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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 엄마 Aug 07. 2024

서울에 아파트를 샀다.

나와 남편은 신혼생활을 서울에 있는 단칸방에서부터 시작했다. 

그때는 가진 게 많이 없었지만 앞으로 열심히 산다면

분명 서울에 집을 살 수 있을 거란 희망을 안고 살았던 것 같다. 

일단 열심히 돈을 버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한 달 단위로 돈을 어떻게 쓸 건지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신용카드는 만들지 않기로 했다. 

우리 둘 다 평소 씀씀이가 크지 않아서 꼬박꼬박 저축을 해도

마이너스가 나지 않았다. 

가진 것은 없었지만 그래도 목표가 있었기에 행복했다.

그렇게 1년 후 아기를 가지면서 방 3개가 있는 오래된 아파트 전세를 들어가게 되었다. 

아이를 낳으니 확실히 들어가야 하는 돈이 많아졌다. 

나는 출산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직장을 그만두고 오로지 육아에만 전념했다. 

남편이 외벌이를 하면서 확실히 수입은 적었지만 저축만이 살길이라고 

생각해 우린 생활비를 최대한 절약하면서 살았다. 

때론 너무 아껴 쓰려고만 하는 나 자신이 안쓰럽게도 느껴졌지만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서울에 아파트를 사고 싶다는 목표가 있었기에

마냥 힘들지만은 않았던 것 같다. 

어떻게 보면 미련해 보일 수 있지만 우리 투자로 돈을 더 벌기보다는

최대한 적게 쓰고 저축을 하는 방향을 선택했다

서울에 오랫동안 사는 동안  수많은 아파트를 보면서 

"이 수많은 아파트들 중에서 우리 집 하나가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씁쓸하기도 했다. 

하지만 우린 아직 젊었고 아이는 아직 어리고. 

분명 희망이 있을 거란 생각으로 악착같이 살았다. 


"젊어서 고생은 사서 한다"라는 말이 있듯이

고생을 해서라도 서울에 내 집마련은 꼭 하고 싶었다. 

그렇게 우린 꼬박꼬박 돈을 모아갔고 최대한 빚을 지지 않기 위해 

집 살 타이밍을 항상 보고 부동산 공부도 함께 해나갔다 

그러던 중 전세 만기가 끝날 시점 우리에게 서울에 아파트를 살 기회가 생겼다.

이 기회를 놓치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에 

우리 부부는 올해 아파트를 샀다. 


결혼 8년 만에 우리도 집이 생긴 것이다. 

그 집이 뭐라고 8년 동안 참 악착같이 살았을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이제 내 집 하나가 생긴 것만으로도 뭔가 심적으로 위안이 되었다.

물론 남보다 안 쓰고 남보다 먹고 싶은걸 못 먹고 남이 해외여행을 다닐 때

우린 떠나지 못했지만 그 누구보다 마음만은 편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지금부터 또 다른 시작이라는 것을 안다.

인생을 살면서 또 하나를 배운 건 돈을  쉽게 벌기란 참 어려운 일이라는 것이다. 

주식, 코인, 투자 등 남들이 다 하는 건 하지 않고 

우린 우리만의 방식으로 돈을 모았지만 분명 쉽지는 않은 과정이었다. 

편하고 쉽게 돈을 벌려고만 한다면 그만큼 잃기 쉽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힘들게 일해서 번 돈인 만큼 우리에겐 참 가치가 큰 집이다. 


쉽고 빠르게 가는 길보다 꾸준히 성실히 나의 길을 가는 것도 또 다른 방법이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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