지 새것처럼 쓰고 싶은 마음이 크다.
그렇다고 매번 살 수 없는 현실과 교체할 수 없는 시간적, 공간적 제약이 있다.
이에 맞는 서비스 제품이 진정한 구독 가전의 이름을 통해 제공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고객들은 가전을 잘 모르고, 제조사는 고객을 잘 모른다.
서로를 잘 알 수 있는 접점이 생긴다면, 고객에게 맞는 제품을 계속해서 제안하고 교체해 나갈 수 있다.
물론, 일시불로 구매하는 것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구매하고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가전을 제조사별로 만들어내고 있을 것이고,
가전에 부착하는 단순한 패널부터 연결성, 직접 케어할 수 있는 키트, 환경보호에 동참하여 얻는 탄소발자국까지, 그동안 손으로 했던 일을 자동으로 하게 해주는 등의 변화를 맛보게 해줄 것이다.
핵심은, 경제적인 도움을 주는 가전으로 탈바꿈한다면,
아마도 내년부터 시작되는 장기간의 침체(Long Term Recession)을 이겨내는
가전의 수요를 만들어내는 위대한 Foot Print가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