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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 사무장 Nov 09. 2021

어느새 사라져 버린 단어, 유쾌함

쥐도 새도 모르게

*사진 출처 - SBS



최근 즐겨봤던 드라마가 있다. 거의 20%에 가까운 시청률을 달성한 <원더우먼>이라는 드라마다. 평소 드라마를 잘 안 보는 편인데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이상윤 배우와 이하늬 배우가 등장한다고 하니 우연히 재방송으로 봤다가 푹 빠져서 16화를 완청(?)하게 되었다.



원더우먼의 전개 방식은 유쾌함 그 자체다. 심각한 상황도 심각하지 않게, 죽을 것 같아도 죽지 않게, 주인공의 일이 뜻대로 풀리지 않아도 유쾌하게 흘러간다. 그렇게 첫 화부터 시작된 유쾌함이 마지막화에는 사이다를 터뜨리며 상쾌함과 통쾌함까지 더해준다.



은은한 미소가 피어오르며 흐뭇하게 본 드라마는 참 오랜만인 듯하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현실이 아닌 허구 상황에 유쾌함을 느낀다는 것이 슬프게 다가오는 부분도 있다. 내 인생이 언제부터 이렇게 노잼으로 변해버렸던가.





우리는 일을 통해 사람을 만나고 사람을 통해 일을 만난다. 일상에 대부분을 차지하는 일과 사람의 만남. 그 속에서 즐거움을 찾아야 인생이 유쾌할 수 있는데, 생각보다 많은 이들이 그렇지 못한 것 같다. 지겹도록 반복되는 일상에서 즐거움을 찾기란 메마른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찾는 것만큼이나 어렵다.



언제부턴가 우리네 인생에 유쾌함이라는 단어가 사치가 되어버렸다는 생각에 씁쓸함이 밀려온다. 그래서 사람들은 인생을 살맛 나게 해주는 무언가를 찾기 위해 계속해서 파랑새를 찾아다니고 있는 게 아닐까. 그 파랑새란 각자 의미는 달라도 기쁨과 희열을 느끼게 해주는 이상적인 어떤 것일 것이다.



당신은 어떤가? 지금 하는 일에서, 사람과의 만남에서 유쾌함을 느껴본 적이 언제였었나? 혹시나 돈이 들어오는 월급날이 유일하게 유쾌하다고 한다면, 더 이상 할 말이 없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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