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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 사무장 Nov 10. 2021

스우파 허니제이 그리고 리더십

진짜 어른을 보았다

*사진 출처 - Mnet


요즘 티비나 유튜브를 틀면 스우파에 대한 얘기가 빠짐없이 등장한다. 다들 스우파, 스우파라고 하기에 처음엔 우파나 좌파에 관한 정치적 용어인 줄 알았다. 하지만 스우파는 엠넷에서 제작한 대한민국 최고의 여성 댄서 서바이벌 프로그램 스트릿 우먼 파이터의 줄임말이었다.



직접 검색해서 핫클립 영상들을 보니 사람들이 열광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었다. 그곳에 등장하는 댄서들은 진짜, 너무 멋있었다. 나는 춤에 대해선 전혀 알지 못하는 1인이지만, 스우파 댄서들의 춤을 보고 그 매력에 빠져들게 되었다.



춤도 멋있었지만 무엇보다도 그들의 말과 행동에서 드러나는 춤에 대한 열정, 서로에 대한 신뢰, 상대방의 실력에 대한 인정과 존중, 팀원을 이끄는 리더십 등이 돋보였다. 어찌 보면 단순한 댄서 오디션이 아닌, 인생을 배우게 되는 프로그램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모니카, 아이키, 립제이, 효진초이, 가비, 노제, 리정, 리헤이, 제트썬 등 엄청난 매력과 포스를 풍기는 댄서들 중 가장 눈에 띄는 댄서가 한 명 있었으니 바로 스트릿 우먼 파이터의 우승자 허니제이였다. 허니제이의 본명은 정하늬, 1987년생이며 댄스 경력 22년 차의 프로 댄서다. 스우파의 최고 명장면으로 꼽히는 "잘 봐, 언니들 싸움이다."의 장본인이기도 하다.



본디 경쟁 프로그램은 상대방을 짓밟고 올라서야 살아남는 시스템이다. 그래야만 다음 라운드에 올라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허니제이는 스스로 경쟁이라 생각하기보다 댄서로서 춤을 진정으로 즐기는 모습과 상대 댄서들을 격려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팀vs팀 대결을 할 때 상대 크루의 팀원이 실수를 하고 춤을 잊어버려 무대에서 내려오려 하자 경쟁자임에도 불구하고 허니제이는 계속해서 춤을 추라고 독려했다.(그때 상대 크루의 팀원은 아이키였다)



또, 대중들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하는 중요한 결선인 문자투표 대결에도, 자신의 팀 홀리 뱅이 가장 잘할 수 있는 그리고 오직 홀리 뱅만이 할 수 있는 멋진 춤에 소신을 담아 멋진 무대를 보여주었다. 무엇보다 가장 멋있었던 건, 22년 차 경력의 프로 댄서임에도 경연 결과가 좋지 않거나 심사위원의 지적과 팀원의 하소연을 들으면 자신의 부족함과 실수를 온전히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자세였다.



보통 한 분야에서 정점을 찍은 사람은 그 분야에서만큼 자신의 주장을 굽히기가 어렵다. 하지만 그런 권위나 짬바(?)에 상관없이 결과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반성할 줄 아는 리더가 과연 몇이나 될까. 허니제이가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이유는 엄청난 실력에 걸맞은 리더십과 인성을 겸비했기 때문이 아닐까?



그런 허니제이의 모습을 보며 나를 되돌아보게 된다. 나도 저런 사람을 닮고 싶고, 그런 리더십을 가진 참된 어른이고 싶다. 내가 추구하는, 스스로도 인정할 수 있는 멋진 사람이 되기까지 갈 길이 아직까지 한참 멀게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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