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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영태 Sep 16. 2023

캄보디아 식도락 여행 6

호텔 이야기

마음의 안식이 필요할 때 언제든 찾아가도 반갑게 맞아주는 친구가 더군다나 여행하기 좋은 먼 곳에 살고 있다면 이 보다 더 좋은 수 있을까요?


와이프에겐 나이를 떠나서 힘들께 서로 위로가 되어주는 따뜻한 지인분들이 프놈펜에 계십니다. 물론 저도 있을겁니다..


본인들의 불편함을 감수하고 잠자리를 내어주고, 맛있은 음식을 사주시고, 무엇보다 금보다 귀한 시간까지 우리에게 아낌없이 내어주시는 지인분들 덕분에 너무나 풍성한 프놈펜 여행이 되었습니다.


지인분께서 필요한 만큼 머물러도 된다고 방을 내어 주셨지만, 아무래도 여행의 느낌을 살리려면 호텔에서

머무는 것도 필요할 듯하여 일단 3박은 신세를 지고, 나머지 2박은 따로 호텔에 묵기로 했습니다.


그 2박을 진짜 관광객이 되어 여행답게 보내기 위해 여러 조건을 걸고 많은 호텔을 뒤적이다, 마침내 찾아낸 BAITONG RESORT호텔.

시내 중심에 위치하고 있어 구경하러 다니기도 좋고, 호텔에 수영장이 2개나 있는데다 거기에  자쿠지도

하나 더 있어서 아이들 놀기에도 좋고, 내부에 인테리어가 독특해서 사진찍기에도 좋고, 조식도 잘 나오고 우리가 고려한 조건에 가장 부합하는 호텔이었기에 많은 고민없이 예약을 하였습니다.


거기에 다행하게도 호텔 사장님이 제가 아시는 분이셨습니다.


프놈펜은 넓은 도시가 아니라 오래 살고 있는 교민들은 어디서든 한번은 마주치게 되고, 좋은 싫든 관계를 맺게 됩니다. 저도 10년을 넘게 살았으니 이렇게 저렇게 아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혹시 프놈펜에 여행 가시게 되서 교민분을 만나게 되면 제이름을 말해 보세요. 큰 도움은 안될겁니다..그냥 제가 얼마나 유명하나 궁금해서요..


아고다로 호텔을 예약 하고, 사장님께 슬쩍 안부인사를 여쭈어 봅니다. 사장님은 절 모르고 싶으셨겠지만, 어쩌겠습니까 이미 아는걸요..

역시 아는것이 힘입니다. 호텔에 체크인을 하고보니 예상하지도 않았는데 저희 4가족이 편안하게 묵을 수 있도록 간이침대도 넣어주고, 이쁜 선물도 침대위에 올려주셨습니다. 이런걸 절대로!!!! 기대한건 아니였는데 너무 감사드립니다.

인 찬스는 절대 티가 안나게 서로 불편하지 않은 수준에서 써야 다음에도 계속 좋은 인연을 이어갈 수 있다는게 제 지론입니다. 이번에는 성공입니다.


호텔에 체크인을 하고 방으로 들어가니 생각보다 넓은 방을 보고 시골 촌놈들의 1차 감탄사가 터집니다.

  

화장실에 먼저 들어간 둘째딸의 2차 감탄사가 터집니다. 여기 화장실 진짜 좋다!!


잘 먹고 잘 싸는 것만큼 중요한게 없다지만, 화장실이 좋아봐야 화장실이지..했는데 막상 들어가 보니 넓고

깨끗한 화장실에 저도 같이 외칩니다. 우와 진짜 좋다~~


수영장은 4층, 2층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4층은 1.5미터 깊이로 특이한 점이 바닥이 통창으로 되어 있어서

1층을 바로 내려다 볼 수 있습니다. 반대로 1층에서도 제 출렁이는 뱃살을 볼수 있다는 뜻이기에 최대한 숨을 참고 지나갔었지만, 역시 내 생각만큼 다른 사람들은 나에게 관심이 없다는 걸 다시 한번 깨닫고 물살과 같이 뱃살을 출렁이며 신나게 수영합니다.


3층에는 자쿠지가 있습니다. 2층에 있는 FOREST 수영장으로 자쿠지의 물이 폭포처럼 떨어집니다.

3층에서 2층으로 뛰고 싶은 마음을 어떻게 억눌렸는지 지금 생각해도 스스로 대견합니다.

역시 남자가 빨리 죽는 대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BAITONG HOTEL은 조식이 굉장히 풍성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일단 캄보디아식 쌀국수와 똠양꿈 쌀국수를 먹을 수 있고, 필요하면 여러가지 음식들을 무료로 주문할 수 있는 추가 메뉴판도 있습니다.


저희는 갈망해왔던 "에그 베네딕트"와  "스메쉬드 아보카도", "와플"들을 주문해 먹었습니다. 아침에는 아무래도 위가 부담스러울 수 있습니다. 부시시한 제얼굴을 보는 직원분들도 많이 부담스럽겠지요..직원분들 복지를 위해 여러가지 음식을 잔뜩 담아서 오래동안 먹기보다는 맛있는 몇가지 음식에 집중해서 빨리 먹고 가는것을 택햇습니다.


특히 "스메쉬드 아보카도"는 바게트 빵에 으깬 아보카도를 바르고 그 위에 반숙 계란과 연어를 올려먹는 음식인데 맛도 있고 아침에 먹기에도 부담이 없어 좋았습니다. 에그 베네딕트는 연어나 베이컨 중에 하나를 고를 수 있지만 여행자에게 고민은 사치!! 저희는 둘 다 먹었습니다. 계란을 반으로 자를때 흘러내리는 노른자가 포인트 입니다.  


추가 주문이 가능한 에그베네딕드( 연어와 베이컨 택 1)/ 아보카도 스메쉬드

먹을때마다 진지하게 최선을 다하는 둘째 딸
자연속 수영장과 자쿠지


호텔에서 2박을 머물면서 하루도 안빠지고 조식먹고 수영하고 나가서 놀다가 저녁에 과일과 맥주 사서 먹고

너무나 즐거운 관광객 모드로 시간을 보낼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여행을 다니면 왠지 아이들과 굉장히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고 놀아줄수 있어서 기분이 좋습니다.

집에서도 잠깐만 놀아도 기력이 빠져 빌빌거리는 아빠인데, 여행와서는 하루 종일 같이 놀아도 에너지가

그대로 입니다. 아무래도 집 어딘가에 수맥처럼 아빠의 기력을 빼앗아 가는 무언가가 있는거 같다고, 소파에 누워 티비를 보면서 생각해봅니다. 아... 소파와 티비를 치워야 겠네요..



호텔에서 점심을 먹는 중에 호텔 사장님께서 친히 오셔서 불편함이 없는지도 물어봐주시고, 프놈펜의 상황에 대해 잠깐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이번에 프놈펜에서 만난 많은 지인분들이 힘든 코로나 생활을 잘 이겨내시고, 이제는 감히 성공이라는 단어를 붙일수 있을 만큼 잘 살고 계신 모습을 보니 너무나 좋습니다. 사촌이 땅을 사도 배가 아프다는데, 여기 살때 장염에 많이 걸려서 인지, 잘 단련된 위장덕분인지 배도 안아픕니다. 이제는 오히려 경제적이든 가정적이든 잘 살고 계시는 분들을 보면 오히려 행복을 느낍니다. 언제고 다시 돌아왔을때 저를 포용해 줄 분들이 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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